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영상검사 수가 일괄 인하 및 MRI 인력기준 완화 추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대한영상의학과의사회(이하 본회)는 최근 보도된 정부의 건강보험 수가 구조 개편 방안과 MRI 운영 관련 인력기준 완화 조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해당 정책의 일방적 추진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CT·MRI를 포함한 영상검사와 검체검사에 대해 과도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수가를 단계적으로 조정해 지역·필수의료 재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MRI 운영과 관련해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전속 고용 의무를 완화하고, 비전속 근무 형태로도 장비 운영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정, 공표했다.
그러나 영상검사는 단순한 촬영 행위가 아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검사 적응증 판단, 프로토콜 설계, 조영제 사용 여부 검토, 방사선 안전관리, 영상 품질관리, 판독 및 결과 해석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핵심 책임을 지는 전문 인력이다. CT와 MRI는 중증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방향 결정에 직결되는 필수 의료수단이며, 이 과정의 질 저하는 결국 환자 안전 저하와 오진 가능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영상검사를 ‘고수익 분야’로 단순 규정하고 일률적인 수가 인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의료현장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접근이다. 영상검사의 가치는 단순 장비 가동이나 건수 증가만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검사 정확도 유지, 적정 판독, 품질관리 체계, 응급 대응, 야간·휴일 운영 부담, 의료분쟁 위험 등 필수적 요소들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수가를 일괄적으로 낮추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검사 질의 저하, 필수 인력 이탈, 지역 간 의료격차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MRI 인력기준 완화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MRI는 고도의 장비 관리와 지속적인 품질 점검, 적정 촬영 프로토콜 운영, 이상 소견에 대한 즉각적 대응이 요구되는 대표적 특수의료장비다. 그럼에도 전속 전문의 기준을 사실상 후퇴시키는 방향으로 제도를 변경한다면, 현장에서는 비용 절감 논리가 환자 안전보다 앞서는 왜곡된 구조가 고착될 우려가 있다. 환자 안전과 영상 품질을 담보할 상시적 관리체계 없이 인력기준만 완화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해법이 아니다.
본회는 지역·필수의료 강화라는 정책 목표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특정 진료과나 특정 검사 영역을 재정 조정의 수단으로 삼아 일방적으로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 필수의료 강화는 정밀한 원가 분석, 의료현장과의 충분한 협의, 환자 안전영향 평가, 단계적 시범사업과 검증을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 영상검사의 질과 안전을 훼손하면서 다른 영역을 지원하는 방식은 결코 지속가능한 의료개혁이 아니다.
이에 본회는 정부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1. CT·MRI 등 영상검사 수가의 일률적 인하 추진을 즉각 재검토하라. 영상검사의 특수성과 환자 안전, 품질관리 비용, 전문 인력 유지 필요성을 반영한 재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2. MRI 인력기준 완화 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환자 안전 중심의 재논의에 착수하라. 전속 전문의 기준 완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면, 최소한 의료취약지·단일장비 보유기관 등 제한적 상황에 한한 예외적·조건부 적용부터 검토해야 한다.
3. 영상의학과 전문단체와의 실질적 협의체를 즉시 구성하라. 정책 결정 이전에 대한영상의학회, 개원의사회, 병원계, 환자단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4. 영상검사 질 관리 및 환자 안전 보장 방안을 먼저 제시하라. 장비 운영 기준 완화 이전에 판독 책임, 정도관리, 응급 대응체계, 품질평가, 사후관리 기준을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정부가 의료의 본질보다 숫자와 재정 논리에만 치우친 정책을 강행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본회는 국민의 안전한 영상검사 환경과 정확한 진단체계 유지를 위해 끝까지 책임 있게 대응할 것이며, 전문가 의견이 배제된 졸속 정책 추진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통해 엄중히 대응할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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