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의 의료인력 수급 추계는 ‘우리는 어떤 의료를 원하는가?’ 질문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인력 수급 추계 위원회’를 신설한다고 9월 30일 발표한 가운데 서울의대ㆍ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의료인력 추계 기구의 방향성에 대해 10월 2일 제언했다.
먼저 비대위는 지난 2월부터 의료인력 수급에 대한 과학적 추계 필요성을 지적해 왔으며, 의대 정원은 이러한 추계를 바탕으로 결정하는 것이 마땅하므로 추계 결과가 나온 이후 증원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고 주장해왔다.
의료인력 추계는 정부가 할 일이고, 그간 추계 과정의 부재는 정부가 책임을 방기했다는 의미로, 비대위는 “이번 결정이 7개월이 지나 의료 현장이 무너져가는 지금에서야 이루어진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인력 추계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하고, 추계를 바탕으로 한 결정은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는 “정부 안에 따르면 추계센터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산하이고, 최종 의사결정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이루어지는데, 추계와 최종 결정 모두가 정부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구조가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의문을 표했다.
특히, 보정심은 2000명 의대 증원 논의와 결정이 이루어진 바로 그 위원회이며, 우리는 그 과정이 얼마나 졸속으로 이루어졌는지 알고 있으며, 그 기관의 결정이 이 모든 혼란을 만들었다면서 같은 기관이 향후 동일한 실책을 반복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투명한 의료인력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겠냐고 우려를 전했다.
또한, 비대위는 의료인력 수급 추계는 미래의 의료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국민 의료비가 OECD 평균을 넘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필수의료가 붕괴되는 현 의료시스템은 더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강조하면서 문제투성이인 현재의 의료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의료인력 추계는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과 같고, 전제가 잘못된 연구가 올바른 결론을 낼 수는 없음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