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시 유병률 ‘심각’…근시 대한 보건의료 접근법 개선해야 ②

2024-02-08 06:00:22

한국근시학회 박기호 회장

2050년이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근시를 앓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이미 청소년과 청년 등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근시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근시로 인한 시력장애 실명이 앞으로 큰 사회 문제가 될 거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한국근시학회 박기호 회장(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을 만나 현재 우리나라의 근시 질환 발병 추이와 대응 등을 점검하고, 앞으로 한국근시학회가 어떤 방향으로 활동할 계획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한국근시학회가 보기에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떻게 보이시나요?

A. 먼저 근시 유병률과 환자 추이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50%가 근시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근시 유병률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미 10년 전에 5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0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우리나라 인구의 60~70%가 근시일 걸로 추측되는데, 청년의 경우 80~90%가 근시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학동기는 청년들보다 더 유병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근시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시의 유병률 및 진행 증가 속도가 동아시아에서도 굉장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안과의 모든 질환 중에서 최근 70~80년 사이에 이렇게 엄청난 속도로 유병률이 증가한 질환은 ‘근시’ 이외에는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근시에 대한 보건의료 접근법에 대한 개선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근시를 교정하는 방향으로만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안경, 라식·라섹, 백내장 수술을 하면서 인공수정체를 넣어 근시를 줄이는 방법들로 치료·교정하고 있습니다. 

틀린 방법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근시를 더 초기단계에서부터 고도근시로 가지 않도록 근시를 예방·조절하고, 근시가 심한 환자들이 시력장애나 실명 질환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각 단계별로 전략을 마련해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앞으로 한국근시학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실 계획이신가요?

A. 저희 한국근시학회는 근시를 조기 예방·교정할 수 있도록 다양한 다기관 연구 등을 추진하려 합니다.

스마트기기가 근시의 빠른 유병률 증가에 끼친 영향을 비롯해 디지털치료기기가 근시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지에 대한 연구, 전기가 발명되면서 우리 생활의 생체 리듬이 밤늦게까지 불을 켜놓고 생활하는 눈에는 굉장히 좋지 환경에 지속 노출됨으로써 이로 인한 눈의 혹사로 젊은 나이에 근시 유발이 가속화되는 것은 아닌지 등도 연구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학동기 때 야외 활동을 많이 하면 근시의 진행이 늦춰진다는 것은 알려져 있으나, 그 근거와 기전은 아직 정확하지 않은 상황으로 관련 연구도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불어 필요하다면 정부와 함께 근시와 관련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등 위험인자를 밝혀내는 역학 연구도 진행하려 합니다.

이외에도 싱가포르와 중국 등에서는 학동기에 실내에서 이렇게 책이나 디지털 기기만 볼 게 아니라 하루에 최소한 한두 시간 야외 활동을 권고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교실 창문을 통창으로 만들어 햇빛이 교실 안으로 들어오도록 함으로써 근시의 유병률을 줄이려는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외 사례들을 취합하고 살펴 우리나라에 맞는 정책을 도입·마련 및 연구를 추진함으로써 국내 근시 질환의 유병률 증가 억제를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대한안과학회 등과 긴밀히 협력해 나아갈 예정이며, 우리나라에 근시가 많은 것을 이용해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역량을 키워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가 근시 연구를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Q. 그밖에 하시고 싶으신 말씀은 없으신가요?

A. 최근 많은 정보들이 우리들 곁에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잘못된 정보들도 같이 난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국민들도 있다는 점인데요.

그래서 저희 한국근시학회는 정부와 협력해 올바른 정보들을 국민에게 제공하고자 하오니 학회를 믿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준 기자 kmj6339@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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