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가 소아암 환자·가족 위한 ‘쉼터’ 마련합니다

2024-07-22 06:00:23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

국립암센터가 10월 개소를 목표로 국립암센터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곳에 ‘소아청소년 쉼터’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해당 쉼터는 지방에서 양성자 치료를 받기 위해 원거리에서 올라오는 소아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시설로, 최대 네 가족이 머무를 수 있는 숙소로 리모델링된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을 만나 현재 추진하는 ‘소아청소년 쉼터’를 조성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참고하는 모델은 무엇이며, 어떤 시설을 갖춰서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제공할 예정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먼저 소아청소년 쉼터 착공을 축하드립니다. 착공 소감 부탁드립니다.

A. 우리들이 암을 치료할 때에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등의 3가지 방법 중 하나를 사용해서 치료하게 됩니다.

‘양성자 치료’는 방사선 치료 중 하나인데, 기존의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이 암 세포가 있는 부위를 통과하면서 정상 세포도 같이 손상시켰다면 양성자 치료는 암세포만 죽인 뒤 에너지가 소실됨으로써 정상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의 성장에 필요한 소중한 정상 세포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 아이들일수록 ‘양성자 치료’는 중요한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환자들이 약 6~7주 정도의 치료기간 동안 머물 곳이 없어 병원 근처의 숙박시설을 찾아 떠도는 일이 많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의 어려움에 보탬이 되고자 가정에서처럼 지낼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저희 국립암센터는 재작년에 처음으로 소아청소년 쉼터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이후에 국립암센터 발전기금 등과 협력해서 착공에 이르게 됐습니다. 

‘소아청소년 쉼터’라는 양성자 치료를 받는 동안 아이와 보호자에게 편안하고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환자들이 치료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우리 국립암센터는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책임과 본분을 지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단순한 암 치료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구현해 나가는 데에도 앞장서게 되어 기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국립암센터가 나서서 자체적으로 소아청소년 쉼터를 마련해야 할 정도로 필요한 시설인가요?

A. 무엇보다도 보통 사람들도 자기만의 공간에서 위안을 얻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듯이 집을 떠나 몇 주씩 치료받는 환아들에게 양성자 치료를 받는 동안 깨끗하고 안정감을 주는 숙소와 심리적 안정과 행복감을 주는 가족의 존재는 성공적인 치료에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병원에 내원하고 치료를 받는 것도 어렵지만, 긴 시간 동안 아이와 함께 머물 곳을 찾는 것 역시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그나마 수도권이면 나을텐데 지방에서 오는 경우에는 더욱 힘든 실정입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국립암센터 양성자 치료 대상 환자들의 거주지 분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55%가 원거리 지역에서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국립암센터에서 치료 받는 소아암 환자 상당수는 뇌종양에 걸린 어린이로 40% 이상이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성자 치료의 경우 치료 과정에서 ‘양성자’라는 방사선에 노출되는 시간은 약 5분에 불과할 정도로 짧게 이뤄지는데, 약 6~7주에 달하는 양성자 치료기간 동안 지방에서 매일 5~10시간씩 걸려서 국립암센터를 방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성자 치료기간 동안 국립암센터 주변에서 머무르면서 치료를 받아야 하나,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분이라면 호텔에서 지낼 수 있겠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몇 명 되지 않습니다.

전국 각지의 소아암 환자들이 양성자 치료를 받기 위해 대부분 병원 근처 ▲고시원 ▲환자방 ▲임시 숙소 ▲모텔 등에서 힘든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일 최소 3~5만원 이상의 금액을 숙박비로 사용해야 해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Q. 국립암센터가 소아청소년 쉼터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참고한 모델이 있으신가요?

A. 외국에서는 기업의 후원을 받아 양성자 치료를 받고 있는 암 환자들이 쉴 수 있는 장소를 병원 인근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시설로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RMC)가 있는데, RMC는 전 세계 62개국에서 각국의 실정에 맞는 어린이 복지사업을 실시하는 글로벌 비영리법인으로, 어린이들의 필요한 건강과 복지 지원을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즉각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RMHC Korea에서 운영하는 양산 하우스가 있는데, 해당 시설은 양산부산대병원 내에 위치해 있으며, 양산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에 입원 또는 통원 치료 중인 만 18세 이하의 중증 질환 환아를 대상으로 무료로 지낼 수 있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개별 욕실이 있는 방 10개와 60명이 한 번에 식사와 조리할 수 있는 식당·부엌을 비롯해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과 놀이방, 아이와 가족을 위한 여러 공간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국립암센터도 이러한 RMHC Korea 양산 하우스 등을 참고해 소아청소년 쉼터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Q. 국립암센터에서 조성 중인 ‘소아청소년 쉼터’ 조성이 어떻게 진행돼 왔고, 어떤 시설·서비스를 갖춰 제공할 계획·예정이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먼저 저희 국립암센터는 양성자 치료를 받고 있는 암 환자들이 쉴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자 2022년 8월 양성자센터 김주영 박사를 중심으로 국립암센터 발전기금에 소아청소년 쉼터 마련 기금 조성을 요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총 2억2200만원 규모의 후원금이 모금되는 기적이 일어났고, 2023년 12월 월드비전과 협력사업 파트너십 기관 계약 체결 및 후원금을 전달받았으며, 지난 5월 재단 이사회에서 소아청소년 쉼터 대상지 부동산 구매가 결정됐습니다.

국립암센터가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소아암 환자 가족의 쉼터를 무료로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리모델링 방식으로 진행되는 공사가 별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9월 완공돼 10월 초에 소아청소년 쉼터 운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에 조성되는 소아청소년 쉼터는 국립암센터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358번길 40(정발산동 1347-3)에 마련됩니다.

쉼터는 네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지상 2층의 총 연면적 209.98㎡ 규모의 2층 단독주택 형태로 리모델링되며, 양성자 치료를 받는 소아청소년 암환자와 가족이 치료받는 기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집처럼 머무를 수 있게 ▲취사 ▲취침 ▲휴식 등의 필수시설과 함께 외래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휴게시설도 구비 할 계획입니다.

소아청소년 쉼터 입실 대상자는 운영위원회를 만들어서 입실 대상자 기준을 설정해 적용할 방침으로, 기본적으로 선착순으로 배정되지만, 국립암센터에서 치료받는 아이들 중에서 거주지가 멀리 있는 아이들을 우선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소아청소년 쉼터’가 마련된다면 응급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고, 장기 입원으로 인한 환자와 가족의 정신적·경제적 부담이 줄어 치료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삶의 질 향상과 다른 환자 가족들 간 상호 지지 및 정보 교환을 통한 대처 능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소아청소년 쉼터가 단순히 먹고 자는 장소로써의 역할 뿐 아니라 환자의 기억에 남아 일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치료 경험'을 제공해 장기적인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김민준 기자 kmj6339@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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