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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환자 안전을 위한 디지털 헬스, 기술 발전과 함께 고민 필요

진료정보교류(HIE), 의료 마이데이터, 전자의무기록 인증제 등 디지털 기술의 현황 및 방향 논의
대한환자안전학회 춘계학술대회 오후 세션 ‘환자 안전과 디지털 헬스’ 주제로 열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환자 안전으로 이어지려면 ‘환자 중심’의 정책 형성을 위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새로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환자안전학회가 5월 26일 서울아산병원 연구원 지하 대강당에서 제16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제2부는 ‘환자안전과 디지털헬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디지털 헬스는 현대 의료의 발전 방향이기도 하면서 방대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이에 세션에서도 진료정보교류, 의료 마이데이터 등 다양한 내용이 다뤄졌다.


성균관의대 데이터융합미래의학교실 양광모 교수는 ‘디지털헬스와 환자안전 증진 사례 : 의료기관 전원 시 필요한 환자안전’이라는 제목으로 진료정보교류 서비스를 소개했다.

진료정보교류란 진료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개인정보제공에 동의한 환자의 진료기록을 원하는 의료기관에 전자적으로 안전하게 송수신해, 의사가 환자 진료에 참조할 수 있도록 교류하는 서비스를 가리킨다.

양광모 교수는 “이천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의 진료정보교류를 통한 전원 전 정보 공유, 뇌경색 환자 치료 사례는 대표적인 우수사례다. 삼성서울병원에서도 파트너스센터를 운영하며 치료 기록이 있는 환자가 다른 병원에 방문시 동의를 받고 타 병원에 약물 및 영상 자료를 전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광모 교수는 “현재 정부 주도로 ‘마이헬스웨이’라는 환자 중심의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도 진행중이다. 디지털 헬스는 환자 안전을 증가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문헌 증거는 아직 부족해 관련된 연구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삼성서울병원 디지털혁신센터 차원철 교수가 ‘스마트병원은 안전한 병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병원에서 사용되는 여러 디지털 기술들을 소개했다.

차원철 교수는 “디지털로 하는 많은 부분이 환자 안전과 연결된 측면이 있다. 기술 자체에 결함이 있으면 환자 안전에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혁신센터는 기술이 프로세스에 잘 녹아들게 하고 잘 연결되고, 잘 흘러가게 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원철 교수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 삼성서울병원의 진료 대시보드 시스템, 환자 추적 시스템, 전자 침상카드 등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환자도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의료진도 일을 덜게 됐다.

또 야간에 운영되는 짐 운반 로봇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200kg 가량의 짐도 옮길 수 있는 로봇은 안전사고를 방지하고자 충돌 방지용 센서를 장착하고 사람이 적게 다니는 야간에 움직이며, 대시보드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

차원철 교수는 “기술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것을 선택해서 써야 한다. 선택의 기준은 환자 안전이 돼야하고, 사용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사고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 고민을 통해 더 좋은 사례들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정보의학과 이유라 교수는 ‘의료 마이데이터와 환자 안전’에 대해 발표했다. 앞서 첫 번째 발표에서 언급된 것처럼 금융 분야에서처럼 의료 분야에서도 환자 중심의 데이터 제공 및 이동이 추진되고 있다.

이유라 교수는 “마이데이터가 환자 안전, 비용 절감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까지 필요한 중간단계가 있다. 바로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디지털 문해력이다”라고 말했다.

마이데이터는 정보의 주체가 환자가 되기 때문에 의료인이 소외되거나, 과다한 정보를 처리해야 될 가능성이 있다. 또 디지털 문해력이 낮은 사용자의 경우 보안에 무관심할 수 있고, 이는 건강정보 보안의 취약점이 될 수도 있다.

이유라 교수는 “의료 마이데이터가 환자 안전으로 이어지기까지 건강 문해력의 체계적인 평가, 올바른 건강 콘텐츠 개발, 콘텐츠-임상 데이터 연계, 디지털 문해력 불평등 완화를 위한 교육과 지원, 쉬운 인터페이스와 그래픽 디자인, 건강 정보 시각화 지침 개발 등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한환자안전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이재호 교수가 ‘의료정보기술은 환자안전을 향상시키는가? 현황과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재호 교수는 “헬스 리터러시, 문해력 외에도 의료정보기술이 환자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항목이 상당히 많다. 디지털 헬스를 위한 WHO 세계 전략에서 볼 수 있듯이 논의를 통한 결정과 약속,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헬스 기술의 세계적인 도입 추세는 분명하다. 발표에 따르면, 유럽연합에서는 코로나를 거치면서 1차 의료기관의 전자의무기록 도입률이 97%가 됐고, OECD 24개국 중 16개국에서 환자가 자신의 기록에 접근 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조사인 2017년에 77%가 전자의무기록을 도입했고, 의료 마이데이터는 도입 중에 있다.

이재호 교수는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 등 디지털 기술에는 장점과 잠재적 위해가 함께 있다. 위해를 완화하기 위한 해법을 적용해야 하고, 근거, 디지털 건강이해능력, 정보격차, 사용성과 안전성 등 디지털 헬스의 도전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교수는 “현재 전자의무기록 인증제 항목을 보면 기능성 항목은 62개이며, 환자안전 항목은 11개이다. 그중에서도 필수 항목은 3개밖에 되지 않는다. 고위험약물, 용량과 용법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약물 위해 문제를 인증제를 통해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어 “의료정보기술/디지털헬스 기술이 환자안전을 향상시키는가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하며,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인증제나 마이헬스웨이 등의 정책 형성에 환자안전단체가 참여, 환자안전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