교통사고 환자 살릴 ‘자동차의학+외상치료’, 그 내용은?

2024-11-13 06:00:13

대한외상학회 조항주 이사장

2024년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 정기학술대회(2024 68th Annual AAAM Scientific Conference)가 11월 11~14일 4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 정기학술대회는 포괄적인 다학제 프로그램으로 조직됐으며, 자동차의학 및 외상 치료의 미래를 형성할 아이디어와 연구 결과 및 혁신적인 전략을 교환한다.

특히, 이번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 정기학술대회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최되는 국제학술대회이자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AAAM), 한국자동차안전학회(KASA) 및 대한외상학회(KST)가 합동해서 개최하는 첫 국제학술대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에서는 대한외상학회 조항주 이사장(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외상외과 교수)을 만나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 정기학술대회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어떤 주제를 바탕으로 어떤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지와 학술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어려움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이번에 개최되는 2024년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 제68차 연례 학술대회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이번 2024년 제68차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Automotive Medicine) 연례 학술대회는 자동차 의학 및 외상 치료의 질을 개선해 예방 가능한 사망률을 줄이고 외상 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마련된 국제행사입니다.

특히, 자동차 의학 및 외상 치료에 대한 통찰력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AAAM), 한국자동차안전학회(KASA) 및 대한외상학회(KST)가 합동 컨퍼런스 형태로 국제학술대회를 기획·마련했습니다.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AAAM)과 한국자동차안전학회(KASA)는 자동차 안전에 관한 학회로, 주로 어떻게 하면 자동차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지, 사고가 나더라도 탑승자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지와 같은 손상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구성원이 공학 전문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를 안전하게 만들고 사고 예방 및 탑승자의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의학을 하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교통사고 환자가 발생하면 교통사고가 어떻게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환자에게 어떤 방향·방식으로 충격이 전해져 환자가 어떤 손상을 입었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와 기전 등을 알 수 있다면 보다 더 빠르게 환자의 손상 정도와 손상 위치 등을 예측해 처치·치료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교통사고 발생 시 병원 도착 전 단계에서 환자의 응급처치를 담당하는 응급구조사와 119구급대원, 응급실에서 일하는 간호사 등의 의료인 등에게도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되기에 이번 학술대회가 국내의 다양한 의료진에게 충분히 만족스러운 학술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Q.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어떤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나요?

A. 저희 대한외상학회 차원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에 대해 말씀을 드리면 AIS(Abbreviated Injury Scale) 코딩, 한국외상데이터베이스(KTDB) 및 외상체계의 구축·개선 방향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했습니다. 

또한, 응급구조사와 119구급대원을 위한 EMT 세션을 비롯해 ▲중증 외상성 뇌 손상 환자의 외상 점수 시스템 ▲국내 운수사고 및 손상환자 특성·양상 변화 ▲한국 소아청소년 교통사고 특성 ▲소아·청소년 중독 예방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부상 중증도 추정 정확도 대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합동 연례학술대회와 가장 관련이 밀접한 ▲자동차 변형으로 인한 탑승자의 부상 정도 ▲중증 외상환자의 생존율에 대한 병원 전 치료 및 현장 시간의 영향 ▲지역 외상센터 교통사고 사례의 환자 현황과 해당 환자의 특성 ▲교통사고 환자를 위한 간호 중재 등의 프로그램들도 진행됩니다.


Q. 이번 국제학술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라는 점에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A. 먼저 이번 2024년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 학술대회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AAAM)의 68번째 학술대회입니다.

동시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첫 학술대회이자 저희 대한외상학회(KST) 및 한국자동차안전학회(KASA)와 함께 합동으로 진행하는 첫 학술대회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전의 학술대회에서는 이렇게 우리 대한외상학회와 함께 진행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 국제학술대회는 매년 개최되는 학술대회이지만, 4년은 미국 내에서 개최되고, 그 이후 1년은 외국에서 개최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이번 학술대회 말고는 현재의 의사 세대가 국내에서 편하게 학술대회를 관람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점에서 커다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감회가 남다릅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번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AAAM) 학술대회는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지는 시점에서 진행되는 것 같아 기쁩니다.

사실 옛날에는 우리나라에서 국제적인 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해도 초청 연자 외에는 잘 오려고 하지 않았다면 요즘에는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에 대해 잘 앎은 물론, 비용을 내더라도 우리나라에 오려고 할 정도로 인기가 좋아 시기적절하게 학술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안심됩니다.


Q.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마련된 프로그램 중 가장 중요하거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신 프로그램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이 있나요?

A. AIS(Abbreviated Injury Scale) 코딩 및 외상손상측정(Trauma Scoring)에 관한 것을 꼽고 싶습니다.

‘AIS’는 우리말로 하면 ‘간이손상척도’로 부르는데, 교통사고를 비롯해 모든 유형의 손상환자의 중증도 등을 평가·치료할 때, 전세계적으로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AAAM)에서 마련한 AIS를 사용하게 됩니다.

환자가 다쳤을 때 얼마나 많이 다쳤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AAAM)의 AIS를 통해서만 나오고 있어 의사들이 외상환자가 얼마나 많이 다쳤는지를 평가할 때에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당 기준에 적용되는 외상환자는 교통사고 환자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외상과 관련된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되며,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AAAM)에서 발행하는 AIS 관련 라이센스가 있어야만 외상환자들의 손상 여부와 정도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AIS를 이용해 손상 정도를 판단하다 보면 여러 어려운 점이 있는데, 그러한 것을 같이 논의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으며, 이를 바탕으로 하여 여러 손상 측정을 하는 방법 등을 논의하게 됩니다.


Q.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준비·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나 걱정했던 부분은 없으셨나요?

A. 학술대회 준비 관련해서는 시차 문제로 조금 힘들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컨퍼런스 또는 회의를 진행할 때, 미국은 오전 11시라면 우리나라는 밤 11시에 해당해 응급환자가 많이 찾아오는 시간대에 해당하다 보니 회의 등을 진행하기 어려웠고, 국내에 계신 선생님들과의 회의를 진행하는 것도 지역별로 떨어져 계시고 무엇보다도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면 환자를 돌보는 것도 바빠 회의 일정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최근 벌어진 의·정 갈등으로 인해 전공의들이 사직하면서 예전처럼 전공의들에게 일을 맡기고 학술대회나 학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게 돼 평소보다 더 학술대회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이번 학술대회가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AAAM), 한국자동차안전학회(KASA), 대한외상학회(KST)의 프로그램들이 섞인 형태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각 학회·협회별로 방이 따로 마련된 채로 학술대회가 진행된 것에 대해 걱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각 학회·협회별로 프로그램이 분리된 채로 진행하면 평소에 관심이 있던 주제이거나 본인과 관계된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학회·협회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이 제약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일반인과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기술자 및 의료인의 구분 없이 자동차 안전 및 의학의 발전을 위해 서로의 프로그램을 공유·소개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일부러 합동 연례학술대회로 마련한 목적과 노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과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도 어려움이 많더라도 당직 근무시간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최대한 회의에 참여하는 등 만족스러운 미국자동차의학진흥협회 국제학술대회 개최를 위해 노력했으며, 많은 일반인과 의료인들에게 흥미가 많은 프로그램이 최대한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한 만큼, 이번 학술대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


Q. 2025년도에 열릴 학술대회는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요?

A. 저희 대한외상학회가 내년에 창립 4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를 기념해 대한외상학회 40년사를 내년 2025년에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인 ‘제13회 Pan-Pacific Trauma Congress(PPTC)’의 주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PPTC는 ‘Pan pacific’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 외국의 연자들과 함께하는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어서 미국과 호주,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많은 연자들을 비롯해 의사 등 외상과 관련된 사람들이 쉽게 참석·관람하실 수 있도록 내년에 열릴 학술대회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하려 합니다.

프로그램은 아직 구상 중이기는 하지만, 최대한 많은 회원분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김민준 기자 kmj6339@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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