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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약물 주사로 탈모 치료한다고?

‘메조 테라피’요법 논란

최근 개원가를 중심으로 탈모증 치료에 급속히 활용되고 있는 ‘메조 테라피(Meso therapy)’의 효과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메조 테라피는 그간 비만 주름 통증 치료에 사용되면서 널리 알려진 시술법인데 이를 탈모증 치료에 적용한 것이다. 즉, 발모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탈모 증상이 있는 부위에 직접 주사해 치료효과를 얻는 요법이다.

이 시술법은 프랑스 등 유럽에선 오래 전부터 활용돼 왔지만 국내엔 2004년 처음 도입돼 개원병원 피부과나 모발 클리닉 등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학 병원 등 일각에선 과학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치료 효과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다. 게다가 일부 클리닉은 기존의 먹거나 바르는 약물 치료 혹은 모발 이식을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 치료법인양 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주 1회 두피 주사로 3∼6개월 지나면 머리카락이 난다?='메조'는 그리스어로 '중간'을 뜻한다. 신체는 태생기 때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으로 구성돼 있다. 모낭을 비롯한 피부 조직, 뼈, 지방, 근육 등은 중배엽에서 발생된다. 이런 중배엽에 해당되는 조직을 약물 주사로 자극해 그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이 메조 테라피의 기본 원리다.

메조 테라피를 활용한 탈모 치료에는 각종 영양성분(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과 혈관확장 및 혈액순환 개선제(부플로메딜) 등 모발 성장과 발모에 도움되는 50여가지 유효 성분을 혼합한 약물이 사용된다. 방법은 '메조건'이라는 특수한 주사 기구를 탈모 증상이 있는 두피의 진피층에 1㎜ 정도 깊이로 찔러넣어 약을 주입한다.

메조건은 주사액의 양이나 주사 깊이까지 조절 가능하기 때문에 통증이 거의 없고 두피가 시원한 느낌 정도의 자극을 받는다. 보통 주 1회씩 6∼10회 정도 시술받으면 탈모가 멈추는 것을 느끼고, 3∼6개월 후에는 새 머리카락이 자라는 것이 보인다는 게 시술 클리닉들의 주장이다.

서울 아름다운나라피부과 모발의학연구소 이영란 원장은 "특히 유전적 요인으로 앞 이마와 정수리 부위 모발이 가늘어져 있는 남성형 탈모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 3년간 탈모증 환자 8명을 대상으로 각 10회씩 메조 테라피 주사로 치료한 결과, 모발 직경이 앞이마에선 평균 24.3%, 정수리에선 20.8% 늘어났고 모발의 밀도(1㎠ 안의 머리카락 수)도 앞머리에서 13.7%, 정수리에서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초기 탈모에 효과…과학적 근거 부족 주장도=하지만 메조 테라피는 전체적인 대머리 치료나 탈모가 많이 진행된 경우엔 효과를 보기 어렵다. 모근이 살아있는 초기 탈모에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주사에 사용되는 약물의 배합과 주사 놓는 위치, 주사 깊이에 따라서도 치료 효과에 개인차가 따르며,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두피에 심한 염증 혹은 감염성 질환이 있거나 사용 약물에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시술을 피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학병원들은 메조 테라피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도입을 꺼리고 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유박린 교수는 "많은 개인병원들이 메조 테라피의 탈모 치료 효과를 주장하지만 그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 병원은 대부분 대조군(비슷한 탈모질환을 갖고 있으나 메조 테라피를 받지않은 집단) 없이 치료군의 결과만 보고하고 있어 실제로 탈모가 호전됐는지, 증상이 개선됐다면 그것이 메조 테라피 효과에 의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유 교수의 지적이다.

또 효능이 입증된 기존의 바르는 약(미녹시딜)보다 메조 테라피 효과가 우월한지, 비용 대비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등도 신중히 고려해 봐야 한다. 현재 메조 테라피 1회 주사 비용은 10만원선. 따라서 시술 클리닉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10회 주사에는 100만원이 드는 셈이어서 비용부담이 적지 않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