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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IT

세계 진출한 ‘초저선량’ CT 보조 AI 기술, 국내서는 선택 못 한다

클라리파이, 올 2월부터 지멘스와 손잡고 세계 42국에 ‘CT 저선량-고화질’ 솔루션 판매 시작
국내서는 일부 병원에만 공급 중… 김종효 대표 “AI 제품도 환자들이 직접 선택해 쓸 수 있게 해야”

의료 AI 소프트웨어 기업 클라리파이는 CT 방사선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 기술을 국내 환자들이 직접 선택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5월 30일 클라리파이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종효 대표, 박현숙 사장, 박태철 전무이사가 회사의 발전 계획과 국내 AI 의료기기의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클라리파이는 2015년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종효 교수를 대표이사로 설립됐으며, 낮은 방사선량에서도 잡음을 없애 고화질의 결과를 얻게 하는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시장에 나섰다. 안전한 CT 검사를 위한 솔루션과 정밀의료 영상분석 솔루션이 주요 상품이다.

국내 유망 AI 의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꼽히는 클라리파이는 시리즈 A,B 투자 유치를 거쳐 올해 9월 시리즈C 투자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4년도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사업화 단계에 들어섰다. 올해 2월 세계 1위 규모의 CT 제조 및 판매 기업인 독일의 지멘스와 마켓플레이스 판매 계약을 체결해 세계 42개국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미국의 올해부터 시작될 방사선 절감 정책과 맞물려 대규모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리파이 박현숙 사장은 “지멘스와 2022년부터 1년 간의 철저한 확인 과정을 거쳐 올해 2월 계약을 체결했다. 지멘스도 저선량도 고품질 CT 기술이 있겠지만, 치밀한 검증을 거쳐 우리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클라리파이가 그만큼 우수한 기술력을 가졌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료보험청(CMS)이 지정한 국가의료 방사선량 관리업체인 Alarma imaging과 기술기업 파트너로 참여하는 계약을 추진한다. 미국은 CT 방사선 피폭량 조절을 통한 진료비 절감 효과와 암 예방 효과를 근거로, 방사선 저감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추후 참여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다른 영상분석 소프트웨어 회사는 고품질의 영상 판독 결과를 제공하는 뒤쪽 과정에 집중했다면, 그 이전 단계인 방사선량과 조영제 사용을 낮추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클라리파이의 차별점이다.


클라리파이 김종효 대표는 “저희 사업의 언멧니즈(Unmet Needs)는 정확한 진단이라는 이로움을 위한 의료기기가 방사선이라는 해로움을 발생시키는 것을 줄이는 것이다. 의료 방사선의 발암 확률에 대한 연구 결과와, 조영제 사용이 연간 2만 건 이상 부작용과, 5명의 사망을 발생시킨다는 보도도 있다”고 말했다.  

김종효 대표는 “처음에는 타겟팅을 잘 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거대 기업들이 수십년 연구를 했지만 못한 부분을 조그만 회사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고, 의사가 진단하는 기존 의료체계에 AI가 자리잡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개발단계와 임상시험에서 우수한 성과를 확인했고, 환우회와 연락을 통해 그들의 절박함을 확인하며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클라리파이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사업단이 지원한 임상시험에서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CT 품질 향상 성능을 확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제품의 성능을 발표한 논문에서는 67%까지 선량을 줄인 경우에서도 정확도와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B2B로서의 해외 시장 진출과 별개로 국내 시장에서 환자들이 클라리파이의 ‘CT 선량 절감 솔루션’을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김종효 대표는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성과가 입증돼도, AI 의료기기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소비자가 선택할 수 없다”고 했다.
 
김종효 대표는 “우리의 제품은 의사도 도와주지만 환자들의 두려움, 불안, 발암확률을 줄여주는 제품이다. 그런데 AI 제품의 경우에는 소비자 선택을 통해 비급여로 사용되는 트랙이 없으며, 추진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애초에 AI 의료기기를 정의할 때 ‘의사의 의료 행위, 진단을 보조한다’고 정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방사선 위해로 인해 걱정하는 환자들은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안전한 검사를 받고 싶은 니즈가 분명히 있다. 다른 의료재료 같은 경우에는 소비자의 선택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현재 AI 의료기기의 경우 그런 소비자의 선택권이 없으며, 사례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고려대병원, 서울삼성병원, 중앙대병원, 원광대병원 등 국내 다수 병원에서 클라리파이 제품을 활용 중이다. 하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방사선량을 감축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새로운 CT 장비를 도입할 때까지 CT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의 효율화를 위해서만 쓰이고 있다고 했다.

김종효 대표는 “우리나라는 아직 방사선 위해에 대한 규제가 없다. 의료기관에서 사용되는 검사 선량을 더 낮추기 위한 단계까지 나아가려면 병원에서 더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 과들이 합의를 해야되고, EMR 시스템에도 반영을 해야 되고, 모니터링 시스템과 안정화, 정착시키는 노력과 그에 대한 보상과 압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