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중론, 단계적 일상회복 전 단계 퇴보”

당분간 확산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 우리나라 중환자의료체계, 의료적·정책적 고려 매우 부족

추가접종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이상 당분간 코로나19 확산 정도는 지속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과 함께, 중환자·사망자가 계속 증가하면 단계적 일상회복 전 단계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중환자의학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1일 학회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코로나19 확진자와 중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장비나 인력 확충 등 중환자 의료체계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환자가 폭증하게 되면 추후에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거라며 현재 의학계에서는 단계적 일상회복 전 단계로 퇴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코로나19 TFT 홍석경 위원은 “추가접종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당분간 확산 정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회적·경제적 부분을 고려해야겠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전 단계로 퇴보해야 한다는 것이 의학계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5000명대를 기록했으며, 위중증 환자도 700명대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의 국내 유입도 확인되면서 방역의료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같은 TFT 박성훈 위원도 본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잠정 중단해야 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은 저희가 말씀드릴 시기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중환자실 부족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생기고, 사망자가 증가한다면 거리두기 강화 등의 조치들이 다시 필요할 수 있다고 본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중환자에 대한 의료적·정책적 고려가 매우 부족한 의료체계여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는 자조 섞인 말도 나왔다.

학회 코로나19 TFT 서지영 위원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환자실은 격리용, 1인용이 아니라 오픈된 형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구조 하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버텨낼 수가 없다”라며 “의료인력도 우리나라와 경제수준이 비슷한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아주 적은 비용이 투입됐다. 일본의 경우 중환자 전담 간호사나 중환자의학 전문의가 24시간 중환자실을 지켜야 하는 등의 기준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처음 상급종합병원 기준을 만들 때 중환자실에 대한 기준이 전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해외 선진국들은 지금 우리나라가 코로나 중환자 치료를 위해 투입하는 중환자 의료인력들을 평소에도 투입해왔다”라며 “우리나라는 그런 여력이 없어서 환자가 폭증했을 때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적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 위원은 “앞으로 정부가 중환자의료 정책에 더 관심을 갖고 적어도 중환자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전 방역조치로의 회귀는 없을 거라던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결국 수도권 일상회복 일시중단 카드를 긴급히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전해철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수도권 지역의 사적 모임 규모와 식당·카페 미접종 방문 인원 축소, 방역패스 적용 대상 확대 등을 포함하는 추가 방역강화 조치방안을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논의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일 위원회를 열어 의료계와 소상공인들의 의견을 모아 위원회 검토와 중대본 회의를 거쳐 이번 주 중 방역강화 조치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