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기고] 대통령실·국회 외면 받는 노동개혁, 전공의들은 환영한다

대전협, 2030 전공의 대상 주64시간 노동개혁 선제 적용 요구

“더불어민주당과 국회는 병원 내 젊은 의료인 착취 외면 말고 즉각 36시간 연속근무 제도 개선,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제한 등이 담긴 전공의법 개정안 발의하라!”

“정부 여당 또한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전공의는 의사 0.5명) 추진해 원내 전문의 채용을 촉진하라!”

◆윤석열 정부 주64시간제 전공의 대상 즉시 도입 시 환영

정부가 주 최대 69시간 또는 64시간까지 근로할 수 있도록 ‘주52시간제’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히자 양대 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근로자의 연장근로 시간을 ‘월, 분기, 반기, 연’ 등 총량 단위에서 조정할 수 있으며, 과도한 근로시간 증가를 막기 위해 주64시간 상한 준수 의무 등을 부여하겠다고 한다.

아마도 노동시간 주 최대 64시간 제도를 유일하게 환영하는 직종은 코로나19의 최전선에서 뛰었던 바로 우리 전공의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우리는 주64시간제를 환영한다. 

2022년 12월 기준 전공의의 52%는 4주 평균 주당 80시간 초과 근무하며, 반수에 가까운 전공의들은 주2-3회의 36시간 연속근무를 감내하고 있다. 혹자는 전공의가 교육생과 근로자의 이중적 신분이라는 이유를 들어 주80시간 종용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이는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법원 또한 전공의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일관되게 인정한다. 근로 경험이 곧 수련이라는 관점에서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됨에 따라 근로자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우리도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아야한다.

백 번 양보해서 교육시간과 근로시간을 합쳐 주80시간을 적용 받는다고 치면 우리의 급여 조건은 정당하지 않다. 의사면허를 취득하고 전공의 외 어느 직종에서 최저임금(시간 당 1만원 수준)만 받으며 주80시간을 일하는가? 

의사 외에 다른 직종이더라도 이런 계약조건을 받아들일 직종이 있을까? 이는 공정한 계약이 아니며 실제로 공정한 계약을 위한 체결 절차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명을 하지 않으면 수련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실제로는 주80시간도 아니다. 4시간에 30분 단위로 휴게시간이 필요하나 우리 전공의들은 입원환자, 응급환자를 담당한다는 이유로 그런 것은 쳐 주지도 않는다. 그런데 임금 산정할 때는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시간에서 휴게시간은 칼같이 또 빼 버린다. 주80시간은 실제로 주104시간에 가깝다.

전공의라 수련 목적으로 주80시간도 짧다고 하는데, 그것은 우리 교육체계의 후진성만 보여줄 뿐이다. 젊은 의사들은 이제 그런 정보 왜곡에 이제 속지 않는다. 다른 선진 국가는 이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일부 젊은 의사들은 해외로 떠나거나 아예 수련을 받지 않는다.

미국도 전공의 최대 연속근무는 24시간으로 제한하며, 미국 전공의의 절반 정도는 주당 60시간 이하로 일한다. 유럽은 24시간 내 최소 11시간 휴식 보장, 야간 근무를 위해 24시간마다 8시간 근무를 제한한다. 일본은 의사 초과근무시간을 연 960시간(일부 분야는 1,860시간까지 연장 가능), 월 100시간 미만으로 제한한다.

소아청소년과 대란의 원인을 수없이 묻는데 사실 원인이 간단하다. 앞서 기술했듯이 상급종합병원 운영이 전공의 착취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근본 원인이다. 소아진료 대란이 벌어진 모 병원에서 4년 전 전공의가 주당 113시간 동안 일하다가 과로사로 사망했다. 

이것이 우연의 일치인가? 전공의를 착취해 운영하다가 전공의가 없으니 입원 및 응급환자 진료를 못 보겠다는 것이다.

전문의 중심의 진료가 진행돼야 하는 상급종합병원에 전공의가 없다고 국민 건강을 위한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안 된다니 이것이 말이 되는가? 

전문의 중심으로 진료가 진행됐다면 상급종합병원의 말도 안 되는 의료이용을 전반적으로 축소, 의료전달체계를 확립, 예산과 인력을 확충하자는 등의 대책이 이미 나와도 나왔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전공의를 갈아 넣어 침소봉대 했을 뿐이다. 

◆MZ세대 노조 환영
 
우리는 소위 MZ세대로 구성된 젊은 의사들이다. 합리성을 전면에 내걸고 등장한 새로운 노조연대(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의 등장 또한 환영한다. 그동안 양대노총은 우리가 주당 100시간씩 일하나 의사라는 이유, 정책 방향이 같지 않다는 이유 등 다양한 이유로 정작 우리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예컨대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 직역을 비롯한 원내 타 보건의료인의 근로조건 개선에는 집중하나, 정작 우리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 및 연속근무 제한,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제한 등의 요구사항을 내건 적이 없다. 

물론 우리가 조합원이 아니라는 이유가 가장 크지만, 가입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사실상 막혀 있다. 따라서 우리는 보건의료노조에도 현재는 공감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의사가 기득권이라는 거대한 편견 속에서 아무도 보호해주고 있지 않다. 우리는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정당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등장에 환영하며, 우리 또한 기설립된 대한전공의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수련병원 내 전공의 노동조합 지부설립을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의료인 총 근로시간 단축과 연속근무 제한 위한 법 개정 필요

우리는 의료인 총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시범사업 및 중기 계획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단기에는 전문의 충원을 바탕으로 하여 전공의 4주 평균 근무시간을 주당 64시간 수준으로 단축하기 위한 시범사업 시행을 요구한다. 

국립중앙의료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서울의료원 등 국공립병원에서 이를 선제적으로 도입하자. 정부가 새로운 파견수련을 추진한다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당연히 주52시간, 주24시간 제한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신규 의사가 지속적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높은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소아청소년과 포함) 병원급 의료인 연속근무를 전공의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24시간까지로 제한하고, 전문의를 추가 채용하여 근로 여건을 개선하자고 주장한다. 

미국, 유럽 및 가까운 일본의 경우 이미 의료인 연속근무를 최대 24시간으로 제한하는 등 관련 법률을 구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공의법 제7조 및 제9조의 개정을 통해 의료인 연속근무를 제한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전문의의 실질적인 추가 채용과 연계해 전공의 노동개혁을 즉시 시행하자. 

또한,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15명 내외 제한(법제화 등)을 통해 개별 전공의의 실질 업무 부담을 감소시키고, 적절한 수련을 위한 교육시간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전문의 채용을 유도하자.

◆원내 전문의 추가 채용 위한 예산 및 인력기준 개정

우리는 전담전문의 채용 위한 예산 및 인력 기준 마련 또한 수 차례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병상 대비 병원 내 전문의 수가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 OECD 평균 수준에 육박하는 기배출된 전문의(특히 소아청소년과)를 활용하여 병원 내 전문의 수를 확충해달라는 간단한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진정한 병원 내 노동개혁 아닌가 묻고 싶다. 

전공의가 부족한 것이 핵심 이유가 아니다. 오히려 저출생 시대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의 감축을 통해 미스매치를 줄이자고 제안한다.

소아진료 대란 해결을 위한 ‘전문의 중심의 중증의료체계 구축’을 위하여 수련병원 내 전문의 수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내 최소 병상 60개당 전담전문의 1명 수준으로 인력 기준을 강화하고, 의료법상 전공의는 의사 0.5명으로 인정하도록 개정하는 등 인력평가 기준을 강화할 것을 주장한다.

◆국회에 요구한다: ‘23년도 전공의법 개정안 즉시 발의 및 논의 촉구

이는 모두 국회와 정부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미 수 차례 토론자로 참여하고 정책제안서를 제출, 입장문을 밝히고 언론에 우리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으나 전공의의 처참한 근로여건 개선을 위한 법안 발의가 아직까지도 되지 않고 있다.

전공의 수급난을 겪고 있는 필수의료과에서 과로 경향이 짙다고 보고되고 있으니 이는 최근의 필수의료나 소아청소년과 진료 대란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그러니 국회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젊은 의료인의 처우 개선을 위한 법안 발의에 힘써줄 것을 호소한다.

2022년 12월 현재 주80시간 초과 근무하는 전공은 흉부외과(100%), 외과(82%), 신경외과(77.4%), 정형외과(76.9%), 안과(69.4%), 산부인과(65.8%) 순으로 보고되고 있다. 

정규 담당 환자 수 10명 초과비율은 흉부외과가 89.9%로 가장 높았고, 내과(88%), 신경외과(85.2%), 외과(83.7%), 응급의학과(82%) 순이다. 

당직 근무일에 온콜(on-call) 등으로 담당하게 되는 입원 환자 수가 100명을 넘는 경우는 전체 전공의 대비 17.6%로 보고됐으며 당직 근무에서 담당 환자가 50명을 넘는 과는 내과(75.5%), 외과(71.4%), 신경외과 (54.8%), 산부인과(37.9%) 순이다.

주80시간제를 하고 있는데 주80시간을 초과하는 전공의가 52%라는 것은 대체 어떠한 현실을 의미하는가? 2022년 12월 현재 전공의 57.1%는 기준에 따른 휴게시간(식사시간 포함)을 제공받지 못했다고 보고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54조에 따라 실질적으로 휴게시간을 제공받을 수 없는 경우 이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수련시간 산정 및 임금 지급 등에 반영이 필요할 것이다. 주80시간이 실질적으로 주104시간이니 이는 주64시간을 해도 주80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난 6개월 간 지속적으로 전공의법(제7조 및 제9조) 개정안 발의를 국회에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에도 24시간 연속근무 제한, 주64시간제 시범사업을 추진할 것을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국회 및 정부에 우리의 요구안이 담긴 각종 정책제안서를 이미 수차례 제출한 상태이다.

우리는 충분한 전담전문의 수가 병원급 의료기관에 확보돼야 국민들이 차별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가능하며 환자 안전 확보 및 근로여건 개선 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병원이 전문의를 채용하기 꺼려하고, 전공의가 주당 100시간 가까이 일하게 만드는 현재의 기형적 정책환경을 하루 빨리 개선해달라는 것이 우리의 주요 요구사항이다.

우리는 우리의 요구안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주당 100시간에 육박하는 전공의 근로조건 개선 요구안과 함께 의료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타 법안에 대한 광범위하고 즉각적인 저항을 포함한 추가적인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논의할 것이다.

*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