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뇌전증학회가 뇌전증 지속 상태 치료에 필요한 응급 주사제 공급 중단 문제와 항발작제 신약 도입·급여 지연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인 뇌전증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향후 연구와 정책 수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9~20일 양일간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국제뇌전증학술대회가 진행된 가운데, 19일 대한뇌전증학회가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구대림 총무이사(보라매병원 신경과)는 이번 국제학술대회에 대해 글로벌 리더십 강화를 중심으로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영어 세션을 확대하고 일본·미국 등 해외 학회와 공동 심포지엄을 마련했으며, 뇌전증 지원센터와 환자 단체 등 다양한 기관과의 소통도 확대했다.
구 총무이사는 “과거에는 뇌전증 치료가 약물이나 수술 중심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AI 기반 정밀의료 발전과 함께 뇌파 분석, 수술, 신경조절 등 다양한 치료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약물 치료 외에도 다양한 치료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미래 방향을 반영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뇌전증 관련 국내 주요 현안도 공유했다. 첫 번째 현안으로는 뇌전증 지속상태 치료에 필요한 응급 주사제 공급 문제를 언급했다.
구 총무이사는 “지난해부터 디아제팜 주사제와 페니토인 주사제 공급 중단이 확정됐고, 올해에도 로라제팜 주사제 공급 중단 문제가 발생했다”면서도 “다행히 다른 제약사가 공급을 이어가기로 결정했지만 실제로 수개월간 공급 공백이 발생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스페니토인 주사제 역시 향후 공급 중단이 예고된 상황”이라며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뇌전증 지속 상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구 이사는 “뇌전증 지속상태는 단순히 한두 번 발작하는 질환이 아니라 난치성의 경우 사망률이 30% 이상에 이를 정도의 매우 중증 응급질환”이라며 “최근 응급실 이송 지연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이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학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현안으로는 항발작제 신약 도입과 급여 지연 문제를 제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브리바라세탐을 언급하며 “국내 허가를 받은 지 오래됐지만 급여, 약가 등 복합적인 문제로 도입이 지연됐고, 올해에야 공급이 가능해졌다”며 “다만 아직 관련 절차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세노바메이트에 대해서는 “기존 항발작제보다 한 단계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라며 “국내 제약사가 개발했음에도 미국과 유럽에서는 사용되고 있지만 국내 환자들은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급여 및 도입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며 “소아·청소년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 필요한 신규 항경련제 역시 국내 도입과 급여 적용 과정에서 여러 장애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국인 뇌전증 공통 임상데이터 기반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을 소개했다.
구 총무이사는 “현재 병원마다 EMR과 HIS 시스템이 달라 한국인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통합적인 역학 연구와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학회 연구위원회를 중심으로 전국 약 20개 병원이 참여하는 공통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데이터 항목을 수정·보완하고 있으며, 향후 1차 진료 현장까지 확대해 보다 폭넓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정책 수립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