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임상고혈압학회(회장 이혁)는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고혈압 환자 현황 및 영향 요인 보고서’ 분석 결과와 관련해, 청년층 1인 가구, 특히 30대 남성의 고혈압 관리 사각지대 문제에 대해 학회 차원의 우려를 표명하고 조속한 국가 차원의 대응을 촉구한다고 7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9세 청년층 고혈압 환자는 2015년 인구 1000명당 10.7명에서 2023년 18.0명으로 8년간 68.2% 증가했다. 특히 1인 가구 청년의 유병률은 같은 기간 14.6명에서 22.8명으로 늘어, 조사 전 기간에 걸쳐 다인 가구(10.1명→16.7명)를 지속적으로 웃돌았다.
분석 결과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고혈압 유병 가능성이 3.10배, 연령별로는 30대가 20대보다 2.17배 높았다. 30대 1인 가구의 경우 1000명당 39.4명으로 다인 가구(26.5명)를 크게 웃돌았으며, 이 중 남성 1인 가구는 33.3명으로 다인 가구 남성(24.6명)보다도 높게 나타나 성별·가구형태·연령이 중첩된 고위험군임이 확인됐다.
해외 연구에서는 대형 재난이나 테러 같은 급성 사회적 스트레스가 인구 집단 전체의 혈압을 실제로 끌어올린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미국에서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2개월간 조사 대상 지역의 평균 수축기 혈압이 테러 이전보다 약 1.7~3.8mmHg 높게 측정됐으며, 이 같은 상승 효과는 계절적 요인과 무관하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보고된 바 있다. 이 밖에도 대지진, 전시 상황 등 극심한 사회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혈압이 유의하게 상승했다는 연구들이 다수 존재한다.
학회는 이러한 선행 연구에 비춰, 최근 국내에서 이어지고 있는 정치·사회적 불확실성과 이로 인한 만성적인 심리적 스트레스 역시 국민 혈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는 아직 국내에서 직접 검증된 수치는 아니며, 학회는 향후 관련 실태 조사와 연구를 통해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규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전국 보건소·직장 건강검진 시 30대 1인 가구 남성 대상 혈압 측정 및 사후관리 강화 ▲가정용 혈압계 보급 확대 및 자가 혈압 측정 습관화 캠페인 전개 ▲1인 가구 밀집 지역의 고위험 음주 환경 개선을 위한 지자체 협력 사업 추진 ▲무증상 고혈압에 대한 대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활동 강화 ▲사회적·정치적 스트레스가 국민 혈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국내 실태 조사 추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임상고혈압학회 이혁 회장은 “고혈압은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질환이 아니다. 특히 30대 혼자 사는 남성은 불규칙한 식사, 배달음식 위주의 식습관, 고위험 음주에 상대적으로 쉽게 노출되면서도 이를 조언해 줄 가족이나 동거인이 없어 건강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 때문에 방치되기 쉬운 만큼, 지금이 바로 선제적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학회는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청년, 특히 30대 남성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고혈압 예방·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관계 부처 및 학계와의 협력을 통해 후속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