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환경에 맞춘 CRE 감염증 항생제 처방 기준 나왔다

2024-07-02 06:00:22

대한항균요법학회 박윤수 보험이사

CRE 감염증은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목 균종에 의한 감염질환으로, 최근 국내·외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 추세이나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이 26~75%로 높아 새로운 공중보건의 위협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에서는 국내 의료기관에 적용 가능한 CRE 감염증 관리체계 수립을 ‘제2차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23~’27)’의 중점과제로 반영해, CRE 감염증 감소전략 시범사업(~‘24.12월)을 추진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 감염증 항생제 사용지침’이 마련되면서 CRE 감염증 치료 표준화 및 최적화된 진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에서는 대한항균요법학회 박윤수 보험이사(용인세브란스 감염내과 교수)를 만나 이번에 마련된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 감염증 항생제 사용지침’과 관련해 제정 필요성과 담고 있는 내용 및 특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 감염증 항생제 사용지침’이 마련됐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과 의의 부탁드립니다.

A.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감염증은 2017년 6월 전수감시체계로 전환된 이후 매년 증가해 2018년도에는 1만1954건이 신고됐고, 2022년도에는 3만548건이 신고될 정도로 매우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던 감염증이었습니다. 

또한, CRE 감염증은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우선 순위의 위험군으로 분류할 정도로 중요시하는 감염증이었으나, 그동안 국내 지침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외국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새롭게 개발된 항생제의 도입이 여러 가지 이유로 제한된 상황에서 임상의가 CRE 감염증에 대해 국내의 근거를 가지고 접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처럼 CRE 감염증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롭게 개발된 항생제의 국내 적용 및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항생제와 새롭게 도입되거나 도입될 항생제를 모두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다 근거가 있고 안전한 치료 전략을 임상의에게 제시하고자 이번에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 감염증 항생제 사용지침’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이번에 ‘CRE 감염증 항생제 사용지침’이 발간돼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본 지침의 발간으로 CRE 감염증에서 보다 적절한 항생제 사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이번에 마련된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 감염증 항생제 사용지침’의 주요 내용과 이전 지침 대비 차이점 등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먼저 본 지침은 ▲Part I 총론 ▲Part II 항생제 중심 추천 ▲Part III 질환 중심 추천으로 나누어져서 제시하고 있고, 총 10개의 중심질문을 선정해 다양한 임상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습니다. 

Part I 총론에서는 일반적인 CRE 감염증의 치료와 유전형(genotype) 검사에 대한 추천을 포함하고 있으며, Part II 항생제 중심 추천에서는 CRE 감염증에 치료 효과가 있는 개별 항생제의 역할과 병합요법의 역할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Part III 질환 중심 추천에서는 ▲요로감염 ▲복강 내 감염 ▲균혈증 ▲폐렴 등에 대해서 임상의가 질환별로 찾아서 참고할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또한, 본 지침에서는 국내 CRE 감염증의 치료현황 분석 결과를 부록으로 수록해 실제 CRE 감염증의 주된 원인균과 항생제 감수성 패턴을 비롯해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임상적인 정보를 수록해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Q. 이번에 마련된 ‘CRE 감염증 항생제 사용지침’의 특징으로는 무엇이 있으며, 어떤 내용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A. 본 지침은 CRE 감염증 치료지침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지침입니다. 

CRE 감염증이 확산된 지가 오래되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관련된 데이터가 많이 부족한 상황으로, 이를 고려해 본 지침에서는 근거 수준을 기존의 지침과 연구들을 참고해 전문가 논의를 통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에 관련 연구와 특히 국내에서 시행된 연구결과가 많아지면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데이트된 지침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전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해외 지침과 비교하자면 해외지침의 경우에는 비교적 다제내성균감염에 대해서 통합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 대부분이나 이번에 마련된 우리나라에 적합한 한국형 지침은 CRE 감염증을 독립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또한, 국내 다기관 후향적 데이터를 수집해 CRE 감염증에 대한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제시했다는 점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아울러 진료에 참고하실 때에 총론을 꼭 읽어보시고 임상 상황에 맞는 각론을 찾아서 읽어보실 것을 추천드리며, 경험적·확정적 항생제 선택 시에 참고가 될 수 있는 항생제 감수성 패턴에 대한 자료도 수록돼 있으므로 이 점을 꼭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 사용지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어떤 쟁점·어려움 등은 없었는지와 향후 사용지침 추가·보완·개정 작업 계획·방향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A. 새롭게 개발된 항생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국내 실정에 맞는 지침과 적절한 항생제의 추천을 마련해야 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기존 사용이 가능한 항생제 선택과 새롭게 개발돼 도입될 항생제에 대한 상황을 모두 고려해 제시하는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국내외로 CRE 감염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새롭게 도입되는 항생제 사용에 대한 경험이 임상현장에서 높아지게 될 것으로 예상돼 지침의 개정·보완도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매년 지침이 개정·보완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지침 개정 시 신속하게 근거 수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 지원팀을 마련해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Q. 앞으로 학회의 계획·방향은 어떻게 되며, 의료계·정부·국민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가요?

A. 대한항균요법학회는 앞으로도 항생제의 적절한 사용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지침 개발뿐만 아니라 국내 항생제 개발 지원과 해외에서 개발된 새로운 항생제의 국내 도입 촉진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의료계에는 이번 지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며, 항생제 내성균 전파 예방과 적절한 항생제 사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당부드립니다.

정부에게는 새로운 항생제의 국내 도입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허가·도입 등의 권한을 가진 정부 담당 부서들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태도가 절실히 필요하며, 의료비 상승을 최소화하면서도 국민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신약들이 적시에 도입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는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드립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확하게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이 내성균 확산 방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끝으로 우리 학회는 앞으로도 내성균 전파 예방·치료에 대한 연구·교육·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며, 이를 위한 정부와 사회의 지원도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민준 기자 kmj6339@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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