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신장학회(이사장 최범순)는 정부가 추진 중인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에 대해 검사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 강화를 목표로 하는 정책 방향에는 적극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만성콩팥병과 투석환자의 진료는 혈액 및 소변 검사를 비롯한 검체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제도 시행 과정에서 필수 검사의 접근성과 적시성이 저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신장학회는 “검체의 오인·변경 사고를 예방하고 검체 채취부터 운송, 분석, 결과 보고까지 전 과정의 질 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면서도 “검사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이라는 목표가 필수의료의 안정적인 제공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만성콩팥병과 혈액투석 환자의 진료에서는 전해질 이상, 빈혈 관리, 투석 적정성 평가, 사구체신염 및 혈관염 진단, 신장이식 후 면역학적 모니터링 등 대부분의 임상 의사결정이 검체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특히 검사 결과의 지연은 치료 시기를 놓칠 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검사 접근성과 신속성은 필수의료의 핵심 요소이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시행하는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는 정기적인 검체검사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혈액투석 적절도(Kt/V 또는 URR), 빈혈 관리, 칼슘·인 조절 등 주요 평가지표 역시 정확하고 적시에 시행되는 검체검사가 전제돼야 한다.
대한신장학회 정성진 총무이사(가톨릭대)는 “검체검사 위수탁 체계의 변화가 검사 접근성이나 검사 수행의 적시성에 영향을 미칠 경우 환자 진료뿐 아니라 국가 혈액투석 질 관리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충분한 사전 검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한신장학회는 환자 안전과 필수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다음 사항을 정책에 반영해 줄 것을 제안했다.
첫째, 의원급 및 중소병원을 포함한 의료기관에서 필수 검체검사의 접근성이 현재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둘째, 제도 개편이 단순한 구조 변경이 아니라 검체 운송·보관·결과 보고 등 전 과정의 질 관리 강화와 환자 안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이식 관련 검사, 특수항체 검사, 유전신장질환 검사 등 고난도 특수검사의 공급체계가 흔들리지 않도록 충분한 준비기간과 보완책이 필요하다.
넷째, 대한신장학회를 비롯한 임상 전문학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환자와 의료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평가한 후 단계적으로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대한신장학회 최범순 이사장은 “검체검사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 강화라는 정책 목표에는 적극 동의한다”며 “그러나 만성콩팥병과 투석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검사의 접근성과 의료체계의 안정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환자 안전과 필수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국민이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검체검사 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