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체질량 지수 25부터 생활습관 등을 본격 개선해야 ①

2023-10-04 06:00:49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중‧고등학생의 비만율이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성인 남성의 비만율도 11.2%p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만큼 조기에 발견해 치료 및 관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나 ‘비만’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비만 여부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며, 체중 조절을 통한 비만 관리 시 유의해야 할 점으로는 무엇이 있고, 비만 치료를 위한 치료제·의료기관 선택 시 가져야 하는 태도, 최근 대두되고 있는 대체감미료가 과연 비만이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지에 대해 알아봤다.




◆체질량 지수 BMI 25 이상은 ‘비만’…본격적인 관리에 들어가야

우리는 먼저 본인의 체질량 지수가 어디에 해당되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키와 체중의 계산식으로 이뤄져 있는 체질량지수는 실제 계산을 해봐야 내가 어느 범주에 해당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체질량 지수의 진단 기준이 우리와 같은 아시아인과 서양인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많은 논의를 통해서 결정된 기준에 따르면 아시아인들을 기준으로 체질량 지수를 진단할 경우 BMI가 18.5~23 정도를 정상으로 보고, BMI가 25를 넘는 경우를 ‘비만’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께서 BMI가 30 이상이 비만으로 알고 계실 것 같은데, 20년 전까지만 해도 비만의 진단 기준을 서양인과 동양인 모두에게 같은 기준으로 적용해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초 비만 정도를 판단하는 서양인 기준의 BMI에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서양인들에서 나타나는 비만의 동반 질환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비롯한 동양인들에게 일찍 나타남에 따라 많은 의료진과 연구진들이 이에 대해 조사·연구를 벌이게 됩니다.

그 결과, 동양인의 경우 BMI 25가 서양인의 BMI 30에 해당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의 80~90%의 나라들이 비만 여부를 진단하는 BMI 기준으로 25로 설정·적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나의 체질량 지수인 BMI가 25 이상이라면 이는 ‘비만’에 해당되므로 관리를 시작해야 합니다.


◆살이 찌고 빠지는 개념은 우리가 돈을 벌고 사용하는 개념과 비슷해

A. 우리가 월급으로 500만원이 들어온 상태에서 생활비 등으로 한 달에 400만원을 쓰면 통장에 100만원이 남는 것처럼 우리 몸에서도 에너지 섭취량 대비 에너지가 소모되고 남는 만큼이 우리 몸에 남게 됩니다.

문제가 있다면 ‘우리가 많이 먹은 만큼 많이 에너지를 쓰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많이 먹는 것에는 제한이 없지만 에너지 사용량은 일정 범위 이상을 넘기기가 되게 어렵다는 점에 있습니다.

운동을 통해서 1시간 동안 우리가 소모할 수 있는 칼로리가 100~150㎈이라면 10시간 정도 운동해야지만 최대 1500㎈를 태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먹어야 1500㎈를 섭취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말씀드리면 1500㎈는 일반적인 식사나 여러 가지 종류의 디저트 등으로 순식간에 섭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먹는 것을 통제해야 합니다. 에너지 소모량에 따라 음식 섭취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런 개념이 없다면 비만 예방·관리는 힘들고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만은 ‘만성적인 질환’…근본적으로 생활습관 개선 통해 해결해야

체지방이 많은 사람들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창고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일주일 중 5일을 열심히 다이어트해서 체중이 하루에 0.5㎏씩 해서 총 2.5㎏을 감량한 상태에서 일종의 보상심리로 주말 동안 음식을 많이 먹게된다면 초과된 에너지만큼 지방 형태로 다시 저장되기 때문에 이전 상태로 돌아가게 됩니다.

꾸준히 오랜 시간 동안 식사요법과 운동을 통해 계속 ‘네거티브 밸런스’가 유지돼야만 체중이 줄어든다는 생각을 하고, 근본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합니다.

전 세계 비만 전문가들이 똑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비만은 만성적이고 지속적으로 재발하며 진행되는 질환’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순간 내가 노력을 해서 비만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고,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과 본인을 비교하면서 비만·체중을 관리하는 것은 지양해야

비만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서 제일 많이 부딪히는 문제로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흔히 ‘우리 남편은 많이 먹고 야식도 먹는데도 불구하고 당뇨병도 안 생기고 체중도 안 늘어나는데, 왜 나는 조금만 먹고 노력하는데도 체중이 늘어나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각 사람마다 에너지 효율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차로 이야기하면 어떤 사람들은 1ℓ에 기름을 넣으면 10㎞를 갈 수도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1ℓ의 기름을 넣으면 5㎞만 갈 수 있는 것처럼 에너지 소모가 많아 효율이 낮은 사람들은 많이 먹을 수 있는 반면, 에너지 소모가 적어 효율이 큰 사람들은 적게 먹어야만 합니다.

따라서 옆의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나에게 적정한 칼로리가 어떻고, 에너지 소모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해 체중을 줄이려고 하는 마음가짐과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비만 치료에 의료기관 및 치료제 선택 Tip이 있다면?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비만 치료에 대한 요구가 높았던 반면, 적절한 효능을 갖고 있는 치료제가 별로 없다보니 제도권 내에 비만 치료가 잘 마련돼 있지 않아 비제도권의 치료제들이 많이 성행했었습니다.

효능이 담보가 되지 않음은 물론, 안정성조차 확보되지 않은 치료들이 병·의원에서 많이 이뤄졌고, 건강기능식품 섭취에 의존하는 치료가 많이 이뤄졌던 셈이지요.

하지만 지금은 안정성이 확보돼 있으면서 효능도 확실한 약제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즉, 비제도권의 치료를 할 이유가 없게 된 것입니다.

저희들이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합니다. 자기 몸으로 임상 연구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 몸을 갖고 어떤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고 어떤 효과가 나올지도 모르는 약재를 선택할 이유가 어디에도 없습니다.

현재 난립하고 있는 많은 치료들 중 상당 부분은 앞으로 정리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치료 방법이 마땅치 않았던 시대에서 확실한 치료 방법이 있는 시대로 이행돼 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많은 연구결과와 실험·시도를 통해서 안정성과 유효성이 확보돼 있는 치료제를 선택하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비만·당뇨인들이 찾는 ‘ZERO’ 열풍…대체감미료 비만에 도움되지 않아

대체감미료와 관련해 말씀을 드리자면, 일단 비만 예방·관리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대체감미료를 선택하는 이유는 우리가 섭취하는 전체 칼로리 중에서 설탕에 의한 칼로리를 줄이기 위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전체 칼로리를 같이 줄여나가야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설탕에 의한 칼로리만 줄여나가려 하며, 선택적 보상 기준에 의해서 다른 음식들을 훨씬 더 자유롭게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만을 해결하려면 균형이 맞아야 합니다. 특정 영양소나 음식과 같은 단 하나의 문제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우리들은 설탕 등과 달리 대체감미료를 오랜 시간 동안 섭취한 경험이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대체감미료가 우리 몸에서 단기적으로는 혈당도 올리지 않고, 섭취되는 칼로리와 생체 이용률도 적은 것처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대체감미료를 10~20년간 설탕처럼 장기간 섭취했을 때에 어떠한 유해성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하는 등 안전성이 입증돼 있지 않았으며, 연구를 통해 입증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음료를 선택해야 한다면 대체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로 대체하는 것이며, 마음대로 설탕을 대체해서 대체감미료를 섭취하라는 말은 아니라는 것을 꼭 명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민준 기자 kmj6339@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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