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내과] 호흡곤란 환자의 감별진단

2018-08-13 05:14:44

윤혁준(계명의대 동산의료원 심장내과)


호흡곤란은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흔히 접하면서도 부담스러운 증상이다. 미국심장학회는 dyspnea다양한 강도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숨을 쉬는데 느끼는 주관적인 불편감으로 정의하고 있다. 호흡곤란은 매우 다양한 생리학적, 정신건강학적, 그리고 환경 요인에 영향을 받게 되며 나타나는 양상도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의사들이 호흡곤란 환자를 대할 때 어려워하는 이유는 그 원인이 너무나 다양하여 진단이 어렵고 때로는 위험도가 높은 질환이 숨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점차 사회가 고령화됨에 따라 필수적으로 호흡곤란 환자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으므로 호흡곤란에 대한 접근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 같다. 방대한 호흡곤란의 감별진단을 소개하는 것은 지면 관계상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짧게나마 이 글을 통해 호흡곤란 환자의 진료실에서의 접근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병력 청취의 일반적인 원칙

 

병력 청취 시에는 반드시 환자에게 본인이 하는 표현으로 불편이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나타내도록 해야 한다. 통증의 평가처럼 호흡곤란의 평가도 반드시 환자가 느껴지는 감각에 의해 진술 되어야 한다. 만약 환자가 느끼는 불편감을 잘 표현하지 못할 때는 호흡곤란에 대한 설문지를 사용하거나 흔히 표현하는 임상양상으로 보조해 주는 것이 좋다 (Table 1). 또한 자세의 변화, 시기에 따른 차이, 감염 혹은 외부 환경의 자극에 의해 증상이 심해졌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1. 자세에 의한 변화

 

누운 자세에서 숨이 찬 증상 (orthonea)은 울혈성 심부전의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비만에 의한 횡경막기능 저하, -식도 역류에 의한 천식발작도 누운 자세에서 악화 될 수 있는 호흡곤란의 원인이다.

이와 반대로 일어선 자세에서 숨이 차고 누우면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를 platypnea라고 표현하며 드물게 볼 수 있는데 좌심방 점액종이 있을 때 일어선 자세에서 좌심방의 점액종이 승모판막의 폐쇄를 유발해서 증상이 나타나게 될 수 있다. 또한 말기 간경변 환자에서 이러한 소견이 나타나기도 한다.

 

2.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시기

 

주로 야간에 발생하는 호흡곤란은 울혈성 심부전이나 천식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기존에 없던 호흡곤란이 만약에 급작스럽게 나타나기를 반복한다면 이는 심근허혈이나 기관지연축, 폐동맥혈전증의 가능성이 높으며, 이와 반대로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호흡곤란이라면 만성폐쇄성 폐질환이나 interstitial lung disease, 혹은 chronic pulmonary thromoboembolism 등 기질적인 질환이 상존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3. 얼마나 심하게 느끼는가?

modified Borg Scale (Table 2)이나 호흡곤란 지표를 이용해서 휴식, 운동 이후 혹은 특정 신체활동 (집에서 계단 오르기, 빗자루 질 하기)에서 느끼는 호흡곤란 정도를 객관화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병의 중증도를 평가하기 보다는 환자의 상태변화를 객관화 하는데 도움이 된다.

 


신체 진찰

 

신체 진찰은 환자와의 면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먼저 환자가 한 문장을 마치지 못하거나 중간에 큰 숨을 들이쉬는 것은 호흡중추의 자극 또는 폐활량 저하와 연관되어 있다는 뜻이다. 또한 숨을 들이쉴 때 과도하게 부호흡근육 (accessory respiratory muscle)을 사용하거나 쇄골하위축의 소견 혹은 환자가 양팔로 무릎을 짚고 있는 이른바 삼각대 자세 (Fig. 1)를 취하는 것은 호흡 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인데 기도 저항이 증가하거나 폐나 흉곽의 stiffness가 증가를 의심케 하는 소견이다.


 


호흡수를 측정할 때도 반드시 호흡수가 증가했는지를 살펴보고, 혈압을 측정할 때는 숨을 들이마실 때 수축기 혈압이 10 mmHg 이상 감소하게 되는 현상(기이맥, pulsusparadoxus)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Fig. 2)

 


이는 COPD, asthma 또는 심낭삼출, 심낭압전, 만성 교액성심낭염을 시사하는 소견이므로 이러한 환자를 눈 여겨 봐야 하겠다.

 

또한 매우 흔하지만 간과하는 원인으로 빈혈을 들 수 있다. 결막이 창백한지를 확인하고 손바닥의 손금 및 손톱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심한 빈혈은 걸러낼 수 있다.

청색증은 산소와 결합하지 못한Hb이 존재할 때 나타나는 소견이다. 여자 환자는 립스틱 때문에 청색증이 가려질 수 있으므로 의심이 될 경우 혀를 내밀게 해서 청색증의 존재를 확인해보아야 한다.

 

또한 간경화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유병률이 높으며 호흡곤란으로 발현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여성유방증 혹은 spider angioma, 복수의 존재가 있는지 확인을 해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겠다.

 

흉부 신체 검사로는 가장 먼저 호흡운동이 대칭적으로 잘 이루어지는 지 살펴야 한다. 타진 (둔탁한 소리는 흉막 삼출의 지표이며 과도한 울림은 폐기종 혹은 기흉의 징후이다); 청진 (wheezes, rhonchi, 연장 된 호기 및 감소 된 호흡 소리는 기도질환의 단서이며, 수포음은 간질 부종을 시사하는 소견이다)은 감별진단을 위해 필수적인 검사이다.

 

심장원인의 호흡곤란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우측 심장 압력 상승의 징후 (경정맥 확장, 간비대, 부종)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좌심실 이완기능장애 (S3 S4 분마음, 주로 왼쪽으로 돌아누워 청진했을 때 잘 들림) 및 판막 질환 (심 잡음)이 존재를 잘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경정맥 확장은 환자를 눕힌 이후에 30~45도 정도 세워서 관찰을 해보면 그 존재를 알 수 있는데 이는 심장 원인의 호흡곤란을 강하게 시사하는 소견이므로 매우 중요한 신체 검사이다. 흉골각에서부터 수직으로 경정맥 확장의 높이를 측정하여 경정맥압을 계산할 수도 있다. (Fig. 3)

 


앙와위로 복부를 검사 할 때 호흡 시 paradoxical movement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데, 숨을 들이쉴 때 배가 안으로 들어가는 소견은 횡경막이 약화된 징후이며 숨을 내쉴 때 배가 둥글게 부푸는 소견은 폐부종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손가락을 잘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데 곤봉지의 소견을 보이는 것은 만성적으로 저산소증이 말초에 나타났을 경우에 일어나는 소견이므로 폐의 섬유증 혹은 선천성 심장기형의 존재를 알게 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Fig. 4)


 


가만히 있을 때는 증상이 없지만 운동할 때만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환자에서는 관찰하에 보행을 시켜서 증상을 재현시켜보는 것이 중요한데 운동 전에 보이지 않았던 소견이 있는지 혹은 운동 전후에 산소포화도에 변화가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흉부 방사선 소견

 

병력 및 신체 진찰 이후 반드시 흉부 방사선 사진을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lung volume을 반드시 평가해 봐야 하는데 과도하게 횡경막이 내려가서 hyperinflation이 되는 것은 폐쇄성 폐질환의 존재 가능성 시사하며 low lung volume을 보일 때는 간질 부종 혹은 폐섬유화, 횡경막 기능저하 혹은 흉곽 운동 저하를 생각해봐야 한다. 심장 음영이 증가된 것은 확장성 심근증이나 판막질환에 의한 심부전을 의심하는 소견이며 양측성 늑막삼출의 소견 또한 심부전증의 전형적인 소견이다. 편측성으로 나타나는 늑막 삼출 소견은 감염이나 악성 신생물 또는 폐 색전증의 가능성이 있지만 심부전증에서도 편측으로 늑막 삼출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폐실질 질환이나 폐색전증이 의심된다면 전산 단층 촬영까지 고려할 수 있겠다.

 

추가적인 검사법

 

호흡곤란의 원인을 살펴볼 때 심전도는 필수적인 검사이며 좌심실 비대 혹은 허혈성 변화가 보이는지,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의 유무를 살펴봐야 한다. 심근허혈이 의심될 때에는 심근효소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심실 수축기능 저하, 폐고혈압 및 판막질환이 의심될 때는 경흉부 심초음파가 큰 도움이 된다.

brain natriuretic peptide level의 측정은 급성 호흡곤란이 심부전과 연관되었는지를 판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검사다.

 

심혈관계 이상과 호흡기 이상으로 인한 호흡곤란의 감별

 

심혈관계 이상과 호흡기 이상의 소견을 동시에 보이는 환자는 드물지 않다. 그래서 여러 병원에서 다른 진단을 받거나 치료를 받아도 그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현재 환자의 호흡곤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심혈관계 이상인지 호흡기 이상인지를 판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cardiopulmonary exercise test (Fig. 5) 이다.

 


만약 peak exercise에서 dead space가 증가하거나 저산소증 혹은 기관지연축의 소견을 보인다면 호흡기가 문제의 근원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심박수가 기대한 최대심박수 (보통 220 - 본인 나이) 85% 이상에 도달했을 때 혈압이 과도하게 증가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소견을 보일 경우, 심전도상에서 허혈소견을 나타내거나 O2 pulse가 감소하는 경우에는 호흡 곤란의 원인이 심혈관계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검사방법은 전문적인 센터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치료를 통해 예상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심혈관계 및 호흡기 이상 소견이 동반되어 감별이 어려울 때는 전문적인 검사기관에 의뢰하시는 것이 좋겠다.

 

요약

 

아래 알고리듬은 위에서 설명 드린 호흡곤란 환자에 대한 접근을 도식화 한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검사에 앞서 충분한 병력 청취와 신체 검사를 통해서 많은 감별 진단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적절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출처: 디아트리트 VOL. 17 N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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