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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자세에 따라 두통이 달라진다?”

건국대병원 통증클리닉 ‘자발성 두개내 저압에 의한 두통’ 치료


2주 전부터 시작된 두통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응급실을 방문한 32세 김 모 씨.
머리 전체에 나타나는 둔한 통증이 앉거나 서서 움직일 때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심해졌다. 목 쪽에도 통증이 나타나고, 약간의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 진통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누워서 쉬면 가라앉았다.

혹 무슨 병은 아닌가 싶어 병원을 찾아 MRI와 몇 가지 방사선 검사를 실시해보니 ‘자발성 두개내 저압에 의한 두통’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건국대병원 통증클리닉 신화용 교수(사진)는 ‘자발성 두개내 저압에 의한 두통’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증상
앉거나 서 있을 때 머리 뒤쪽에 묵직하고 둔한 통증이 나타나며 누우면 사라진다. 두통과 함께 목의 통증, 오심, 구토, 복시, 시력 혼탁, 눈부심, 청력 장애, 이명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지속 기간은 통상 2주~16주이며 그 이후 대부분은 자연 소실된다.

▲원인
뇌척수액이 감소하여 머리 내부의 압력이 정상보다 낮아져 생기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즉, 뇌 내의 뇌척수액 양이 감소하면 서거나 앉은 자세에서 두개골 내 뇌조직이 하강하여 통증에 민감한 다양한 지지구조물에 인장력을 가하게 된다.

이것이 기립성 두통과 함께 관련 임상증상(경부 통증, 오심, 구토, 복시, 시력혼탁, 눈부심, 청력장애, 이명 등)을 야기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 뇌정맥과 뇌정맥동의 팽창 역시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뇌척수액이 감소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크게 3가지 가설이 있다. 첫째는 맥락총에서 뇌척수액 생성이 감소한다는 설, 둘째는 지주막 융모에서 뇌척수액 흡수가 증가한다는 설, 셋째는 미세하게 찢어진 경막에서 뇌척수액이 누출된다는 설이다. 그러나 뇌척수액 생성 감소와 흡수 증가는 현재로는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뇌척수액의 유출은 경추부와 흉추부 사이의 경계나 경추부에서 흔하게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선천적인 지주막하 낭의 파열, 척추 신경근 게실의 파열, 척추의 부골, 척추 신경근의 외상성 파열 등이 있다고 한다.

▲발생 빈도
응급실에서의 진료 및 진단을 기준으로 조사된 2003년~2004년의 통계로 보면 발생률은 지주막하출혈의 50% 정도로 추정되며 이는 10만 명 당 약 5명 의 비율로 이러한 두통 환자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2006년 논문에서는 더 이상 드문 질환이 아니며 충분한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즉, 이러한 두통환자의 상당수가 아예 진료를 받지 않거나, 진료를 받더라도 진단이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더 많은 발생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과 남성의 비는 약 2:1 이며, 40세 전 후로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
진단 방법으로는 크게 뇌척수액 검사와 방사선학적 검사가 있다. 뇌척수액 검사 소견상 낮은 뇌척수 유출압, 백혈구의 증가 또는 정상, 단백량의 증가 또는 정상을 보일 수 있다. 방사선학적 검사로는 뇌조조영술, 자기공명영상, 컴퓨터 단층 척수 조영술 등이 있다.

최근 척수강 조영술과 방사선 동위원소 뇌조 조영술을 이용하여 뇌척수액의 유출을 증명하였으며 뇌척수액의 흐름을 볼 수 있는 가장 민감한 방법으로 뇌조 조영술이 제시되고 있다. 뇌조 조영술에서 지주막하 공간 밖으로 방사선 동위 원소가 축적되거나 지주막하 공간에서 방사선 동위원소가 급속하게 사라져서 방광에 조기에 보이는 것이 뇌척수액의 유출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그러나 자발성 두개내 저압 환자에서 뇌조 조영술로 뇌척수액 누출이 확인 된 예는 많지 않다. 이유는 뇌척수액의 압력이 낮은 상태에서 방사선 동위원소의 이동이 제한되어 있으며 발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치료
침상 안정과 수액 보충 등 대증요법만으로 대개 2~16 주 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진통제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신피질 호르몬이나 카페인 등은 다소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확실히 입증된 것은 아니다.

두통이 오랜 기간 지속되거나 조절이 힘든 경우 경막외자가혈액봉합술을 시행할 수 있으며 통상 시행 후 즉시통증이 소실된다. 경막외자가혈액봉합술은 뇌척수액이 누출되는 부위에 자기 혈액을 5~20ml 주입하여 누출 부위를 봉합하는 시술이다. 시술 부위별 주입하는 혈액의 양은 경추부에서 5~10ml, 흉추부에서 10~15ml, 요추부 15~20ml이다.

이 시술은 마취과 영역에서 경막천자에 의한 두통을 조절하기 위해 시행해오던 방법이다. 자발성 두개 내 저압과 경막천자 후 두통의 기전이 비슷하므로 자발성 두개 내 저압에 의한 두통환자에 적용하여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작용 기전은 경막에서 뇌척수액 누출의 봉합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막외혈액봉합술에서 두통의 호전 기전은 두 가지로 설명한다. 최초 급속한 두통의 호전은 유입된 혈액이 지주막하 공간의 압력을 높임으로써 증상이 호전된다는 것(hydrostatic or mass effect)이다. 차후에 오래 지속되는 치료효과는 혈액봉합술이 유출되는 부위를 덮어버리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뇌척수액으로 균형된 압력을 다시 회복한다는 것(sealing effect)으로 설명되고 있다.

경막외 혈액 봉합술에서 유입된 자가 혈액은 최초 혈종을 형성하면서 주위 경막에 압력을 가하고, 약 7시간이 지나면 이 응고된 혈액은 다시 용해되기 시작하여, 경막에 국소적으로 얇은 막의 형태로만 붙어 있게 된다. 그러나 심한 경막하 삼출 또는 출혈이 동반되는 경우 수술적 처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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