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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황금돼지 해’의 바램

밝아온 2007년 정해년(丁亥年)은 60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라고 부르면서 모두가 재복(財福)을 은근히 기대하는 것 같다. 그만큼 우리의 사정이 어렵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느 것 하나 신통한 구석 없이 기댈 것 조차 없다는 푸념이 한결같다.
 
의료산업이나 제약산업 역시 다를 게 없다. 의료계의 지난 한해는 연초부터 항생제주사제와 제왕절개율 공개 파장이 불거지더니 입원환자 식대급여화가 또 하나의 의료대란을 일으켰다.
 
특히 연말들어 임의비급여 논란을 비롯 연말정산 자료제출, 수가협상 결렬 등 보험정책과 관련된 제도적 악재들이 또 다시 의료계를 강타헤 대외적으로 의료불신을 일으키면서 대내적으로 의료경영을 위축시켰다.
 
이러한 시책변화는 의사사회의 갈등으로 이어져 전문진료과목을 버리고 진료영역의 한계가 불명확할 정도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 현상까지 빚어졌다. 그 결과 소아과 명칭 개정파동과 의사회장 불신임까지 제기되었던 점은 우리 의료환경이 얼마나 치명타를 입었는지를 단적으로 입증한 증거다.
 
제약산업의 지난 한해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정부의 각종 제도적 조치로 가장 충격이 컸던 해였고 그 파장은 바로 올해에 초특급 태풍으로 나타날 것이란 점에서 사상 유례없는 구조적 변수로 평가되고 있다.
 
그 중 가장 위협적 요소가 보험재정 안전화를 위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위시 한미 FTA 협상, 생동성 시험 파문 등이다.
 
이 3대 변수는 의약분업 환경에서 국내 제약기업의 목숨 줄과 같은 ‘아킬러스 건’이다. 다국적 제약기업에 비해 신약개발력이 거의 없는 국내 기업입장에서 제네릭 개발이 어려워지고 또 어렵게 개발했더라도 보험등재에서 규제될 뿐만 아니라 약가책정에서도 일방적 핸드캡을 받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신년 초부터 도입되는데 대해 제약업계에서는 이 제도가 국내 제약산업을 말살시킨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약가인하를 통해 보험재정을 안전화시키려는 정책기조 자체에 대해 법적 대응도 불사할 태세다.
 
이처럼 국내 의료산업과 제약산업은 정부의 무리한 건강보험시책에 의해 극도의 위기에 빠져있다. 이대로 계속 강행될 경우 정부는 두 산업의 퇴조와 선진국의 예속화를 자초할 우려가 크다.
 
요즘 개원의 들은 포탈사이트를 통해 의사가 된 것을 후회하는 글들을 올려 놓고 있고 개원을 포기하고 봉직의나 외국진출을 꾀하려는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서글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제약계 역시 올해안에 엄청난 중소기업이 퇴출 또는 도산될 것이란 추측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그 동안 정부는 국가성장 동력산업으로 의료산업과 제약산업을 선정하고 의료선진화계획을 범정부적 차원에서 추진해 왔다. 이 계획이 성공하려면 두 산업이 모두 기술과 인력, 자본면에서 육성 지원되어야 할 것임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주무부서는 보험재정의 안정화라는 명목으로 산업의 근간 자체를 옥죄이고 있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대통령직속 국무총리산하 의료선진화위원회는 이러한 현실을 과연 어떻게 보고 있을까?  ‘산업’과 ‘서비스’의 개념 정립부터 다시 원점에서 생각해 볼 일이다.
 
한편 의료계와 제약계 역시 이 어려운 위기국면을 모면하기 위한 ‘필사의 전략’이 요청된다. 요즘과 같은 심각한 경쟁상황에서는 ‘선택과 집중전략’만이 활로모색의 유일한 탈출구라는 조언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의료계는 다행히 금년에 의료기관 부대사업 자유화와 의료광고 완화 등 몇 가지 시책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일수록 살아남을 수 있는 ‘특화전략’이 요청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잘못된 시책에 대해서는 관련단체를 중심으로 한 적극적 대응이 한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올해 의료계는 경험했다. 의협이 주도했던 건강보험공단의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 법안 입법예고 저지, 한의사 CT 사용 불법 판결, 영양수액제 비급여 적용 등이 그 것이다.
 
올 해는 대선이 있을 예정이고 일부 의료인들은 정치세력화의 움직임도 벌써부터 보이고 있다. 지난해와 같이 내부 분열과 갈등 보다는 더욱 강력한 결속을 통해 막을 것은 막고 공동으로 해결할 것은 한데 힘을 모우는 예지가 그 어느 때보다고 요청되는 해일 것이리 믿는다.
 
‘황금돼지해’를 맞아 의료계와 제약계가 크게 발전하고 번영되기를 기원드린다. 의료계와 제약계의 정론지로 자부해 온 메디포뉴스는 올 해에도 업계의 활로모색과 번영을 위해 더 한층 분발과 직필, 그리고 땀을 흘릴 것을 다짐 하며 독자 모두의 건승을 거듭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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