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SGLT-2 억제제 시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견고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베링거인겔하임이 높은 성장을 보이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포시가의 국내시장 철수와 새로운 조합의 약물들의 등장이 올해 SGLT-2 억제제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3년 주요 SGLT-2 억제제 시장의 원외처방액은 2052억원으로, 전년도인 2022년의 1826억원 대비 12.4% 증가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독주 속 베링거인겔하임 맹추격
다파글리플로진을 주성분으로 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억제제 시장은 2022년 965억원에서 2023년 1027억원으로 6.4% 확대됐다.
단일제인 ‘포시가’의 원외처방액은 2022년 510억원에서 2023년 554억원으로 그 규모가 8.7% 증가했으며 복합제인 ‘직듀오’는 2022년 454억원에서 2023년 472억원으로 3.9% 원외처방액이 늘어났다.
특히 엠파글리플로진 성분의 제품들을 판매하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원외처방액이 크게 늘었는데, 2022년 811억원에서 2023년 974억원으로 20.1%의 성장률을 거뒀다.
단일제 ‘자디앙’이 2022년 483억원에서 581억원으로 20.3% 증가했으며 복합제인 ‘자디앙듀오’도 2022년 328억원에서 2023년 393억원으로 19.7% 증가했다.
아스텔라스의 이프라글리플로진 성분 제품인 ‘슈글렛’은 2022년 34억원에서 2023년 39억원으로 원외처방액이 16.3% 상승했다. 2022년에 전년도 대비 4.7% 감소한 것과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또 MSD의 ‘스테글라트로(성분명 에르투글리플로진)’의 원외처방액은 2022년 15억원에서 2023년 11억원으로 29.5% 하락했다.
포시가 철수와 SGLT-2i+DPP-4i 약물의 등장
이번 SGLT-2 억제제 시장에서 주목할 점은 포시가의 철수와 ‘SGLT-2 억제제+DPP-4 억제제’의 등장이다.
지난 12월 아스트라제네카가 포시가의 한국시장 철수를 선택하면서, 포시가는 올 상반기 중 국내 공급이 중단될 전망이다. 주요 SGLT-2 억제제 시장에서 자디앙과 더불어 1, 2위를 다투던 제품인 만큼 포시가의 공백은 올해 SGLT-2 억제제 시장을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포시가는 또다른 제품을 통해 그 흔적을 계속해서 남기게 됐다. 바로 ‘시다프비아’가 그 주인공이다. 시다프비아는 SGLT-2 억제제 성분이자 포시가의 성분이었던 ‘다파글리플로진’에 DPP-4 억제제 성분인 ‘시타글립틴’의 성분이 더해진 제품으로, 지난 해 9월부터 국내 원외처방액이 잡히기 시작해 4달 동안 약 1억 9700만원의 원외처방을 달성했다.
이처럼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성분의 조합은 지난 해 시다프비아 외에도 여러 약물들이 등장함에 따라, 최근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베링거인겔하임에서도 현재 SGLT-2 억제제 성분이자 자디앙의 성분인 엠파글리플로진에 DPP-4 억제제 성분인 리나글립틴을 더한 ‘에스글리토’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원외처방 매출이 확인된 ‘에스글리토’의 원외처방액은 약 26억원 규모로 확인되고 있다.
또 동아ST는 SGLT-2 억제제 성분 다파글리플로진과 DPP-4 억제제 성분 에보글립틴의 조합 ‘슈가트리정’을 출시해 지난 6월부터 7달간 약 4억 9100만원의 원외처방액을 달성했다.
이 밖에도 일동제약의 ‘큐턴’ 등 향후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의 조합은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