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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른 생각이 모일 때 만들어질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간호법 대립, 요양급여비용 협상 등 의료계 현안들이 ‘정반합’을 이루기를

취재를 하면서 마주하는 여러 의료계 현안들이 어떤 방향으로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다양한 의견이 나오게 되고, 다양한 의견들 사이에 대립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쪽의 의견만 들으면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쉽고, 양 쪽의 의견을 다 듣는다고 해도 완벽한 중립의 입장에서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완벽한 중립은 없으며, 결정하는 사람의 경험이나 가치관에 의해 한 쪽으로 쏠리기 쉽다.

조선시대 황희 정승의 일화처럼 다투는 두 종에게 “네 말이 옳다, 그래 네 말도 옳다”며 말하고 넘어갈 수도 없다. 두 종은 하나밖에 없는 물건을 저마다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결국 누군가의 손을 들어줘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간호법을 제정하느냐 제정하지 않느냐, 수가를 늘리느냐 줄이느냐는 그래서 어렵다. 하나를 선택해야 할 뿐만 아니라, 법은 생기면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고, 재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 더 고려해야 할 것은 속도의 문제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고,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이 문제가 나중에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여기서 또 다시 생각의 차이가 적용된다. 어떤 사람은 심각한 후폭풍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당장 해결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지금 당면한 모든 문제들을 진지하게’ 마주해야 한다. 이 문제가 후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요한 한 가지 자세가 더 있다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꼭 무엇인가 달라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행 유지를 주장하는 입장에서도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말하는지, 문제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유지된 우리나라의 저수가 문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하지만 재정 상황이 극적으로 좋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입자(국민) 입장에서는 수가를 높이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

올해 수가 협상에서는 최종 밴딩 폭 결정 전 재정소위원회와 공급자 단체간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약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공급자와 가입자 간 생각의 폭을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물론 간담회를 통해 생각의 차이를 좁히는 명확한 소득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형식적인 자리에 그치지 않는다면, 이런 간담회가 추진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간호법이 제정되든 제정되지 않든, 현재 보건복지부가 진행하는 현장간담회와 간호정책을 통해 의료현장의 문제들이 개선돼 가기를 바란다. 오래 지속된 저수가 문제가 이번 수가협상 간담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를 바란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정반합’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혀 다른 2개의 의견이 만나더라도 토론을 통해 새로운 해답을 찾아가는 ‘정반합’이 다양한 의료계 현안들에 적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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