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명 의대정원 증원 정책의 진실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청에 관한 청원’이 지난 7월 24일 오후 6시에 공개된 지 만 4일 만에 5만명을 돌파했다.
이번 청원이 소관 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47%의 국민들이 이번 의료 공백 사태가 정부 책임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2월 설문조사에서 34%가 정부 책임이라고 답한 것에 비해 13% 증가한 수치다.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국민 또한 작년 말 89%에서 지난 6월 62%까지 감소해, 국민들이 이 사태의 원인이 정부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결정과 강압적인 정책 시행에 있음을 이해하기 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
협의도 없었고, 근거도 없었고, 준비도 없었던, 무모한 2000명 증원 정책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가 시작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불편과 근심은 길어지고 있으며, 지난 3월부터 의사들이 그토록 우려했던 파국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의과대학생들은 2학기에도 학교로 돌아올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올해 9월부터 시행되는 의사국가고시에 고작 364명(11.4%)만 응시했다.
의과대학의 방대한 교육량과 빡빡한 학사행정을 생각하면, 대량 유급과 휴학은 이미 되돌릴 수 없으며, 내년도 신입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전공의들은 아직 복귀하지 않았으며, 9월 모집에도 거의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지방 수련병원뿐만 아니라 서울지역 수련병원들도 도산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불통과 강압적인 정책으로 일관하며 사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국회가 나서야 한다.
무책임한 정부 정책으로 야기된 이번 사태의 국정 혼란과 국력 낭비를 국회가 나서서 멈추어야 한다.
국정조사를 통해 ▲2000명 증원의 과학적 근거 ▲결정 및 배정 과정 ▲전공의에 대한 사법 명령 ▲학생들에 대한 휴학 금지 방침 등 정부의 관련 행정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이 사태의 근원적인 원인을 제공한 의료정책 결정의 거버넌스 문제까지 철저히 조사함으로써, 사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들의 고통과 근심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풍전등화에 내몰린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과 의학교육의 현실을 정부는 직시하고, 이제라도 전향적인 자세로 사태 해결에 임해야 한다.
온갖 종류의 꼼수, 강압과 겁박으로는 더 이상 사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정부는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회생불능의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증원을 취소하고, 형식적인 대화가 아닌 진정성 있는 의정 대화에 임하기를 촉구한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