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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가임력 관리, 사후치료 중심→예방·조기개입 중심으로”

의료계, 가임기 여성의 가임력 검사 ‘국가검진’ 도입 요청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의료계가 여성 가임력 저하 질환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해 AMH 검사와 부인과 초음파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하는 방안을 두고 본격적인 논의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의료계는 난임과 생식질환이 이미 증상이 나타난 뒤 뒤늦게 진단되는 구조라며 ‘사후치료 중심’에서 ‘예방·조기개입 중심’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소병훈 보건복지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가임기 여성 가임력 검진 도입 국회토론회가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김훈 교수는 ▲난소기능 저하 조기발견 ▲항암치료 등 전후 기능변화 확인 ▲가임력보존판단 도움 ▲자궁 및 난소 구조질환 조기발견 등 AMH 및 초음파 검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진단보다는 해석과 상담이 핵심이라고 했다.

김 교수의 임상 경험에 따르면 난임, 생식질환은 진단까지 7~10년 지연되는 경우가 많고, 이미 증상이 생긴 뒤에야 진단되는 구조다. 특히 항암이나 수술, 기타 질환 등으로 난소기능 손실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김훈 교수는 AMH 및 부인과 초음파를 활용한 생애주기 기반의 여성 건강검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암 검진처럼 조기발견 및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대안산병원 산부인과 이경욱 교수는 고령임신이 증가하는데다,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가임력 상태를 모른다는 점을 짚었다. 30~40대 후반에 난임을 진단받고 나면 이미 개입이 늦어져 치료비용도 증가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의 난임치료는 ‘사후치료’가 중심이다. 이에 이 교수는 난임도 다른 질환처럼 예방 및 조기발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위한 핵심적인 도구로 AMH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꼽았다.

특히 이 교수는 20~39세 여성을 중심으로 생애주기 기반의 국가검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AMH+초음파 검사를 5~10년 주기로 반복 검진함으로써 고위험군을 조기발견하고, 무증상질환을 선별하고 난임을 예방하겠다는 목표다.

또 단순 검사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상담 및 치료로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장 큰 장벽이 바로 ‘상담’으로, 상담수가를 신설해 전문의 상담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치료나 생식세포 보존까지 연계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교수가 제외한 해외사례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에선 가임력 보존 가이드라인의 표준화는 물론 환자맞춤 상담체계가 존재한다. 일본이나 독일, 프랑스에서는 난자냉동을 지원하거나 급여화를 하고 있기도 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는 “가임력 선별 검사의 국가검진편입은 미래의 난임을 줄이고 건강한 임신∙출산 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선제적 대응 방법 중 하나이고 그 필요성과 타당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가임력 검사는 신청자를 중심으로 하는 구조인 만큼 임신계획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이 교수는 “증상이 없거나 아직 임신계획이 없는 젊은 층의 경우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며 “생애주기 기반의 보편적인 스크리닝 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리아병원 주창우 원장은 가임력 검사 국가검진 편입의 의미를 ‘치료’보다는 ‘인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데에 뒀다. 더불어 검사의 핵심은 수치가 아닌 해석 및 치료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주 원장은 “정상범위여도 추후 관찰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비정상적인 범위여도 문제가 되지 않아 경과관찰만 해도 되는 경우가 있어 전문가의 해석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이상소견 발생 시 자동의뢰 시스템이나 상담수가가 생기는 시스템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또 정확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는 점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전문가의 정확한 안내를 받지 못하면 자신의 상태에 대해 과신 또는 과불안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적절한 치료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 원장은 “자신의 상태에 대한 적절한 상담을 제공받고, 이에 대한 충분한 사전교육이나 자료를 제공해 환자가 잘못된 치료에 비용과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반면 국민건강보험공단 고영 실장은 치료보다 예방∙조기관리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국가검진에 가임력 검사를 도입하는 것은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국가검진은 기본적으로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가임력검사를 도입하게 되면 임신 계획이 없는 사람도 포함되게 된다는 모호함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난자 동결 등 사후 대응책이 존재하긴 하지만 비용부담이 크고, 지역별 지원격차, 제도적 준비 등이 아직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재관 이사장은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가임 건강상태를 미리 확인하고 상담받을 기회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가임력 검진과 전문상담체계가 여성건강증진 및 건강한 임신∙출산 환경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위원장은 “다낭성난소증후군, 조기난소부전, 자궁내막증과 같은 질환은 20~30대 초기부터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발견과 상담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가임력 검진은 단순히 난임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닌 여성의 생애주기 건강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건강한 임신과 출산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예방의학적 접근”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가임력은 여성의 건강권이자 삶의 질과 직결된 중요한 요소다. 국가검진 체계 내에서 자신의 상태를 미리 확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난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생애주기를 주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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