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가정 87%,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 중단 고민

2020-10-13 11:03:04

비급여 항암치료 부담 응답 99%, 신약 급여화 호소

치료가 시급한 암 환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항암 치료 중단 또는 연기를 고민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한국혈액암협회가 지난 9월 협회의 약제비 지원을 받고 있는 암 환자와 가족 15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인 107명은 “항암 치료 중 경험하는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보다 경제적 고통이 더 힘들다”고 응답했다. 

또 “현재 치료중인 비급여 항암 치료 비용이 부담된다”는 의견이 99%에 육박했으며, 응답자의 86.5%는 “비급여 항암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 중단 또는 연기를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항암 치료 비용에 더해 입원 전 코로나19 검사비용 등 치료비 부담이 가중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항암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검토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과반수 이상이었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방문이나 치료 일정이 지연되는 경험을 한 경우는 30% 미만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대다수는 협회의 약제비 지원이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했고(85.9%), 항암 신약의 급여화 등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환자는 “항암 신약을 사용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너무 커서, 가족을 생각하면 스스로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부담감을 토로했다. 

환자 가족 응답자들도 “환자가 경제적 부담 때문에 환자가 약을 끊으려 할 때 안타깝다”며 “하루빨리 보험이 되어서 암투병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국혈액암협회 이철환 사무총장은 “중증 암 환자들이 비용 문제로 치료를 중단, 고민하는 사례를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치료가 시급한 암 환자들이 암 치료비가 아닌 암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은 혈액암협회가 항암 치료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했으며 약제비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암 환자와 가족 등을 대상으로 지난 9월 실시했다. 암 환자와 가족 총 157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으며, 남성이 71명(45%), 여성이 86명(55%)이었으며, 참여한 응답자의 78%(122명)는 40~60대로 나타났다.


신대현 기자 sdh3698@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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