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수련교육의 주체가 없다?…“‘인턴 지도전문의’ 제도화 등 필요” ①

2024-07-29 06:00:07

박용범 이사, 인턴 교육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 어려운 구조 지적

지금까지 인턴 수련이 교수들의 과도한 업무와 수련병원의 낮은 관심 및 표준화되지 못한 프로그램 등 여러 문제들이 겹쳐 제대로 된 수련이 이뤄질 수 없었던 바, 이에 대한 제도와 프로그램의 구조적 개선과 교수와 인턴이 수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 의사 대토론회’가 7월 26일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수련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먼저 대한의학회 박용범 수련교육이사는 인턴제도의 구조적 문제와 인턴제도에 대한 병원들의 인식·운영방식에 대해 비판했다.

박 이사는 “현행 인턴제도는 피수련자인 인턴의 개별적 교육 수요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수련병원의 필요에 따라 여러 진료과를 순환하게 하고 있고, 많은 수를 자병원 형태로 선발해 순환근무 불균형 등의 문제가 내포돼 있다”라고 밝혔다.
 
심지어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가 다 있는 인턴 레지던트 수련병원은 전체 인턴 수련병원 중 68%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인턴 정원이 5명 이하가 44% 달할 뿐만 아니라 인턴을 수련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수련병원도 존재함은 물론, 교육 주체인 병원 수련교육 부서가 인턴 교육에 대한 관심이 애초에 낮고, 설사 인턴 교육에 집중하려고 해도 각 개별 진료과에서 인턴 교육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이사는 “인턴 수련 프로그램의 수립과 실행을 관리·인증하는 기관이 없고, 그 책임을 수련병원에게 돌림으로써, 각 병원의 각 진료과들이 제각기 다른 수련프로그램을 운영토록 만들어 원래의 인턴 수련과정의 목표와 괴리가 커졌으며, 각 수련병원의 각 진료과별로 인턴 수련기간 동안 달성해야 할 목표를 제시하지 못해 수련과 진로 탐색 모두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라 전했다.

더불어 수련병원의 교수들은 SCI급 국제학술지에 게재할 수 있을 정도의 연구와 재임용 준비 및 진료도 매일 봐야함은 물론, 진료 수입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학회를 비롯한 사회적인 업무와 개인 업무 등을 해결해야 해 사실상 인턴 교육은 제일 밑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전공의 교육에 비해 인턴 수련교육에 집중할 여력이 없는 상황임을 토로했다.

설상가상으로 수련병원들이 신경을 써줄 수 없는 현재 임상 현장에서 인턴이 주 80시간 이상 초과 근무하기도 하며, 수련 초기에는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술기를 환자에게 시행하는 경우가 있어 환자 안전 및 교육생의 안전한 수련환경 측면에서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현재 수련환경 평가는 수련병원 시스템과 인턴 만족도 등 형식적인 내용과 증빙자료는 있으나, 역량 성취에 초점을 둔 현장 바탕 평가는 부재한 점을 꼬집었다. 


따라서 박 이사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턴 수련 표준교육안을 만들어 교육을 체계화시키고, 인턴 전담 지도전문의 지정 및 실제 수련·평가가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턴 수련교육의 주체가 있어야 하며, 인턴 역량의 내실 있는 수련교육의 개선을 위해 현실적인 문제점을 고려해 적절한 교육 및 평가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박 이사는 실제 인턴 역량 수련교육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인턴 지도전문의’ 제도화와 주요 과별 인턴 수련 지도전문의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며, 인턴 수련프로그램의 목표를 비롯해 인턴들이 핵심 역량 습득 여부에 대해서도 지속적·체계적인 관리와 평가가 뒤따를 수 있도록 이를 책임지는 지도전문의의 수고와 시간을 위한 보상체계와 재원 및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밖에도 ‘전공의법’ 시행 이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시행이 난항을 겪으며 전공의 업무가 교수나 임상강사에게 전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어떠한 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인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며,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도 무조건 수련시간을 단축하기보다 정성적인 평가를 통해서 구체적인 논의와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박 이사는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교육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면서 의사가 반드시 할 필요가 없는 일은 위임하고, 교육프로그램을 더욱 구조화해 효율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함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정부가 전공의 국가책임제를 주장하는 상황이므로 이런 시스템 구조를 만드는데 필요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대부분의 대학병원은 입원 및 중증 환자 중심으로 전공의 수련이 이루어지고 있어 외래 수련교육 프로그램이 부족한 실정이므로, 전문과목별 전공의 연차별 수련 교과과정에 외래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논의가 필요하며, 상급 병원과 작은 수련병원 간의 모자 협력이나 순환 프로그램 등도 대책으로 제안했다.




김민준 기자 kmj6339@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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