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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미국처럼 병·의원 방문하는 모든 환자에게 우울감, 자살 생각 질문해야”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 전국 의사 대상 우울증·자살 예방 학술대회 개최
미국의 Tang 교수, “자살자의 대부분이 죽기 전에 여러 가지 증상으로 병의원을 방문하기 때문”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회장 홍승봉 교수)는 5월 29일에 전국 의사들을 대상으로 우울증 치료와 자살예방에 관한 교육 심포지엄을 열었다. 

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20개 전문과 의사들 735명이 참여했다. 전체 의사 대상으로는 처음 열린 우울증-자살예방 교육이었고, 우울증의 병리, 진단, 치료 및 자살 위험성 탐색과 자살예방에 대하여 깊이 있는 교육이 진행됐다.

박건우 교수(고려대안암병원)는 우울증 환자를 진찰하는 방법에 대하여 발표했고, 홍승봉 교수(삼성서울병원)는 우울증의 약물 치료와 심리치료(인지행동치료)에 대해 강의했다. 

오후에는 최근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치매, 만성피로, 통증 환자들의 우울증 진단과 치료에 대해 발표됐다. 이은아 원장(해븐리병원)은 치매 환자의 우울증에 대한 SSRI 항우울제 치료는 우울증의 개선뿐만 아니라 기억력 등 인지 기능도 크게 향상된 사례를 발표했다. 

임태성 원장(임태성신경과의원)은 한국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보험 가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우울증 치료를 방해하는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임을 강조했다. 임태성 원장은 “우울증 치료가 잘 되고 있거나 치료가 종결된 경우에는 사보험 가입에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 치료가 필요한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 유병률은 10-20%로 50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우울증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보험회사들과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우울증 환자의 사보험 가입 불이익을 없애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Tang 교수는 자살위험의 진단과 예방 특별강연에서 매우 중요한 사실을 밝혔다. “미국에서는 전문과에 상관없이 병의원을 방문하는 모든 환자들이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에 의무적으로 우울감과 자살생각 여부에 대답하게 돼 있다. 이때 우울감 또는 자살 생각이 발견되면 바로 우울증과 자살 위험성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여 적절한 조치를 하게 된다. 반면 한국은 90% 이상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가 병의원을 방문할 때 우울감과 자살 생각을 물어보지 않는다”며, “미국과 비교할 때 한국은 우울증과 자살 위험성의 조기 발견을 위한 아무런 대책과 체계가 없고, 이러한 무대책이 지난 17년간 한국의 자살률이 OECD 1위인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목했다.

Tang 교수는 “미국에서 병의원을 방문하는 환자에서 자살 생각이 발견된다면 예방조치가 얼마나 긴급한지, 좋아지길 기다려도 되는지 안 되는지를 판단해서 대책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자살 생각이 있는 사람에게는 항상 다른 사람을 해칠 의도가 있는지 꼭 물어보게 돼 있다. 예를 들어서 가족과 함께 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든지 가족을 두고 나 혼자만 죽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홍승봉 회장은 “자살을 예방하면 타인을 해치는 것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는 꼭 알아야 한다. 미국과 같이 한국도 병의원을 방문하는 모든 환자들에게 우울감과 자살 생각을 물어보는 진료 체계를 빨리 구축하고, 여기서 발견되는 자살 위험성이 높은 사람에 대한 국가적인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럼 한국의 자살률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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