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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2] “코로나 유행해도 ‘감염병 전담병원’ 다시는 안한다”

손실보상, 정부가 일방적으로 감액…제대로 이뤄지지도 않아
병원장들 “정부가 약속한 지원 내용도 바뀌어…막대한 손실 감수”




코로나19 유행이 어느덧 3년차로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공공병원을 최대한 가용하는 한편, 행정명령과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유도 등을 통해 병상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자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했던 병원들은 ‘토사구팽’을 당하고 있으며, 손실이 극심해 병원 문을 닫아야만 할 지경이라는 하소연이 들려오고 있다.

이에 감염병 전담병원 형태로 참여했던 병원의 상황은 어떠하며, 어떠한 어려움 또는 문제점을 겪고 있는지, 코로나19 재유행 또는 타 감염병 유행 시 민간 병원들의 감염병 전담병원 참여 의향 등은 어떠한지 등을 살피기 위해 감염병 전담병원을 운영했던 병원장 3명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먼저 감염병 전담병원 형태로 코로나19 극복에 힘써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병원장님들과 의료진들 덕분에 코로나19를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코로나19가 재유행 또는 타 감염병이 유행한다면 이번처럼 감염병 전담병원을 또다시 운영할 생각이 있는지 묻고 싶다.

A병원장 다시는 감염병 전담병원을 운영하지 않을 거다. 처음에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돼서 시작할 때에 반대했던 주변 사람들을 “그래도 나라에서 하는 일인데”라고 설득했지만, 감염병 전담병원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경험들을 생각하면 나라에서 어떤 부탁을 하든 다시는 감염병 전담병원을 절대 하고 싶지 않다.

B병원장 적극적으로 감염병 전담병원을 운영하지는 못할 것 같다. 지자체에서 요구한다면 검토는 해보겠지만, 이번에 감염병 전담병원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아쉬웠던 점들에 대해 논의된 후라면 할 수 있겠으나, 그런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렵다고 생각한다.

C병원장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꼭 참여해야 하겠지만, 메르스와 코로나19를 거치면서도 아직도 감염병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잘 잡혀있지 않는 것 같다. 특히 이번에는 정권이 바뀌었는데, 신 정부가  前 정부의 탓을 하면서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던가, 前 정부와 협의가 되지 않는 등 업무의 연속성이 없는 상태로 보인다.

또한, 감염병 전담병원들은 환자가 없는 상태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데, 그 적자를 국가에서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병원의 생존과 관련이 있는 만큼, 누구도 참여하지 않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Q. 감염병 전담병원을 다시 하지 않으려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 그리고 감염병 전담병원을 운영하면서 느낀 어려운 점 등으로는 무엇이 있었나?

A병원장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이 굉장히 급하게 지정이 이뤄졌다. “환자 언제부터 받을 거냐?”, “빨리 받아라”, “환자 많이 받아야 한다”라고 계속 이야기를 해서 인력도 많이 뽑아놓고 최대한 빨리 준비를 끝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 특히 의료인력들도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것을 많이 꺼려 급여도 몇 배 정도 더 책정하는 식으로 준비했다. 

그런데 얼마 있다가 갑자기 일방적으로 병상을 축소하라는 통보가 왔다. 인건비도 문제지만, 뽑은 의료인력들을 마음대로 자를 수도 없어 채용 인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는데, 축소된 병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상도 없고 일방적으로 1~2일 전에 병상 축소하라고 해 어려움이 많았다.

또 ‘회복기 손실보상’이라는 것이 있다. ‘회복기 손실보상’은 감염병 전담병원을 운영하다가 일반 병원·요양병원 체제로 돌아왔을 때 힘든 것들을 도와주고자 마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지정 해제된 지 1달이 넘었음에도 어떤 기준으로 언제 손실보상을 줄 것인지 전혀 나와 있지 않아 당장 직원들 월급을 어떻게 줘야 할지 막막하다.

B병원장 처음에 감염병 전담병원을 시작하면서 받았던 공문에 나와 있던 ‘손실보상’을 설명하자면 시설·장비비와 감염병 전담병원 운영 준비비, 감염병 전담병원 운영 중 발생하는 진료비, 운영 종료 후 정상화 과정서 생기는 회복기 등 대한 손실보상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공사·시설·장비 비용은 감염병 전담병원 시작 전에 준비하면서 들어간 비용 수령에 5~6개월 정도 걸렸으며, 심지어 아직 받지 못한 병원도 있다. 또 진료비에 대한 보상은 거의 받긴 했지만, 청구금과 본인부담금 중 본인부담금에 대한 부분은 아직 받지 못한 상태다.

마지막으로 회복기에 대한 보상을 예전 공문에서는 진료비를 보장해주겠다고 했지만, 감염병 전담병원이 해제된 이후에는 진료비 감소 또는 의사 인력 수 감소 부분을 추가해서 임의로 감액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

더욱이 정확히 얼마를 어떻게 감액을 하겠다는 말도 없고, 그냥 임의로 이런 이유가 생기면 감액을 하겠다는 내용에 불과해 병원들은 어떻게 얼마를 감액할 것인지에 대해 알지 못한 상황에서 병원을 운영 중이며, 그마저도 4~5개월 후에 주겠다 해 실제로 받아봐야 얼마나 감액됐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감염병 전담병원 해제 이후 환자가 없어 의료진·행정직원들을 많이 고용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진료 손실과 회복기 손실보상을 감액하는 것은 불합리한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확보 병상에 대한 비용과 소개 병상에 대한 비용을 지급해 줘야 하나, 어떤 의논이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반으로 줄여버렸다. 의료진과 일반 행정직원들을 대대적으로 채용해 유지 중인 상태에서 4월 말에 210개였던 병상을 5월 초 105개 병상으로 줄인 것이다. 

그러면 줄인 105개 병상을 소개 병상으로 인정해줘야 하나 인정해주지 않았고, 일반 환자를 받으라는 말뿐이었으며, 병원은 일반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동선·공간 분리가 안 돼 적자를 볼 수밖에 없었다.

C병원장 우리 병원의 경우 2월에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을 받고 3월부터 운영했다. 이에 따라 시설·장비비가 2월에 투여됐다. 그런데 5월 감염병 전담병원이 해제된 이후에도 손실보상이 정확히 접수되지 않은 상태이고, 회복기 전 손실보상에 대해서는 언제 지급해주겠다는 정확한 날짜도 명기되지 않은 상태다.

감염병 전담병원 운영 중에 발생한 손실보상의 경우 매달 취합해 다음 달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었으나, 코로나19 환자 수가 줄어들면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손실보상 등을 줄여나갔다. 회복기 손실보상의 경우 처음에 약속했던 정부의 지원 내용들이 수시로 바뀌고 있으며, 방침이 정확하게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감염병 전담병원들이 일반 병원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또 축소 병상을 소개 병상으로 인정해 줄 수 없다는 지침 등으로 인해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으며, 더불어 기존의 소개 병상과 확보 병상에 대해 지원해 주겠다는 금액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협의 없이 지자체별로 수십 프로를 줄이겠다는 공문이 공고되는 기간들이 일주일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급박하게 전개됐다.

아울러 감염병 대응을 위해 채용한 인력들을 50%로 줄이라는 불가능한 상황을 강요해 직원들을 줄일 수 없었던 우리들은 그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