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통합적인 관리 필요”

2024-09-28 05:50:01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정책토론회 성료


이상지질혈증 검사의 중요성과 검진 주기의 경제성 평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공유됐다. 조기 검진이 국민 건강을 향상시키는 데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검진 주기와 관리 방안에 대한 재평가 필요성이 강조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국가검진 콜레스테롤 검사 주기와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첫 순서로 울산의대 예방의학과 조민우 교수가 나와 이상지질혈증 조기 검진 시 경제성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조기 검진이 국민 건강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조민우 교수는 1차, 2차 예방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며,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 질환의 조기 발견은 질병 자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 이상지질혈증 검사를 시행해왔으나, 최근에는 4년에 한 번으로 변경된 바 있다.

조 교수에 따르면 건강검진 항목을 결정할 때는 질병의 심각성과 조기 발견 가능성, 정확한 선별 방법 및 주기, 수용성, 검진으로 인한 이익이 손해보다 큰지, 그리고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해 결정한다. 특히 검진 주기를 정할 때에는 경제성 평가를 통해서 결정한다. 

조 교수는 “경제성 평가는 새로운 검진 방법이나 검진주기 변경 시 소모되는 자원과 건강결과를 비교해 경제적인 방법을 찾는 방법”이라며 “대표적인 방법이 비용-효용분석이다. 이는 건강수명 1년 연장 시 드는 비용을 기준으로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2013년 서울대에서 진행된 한 연구를 예로 들며, “이 연구에서 이상지질혈증 검진 주기를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하다고 평가됐지만 이 당시에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으며, 외국 사례를 기반으로 한 연구라는 한계점이 있었다”고 한계를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경제성 평가를 통해 이상지질혈증에 따른 관상동맥 질환 발생과 같은 장기적인 건강 효과를 예측하기도 하는데, 관상동맥질환 외에도 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하며 모형의 타당도 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최근 비만병 유병률 증가 등 역학적변화로 검진주기 및 효용성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검진 후 치료 연계율이 높아져 검진의 효용성이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기존 분석 방법 및 모형을 재검토하고, 변화된 환경 요인을 반영한 새로운 연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는 서울행복내과 이창현 원장이 나서 개원가의 입장에서 느낀 ‘국가건강검진 이상지질혈증 검사 사후관리 방안’에 대해 말했다.

현재 국내 이상지질혈증 검사는 총콜레스테롤, HDL, 중성지방 수치를 측정 후 중성지방이 400mg/dL 이상일 경우 LDL 콜레스테롤을 실측하는 2단계 검진 방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창현 원장은 “개원가에서는 LDL을 따로 측정하거나 중성지방과 LDL을 함께 측정하는 방식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뇌혈관질환 위험도 분석에 여전히 총콜레스테롤과 HDL 수치만 사용되기 때문에 2단계 검진 방식이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상지질혈증 검진 연령이 남성은 24세, 여성은 40세로 구분되고 있다. 과거에는 여성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이 낮았지만, 현재는 여성의 유병률도 남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한만큼 이러한 기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세 번째로는 검진주기 및 결과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상지질혈증 검진 주기가 4년으로 정해져 있어, 그 사이에 발생하는 환자 관리가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검진 결과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와도 환자가 실제로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일 수 있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검진 주기를 2년으로 단축해달라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이 원장은 실무적인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면서, “LDL-C 측정 과정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400mg/dL 이상일 경우 실측을 해야 하지만, 실측 대신 계산치를 입력하면 행정처분 위험이 있다.”고 했다. 

실제 이에 따른 처벌 사례도 있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탁 기관에서 LDL 자동 검사를 도입하는 등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이 원장은 덧붙였다.

또 “고혈압, 당뇨병, 폐결핵 등과 달리, 이상지질혈증은 확진검사가 없다. 검진결과 이상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해야 하지만, 별도의 확진 검사 없이 바로 치료로 넘어가게 된다. 이는 만성 질환으로서의 관리가 부족하게 이뤄지는 원인이 된다. “고 전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이상지질혈증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약물 치료만으로도 85% 이상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다. 이에 따라 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발견된 경우, 추가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결과지에 포함시켜야 하며, 만성 질환으로서의 인식 및 관리 필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남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환 교수는 혈압, 혈당, 지질 등을 함께 관리하는 통합 관리 정책 전환에 대해 밝히며,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의 질환은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닌,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질환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각기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순히 한 가지 질환에 집중하는 대신 세 가지를 동시에 조절함으로써 심혈관질환(CVD) 관련 사망률 및 이환율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구멍이 3개 난 항아리로 비유하며, 세 가지 질환 중 두 개만 조절하면 결국 새는 것처럼, 한 가지 질환을 방치하면 결국 전체적인 위험을 줄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만큼 이 세 가지 질환을 모두 잘 관리하는 것이 CVD 관련 사망률 및 합병증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교수는 진료 지침의 일관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을 관리하기 위한 국내외 다양한 진료지침들은 사실상 거의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미 에비던스에 따르면 종합적 관리를 통해 사망률과 합병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고 했다.  

특히 국민건강영양조사 및 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약 87%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으며, 고혈압 환자도 약 70%가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환자들은 이상지질혈증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현재 고혈압 환자 중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치료하는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하다. 

김 교수는 “현재는 약 40%의 고혈압 환자가 두 질환을 동시에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치료하는 환자는 20%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더 많은 통합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실제 치료율과 조절률은 여전히 미흡하다”면서 “특히, 당뇨병 환자들의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조절률은 각각 55%와 53%에 불과하다. 이는 더 나은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준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국가 건강검진 결과가 지나치게 단순하게 제시돼, 환자들이 의사와의 상담에서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면서 “지질 검사나 모니터링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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