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바람은 의료기관의 스마트화를 가속화시키고 있고, 연구자들은 새로운 임상연구의 지평을 열고 있으며, 헬스케어 분야 내 많은 기업들이 의료진의 지원하고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기술과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등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대한의료정보학회가 6월 19~21일 3일간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해, 4차 산업혁명 기술들과 빅데이터, 생성형 인공지능 뿐만 아니라 디지털 표현형 데이터 활용, 중개생물정보학, 의료 메타버스, 약물알레르기, 마이데이터, 건강검진센터의 디지털 전환, 간호정보, 디지털 헬스 형평성, 자연어 분석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대한의료정보학회 한호성 회장과 만나 이번에 개최된 학술대회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으며, 디지털 관련 산업·정책 수준·방향이 어떤 수준까지 왔으며, 나아갈 방향과 우리들이 신경을 써야 할 부분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이번 춘계학술대회의 특징과 준비과정 등에 대해 부탁드립니다.
A.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의료정보 분야의 최신 기술과 지론들이 모든 사람에 공평하게 전달돼,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에 큰 밑거름이 되길 기대하며, ‘Omnibus Omnia beyond Healthcare AI’를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옴니버스 옴니아 (Omnibus Omnia)’는 2021년에 선종하신 故 정진석 추기경님의 사목(司牧) 표어로,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라틴어입니다.
프로그램은 의료정보학의 최신 지견과 새로운 정보 및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준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의 헬스케어 적용은 지금까지의 의료와는 또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의료환경을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바이오데이터와 마이데이터를 비롯한 의료데이터의 활용과 데이터에 관련된 기술의 발전 및 동향 등에 관한 최신 지견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습니다.
또한, 의료정보 기술을 활용한 임상시험에 대한 기술 요소 및 환자 안전 혹은 프라이버시 존중에 대한 기술 동향과 사례 등이 다뤄졌으며, 특히 간호 분야에서의 데이터의 사용을 통해 환자 중심의 간호로의 혁신 등에 대한 심도 있는 강의도 진행됐습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는 사전등록자가 1200명에 현장 등록자가 1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시기가 시기이다보니 다른 학술대회처럼 저희도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주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의료 분야에 AI를 적용하거나 관련 어플을 개발·판매하는 업체들이 많이 들어왔고, 또 글로벌 표준 생성 및 상호 운용할 수 있는 회사들도 이번 학술대회 부스를 많이 임대해 의료정보와 관련된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는 기대를 품게 됩니다.
Q. 현재 의료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디지털 관련 산업·정책 수준·방향은 어떠한가요?
A. 우선 수면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정신적·신체적 건강 문제를 관리·치료하는 서비스인 ‘디지털 테라피’가 성장하는 등 나름 괄목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분야에서 개발은 활성화됐으나, 상용화·사업화 단계는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직은 기업들이 수익성을 갖춘 제품·서비스를 마련하는 것을 어려워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많은 회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만큼, 그 중 성공하는 회사들도 있을 것이며, 현대자동차가 잘 나가면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관련 기업과 산업이 성장하는 것처럼 의료 디지털 산업도 날아오르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사업과 건강정보 고속도로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점차 사업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번에 학술대회에서 ‘인공지능 시대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맡아주신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님께서 밝히신 것처럼 개인정보 활용을 좀 더 개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는 의미가 깊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대한의료정보학회는 환자의 편리성과 삶의 질(Quality of Life)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privacy를 무작정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짊을 좋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어플·빅데이터를 통해 조기 진단 또는 맞춤형 진단이 이뤄지게 함으로써 환자의 질병을 치료·예방한다는 것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어떻게 하면 개인·집단에 관한 정보를 다른 사람들에게 선택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권리인 ‘privacy(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편리성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환자의 안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privacy를 보완해 건강정보 활용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의료 마이데이터 등 개인정보 관리와 관련해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하는 악용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먼저 시민단체 등에서 하는 우려는 합당합니다.
보험사 등에서 특정 상품 구매 유도 및 상품 이용 제한하는 방식 등으로 악용할 수도 있고, 결혼하거나 회사에 취직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건강정보가 노출될 경우 충분히 일상과 직장생활을 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처럼 건강에 대한 privacy는 충분히 악용될 수 있는 만큼 굉장히 중요하고, 최대한 개인의 건강정보를 숨기고 보호하려 하다보니 지금까지 의료정보를 활용해 환자의 편리성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노력들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블록체인처럼 개인정보를 포함해 민감한 정보들을 익명·가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들이 발전했으며, 그 수준이 높아 이제는 ‘privacy(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환자의 편리성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다양한 기술·제품 개발·활성화를 시도해 볼 수 있어 보인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따라서 privacy를 유지·보호할 수 있는 기술 발전이 필요하며, 지금 보다 더 관련 기술들이 발전된다면 해킹 등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우려를 줄일 수 있음은 물론, 디지털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어서 건강정보 고속도로 사업 등을 강력하게 추진했으면 좋겠습니다.
Q. 그밖에 국민들이나 정부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가요?
A. AI가 엄청 발전하고 있으며, 의료AI가 발전할수록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의 효율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쉽게 말해 예전에는 의사 1명이 수십 장의 CT사진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체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면 앞으로는 상용화된 AI기술을 통해 분석하는 것은 AI에게 맡긴 뒤, AI가 분석한 내용의 틀림 여부만 확인을 해주면 되는 세상이 도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후에는 현재 매장에 가면 주문은 키오스크로 일원화되면서 주문을 담당하던 직원들이 축소·사라지는 것처럼 효율성 증대되면서 의료인력도 잉여 인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함을 고려하면 의대정원을 증원하는 것이 옳은 선택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