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25일 열린 건정심에서 의결된 수가구조 개편안과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참담하다”는 심정을 내놨다.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대변인이 같은 날 개최한 제43대 집행부 제68차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제12차 건정심 결과에 따르면 위탁검사관리료가 폐지되고, 보상 수준은 위탁 35%∙수탁 65%로 구분된다. 또 지난번 수가협상에서 타결되지 못했던 의원급 수가는 1.6% 인상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또 필수의료 등 강화를 위해 연간 3.6조원 규모의 건보재정을 투입한다고 밝힌 한편, 검체검사를 비롯해 CT, MRI 등은 과보상 영역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의협은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반면, 실제로는 의료기관의 경영 부담을 키우고 의료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근 대변인은 “지역과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재정을 투입한다는 방향 자체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체검사와 영상검사를 과보상 영역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수가 조정을 강행함으로써 의료기관에 피해가 전가된다”며 현실에 와닿지 않는 보상방안으로 인해 의료계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검체위수탁과 관련해 그동안은 검사료가 ‘시장논리’에 따라 수십년간 상호정산하는 방식으로 유지돼왔다. 하지만 이번 건정심 의결에 따르면 ‘위탁수가’와 ‘수탁수가로 구분돼 검사 위탁 25%, 수탁 45% 등으로 재편됐다.
김 대변인은 “위탁 의료기관에는 조건부 보상 형태로 시범 보상 10%와 의원급 임상결과 분석관리 신설이 반영돼 의원급의 경우 최대 39%까지 산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병리검사는 위탁 약 15%, 수탁 약 85%의 배분 비율이 적용되기로 했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진단검사를 의뢰하는 위탁 의료기관은 검체검사 수가 인하와 과격한 배분 비율 적용으로 급격한 수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경영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1.6% 인상으로 최종 결정된 2027년도 의원급 요양급여비용 결정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총 인상률 가운데 환산지수는 0.9%로 정해졌으며, 나머지 재정은 진찰료 등 상대가치에 연계해 추후 논의하기로 한 상황이다.
김 대변인은 “재정규모를 예측할 수 없는 ‘깜깜이 협상’ 과정에서 정부의 최종제시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재 구조 자체가 불공정한 협상”이라며 “의원 유형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인상률 내에서도 환산지수를 다시 쪼개 1차의료와 지역·필수의료 지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부 입장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건정심 운영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김 대변인은 “건정심을 오전 9시에 개최한 전례가 없었다”며 “검체검사 위·수탁 관련 안건은 2주 전 건정심 소위원회에서 논의됐음에도 전날 밤 수치가 변경됐다고 회의 자료가 바뀌는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소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에 문제가 있었다면 다시 소위원회를 열어 재논의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한다”며 “그런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의협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예고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의료계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제도 개편을 강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의료계를 대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의료현장의 혼란은 결국 환자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오는 28일 오후 4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관리급여 반대 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정부와 건정심의 일방적인 수가 및 비급여 통제 정책으로 인한 1차의료 말살에 대해 강력한 규탄 의지를 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투쟁 수위에 대해서도 추가대응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대변인은 “대화가 가능한 상황에서는 대화로 풀어가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렇지 않을 때는 목소리를 높여야 하고, 그것마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정당한 주장을 위해 그에 상응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며 “의사단체가 파업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서 끝도 없이 밀어붙여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라고 밝혔다.
이어 “집행부는 오랜 시간 대화를 기조로 다양한 위원회를 통해 각계각층과 소통 노력을 이어왔다”며 “하지만 그 결과가 의료계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반발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