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 등으로 꽃가루 알레르기 질환의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관련 학회를 중심으로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에 따르면 진료현장에서 꽃가루 알레르기 질환을 호소하는 소아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등 우려가 현실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었으며, 현재의 알레르기 질환 환자 비중 등을 2000년대 초와 최근 10년간의 알레르기 질환 환자의 수 등을 비교하면 대폭 늘어나 있었다.
이와 관련해 메디포뉴스에서는 대한소아알레르기학회 염혜영 홍보사회이사(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을 만나 현재 알레르기 질환의 추이가 어떻고,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를 질환으로는 무엇이 있으며, 알레르기 관련 오해와 진실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알레르기’는 무엇이고,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A. 먼저 알레르기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원래 우리 몸에 해롭지 않은 물질이지만, 어떤 유전적 요인에 따라 면역 반응이 우리 몸에 해를 끼칠 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현상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들은 ▲천식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식품알레르기 등의 4가지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 주목해야 합니다.
천식의 의사진단경험률은 2022년 기준 3.0%로, 10년 전인 2012년 2.7% 대비 0.3%p 증가했고, 2001년 1.4%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의사진단경험률은 2022년 21.2%로, 10년 전인 2012년 16.8% 대비 4.4%p 상승했고, 2001년 2.7% 대비 7.8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아토피피부염 의사진단경험률은 2022년 6.3%로, 10년 전인 2012년 3.2% 대비 약 2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2007년 2.4% 대비 2.5배 증가했습니다.
물론, 치료 방침과 치료제 등이 개선되거나 새로운 것이 나오고, 연구기법 등도 좋아지면서 2010년을 기점으로 식품알레르기를 제외한 4대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폭 등이 둔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알레르기 비염이 성인으로 갈수록 완치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고, 진료현장에서 느끼기에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며, 알레르기 질환이 나이가 들어서까지 유지되는 연구자료들과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일부 연령대에서 줄어들지 않는 연구 결과 등도 있어 아직은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현재 국내에서 유행 중인 알레르기 질환 외에도 미래에 우리나라를 위협할 알레르기 질환이 있나요? 있다면 그 질환은 어떤 질환인가요?
A. 알레르기 질환 중 아직 국내에서는 대두되고 있지 않지만, 미래에 우리나라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을 꼽고 싶습니다.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 입안·입술 등의 점막에 있는 세포 등을 자극해 가려움 또는 입·얼굴·입술·혀·목구멍의 부종 등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바나나 ▲버찌 ▲오렌지 ▲사과 ▲복숭아 ▲토마토 ▲오이 ▲호박 ▲피망 ▲해바라기씨 ▲당근 ▲파슬리 ▲각종 허브 등을 섭취하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꽃가루와 음식물의 한 성분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부분을 함께 가지고 있으면 발생하는 특성이 있어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최근 대기오염과 지구 온난화 등으로 기온 상승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로 식물의 생태환경이 변화하면서 꽃가루도 날리는 시기와 양·농도가 늘어나고, 항원성도 강화되고 있어 꽃가루 증가와 함께 알레르기 질환의 유병률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것에 있습니다.
실제로 북미 지역에서는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와 관련된 과일을 먹고 사망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꽃가루 개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고, 개화 시 공중에 날리는 꽃가루의 농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멀지 않은 미래에 대두될 수 있는 식품알레르기의 한 종류인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저희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Q. 진료현장에서 느끼는 알레르기 관련 오해나 헛소문 등으로는 무엇이 있으며, 이에 대한 예방·대응방법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환자와 보호자들은 천연성분의 약제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데 모든 약은 간과 신장을 통해 대사되고 배출됩니다. 의학적 검증이 불충분한 진료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세상에는 가짜뉴스가 너무 많고, 심지어 의사인 제가 봐도 감쪽같이 속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가짜뉴스도 많습니다.
그런데 가짜뉴스들을 잘 살펴보면, 해당 사이트 외에는 없거나 공신력이 있는 사이트에서 안내하고 있지 않은 내용 및 출처 등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나 학회 등 공신력이 있는 사이트를 찾아서 확인하는 것을 권해드리며, 한 사이트의 말만 믿지 말고, 다른 곳에도 같은 내용 등이 올라왔는지 확인하는 작업 등을 통해 정보를 감별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천연 비누 ▲수제 보습제 ▲천연 오일 등을 사용해도 되냐고 질문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저는 그럴 때마다 공식적으로 알레르기 환자에게 임상시험을 해본 적이 없는 방법들로 과학적으로 안전성이나 효과가 입증된 바 없음을 강조하면서 만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경우 피부가 많이 손상돼 있고, 기능적으로도 많이 떨어져 있어 아무리 천연 오일이라고 하더라도 외부 물질이 한꺼번에 많이 접촉하게 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천연 오일이 들어갔을 때에 어떤 물질에 대해 피부가 예민해지는 ‘감작’을 일으켜 오히려 더 피부가 나빠질 수 있다는 연구들도 있으며, 땅콩 오일을 발랐다가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의 입과 닿았을 경우 최악의 경우에는 ‘아나필락시스’가 일어날 수도 있을 정도로 천연 오일 등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명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알레르기 예방·대응과 관련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A. 아이들이 본인의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실습을 동반한 교육과 자신감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아이들을 살펴보면 응급상황에 반드시 필요한 주사제·흡입제 등의 약물을 갖고 다니는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를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너는 너의 몸을 지키는 의사라고 생각해라”라고 이야기를 해주면서 주사와 흡입기 등 관련 물건들을 사용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과 관련 물건들의 사용방법을 알려주고 있으며, 막상 사용해보면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실습도 같이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필요할 때마다 관련 사용법 등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저희 대한소아알레르기학회에서 제작한 유튜브 영상을 안내해주고 있으며, 아토피 비염이나 아토피 피부염 등이 심한 아이들 중 따돌림·놀림을 당한 아이들에게 연극 등의 트레이닝을 통해 아이들이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환자마다 질병과 증세 및 치료 효과 등이 다르고, 같은 환자여도 하루하루가 달라 고려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즉, 알레르기 영역에서는 어떤 사람이 특정 물질·제품·행동으로 이득을 봤다고 하더라도 똑같이 자신 또는 가족 등에게 적용하면 안 되며, 최대한 많은 데이터들을 수집해서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최적의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