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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의료정책연구소는 의협의 병참기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이 우리나라 보건의료 정책 추진 선도를 의협이 해 나갈 수 있도록 보급병참기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우봉식 소장은 지난 1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20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의 의료정책연구소 역할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우 소장은 “의정연은 의협의 씽크탱크로써 보건의료 정책 전반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와 조사를 수행, 정책 추진의 근거를 제시하는 등 보건의료 정책을 선도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며 “군인이 최신 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강군(强軍)의 기초가 되는 것처럼 연구소도 의협 집행부가 정부나 국회를 대상으로 최상의 전략으로 정책을 추진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하 질의응답 정리.


◇의협 씽크탱크인 의료정책연구소장에 부임한 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의 소감과 함께 연구소를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예정이신가요?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투쟁 이후 대정부 협상 과정에서 논리와 근거의 부족을 절감한 이후 의협 대의원총회에서 대한의사협회의 씽크탱크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며 2002년 창립된 보건의료정책 연구 조직입니다.


그동안 연구소는 이러한 대의원총회와 회원들의 성원에 부응하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많은 연구 성과를 축적하게 됐습니다. 저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수선대후(守先待後)의 자세로 지난날 연구 성과의 토대 위에 정책의 열매를 거두는 의사협회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특히 4차산업혁명을 맞아 보건의료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보건의료체계의 효율성과 의사의 직업적 안정성이 조화롭게 융합될 수 있도록 글로벌헬스케어 동향에 맞게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동안 의료정책연구소의 조직과 업무에 대해 충분히 파악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시점에서 연구소의 부족한 점, 개선 점을 세 가지만 말씀해주십시오.


연구소의 장점으로는 첫째, 전문가 단체 최초로 지난 2002년 정책연구소를 개설해 다양한 정책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특히 현실 의료상황에 기초한 의료정책연구의 이론과 실증적 분석, 13만 회원의 협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장 중심 보건의료 정책조사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대한민국 유일의 연구기관입니다.


둘째, 의료정책연구소는 국내 최정상급 전문직 단체인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의 정책 논의 및 피드백을 통해 2002년 설립 당시에 비교해서 더욱 탄탄한 연구 역량을 갖춘 명실상부한 최고의 보건의료정책 산실이 되고 있습니다.


셋째, 의료정책연구소는 규모가 작은 조직이다 보니 구성원들 전체가 협회의 지향점에 대한 이해와 열정이 높은 공동체적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적은 숫자와 부족한 예산이지만 불리한 여건과 환경을 뛰어넘는 성과를 발휘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소의 부족한 점을 꼽으라면 첫째, 인력과 예산의 부족을 꼽겠습니다. 국가의 주요 보건의료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경우 연구원 숫자가 선임연구위원 12명, 연구위원 43명 등 연구원만 133명에 이릅니다. 거기에 비해 의료정책연구소는 연구원이 12명에 불과합니다. 연간 예산도 20억 남짓에 불과ㅙ 다양한 주제에 대한 연구 수행에 필요한 예산이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둘째, 연구소의 조직 체계가 합리적이지 못합니다. 연구팀 구성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팀을 구성해서 운영해 오다 보니 좀 산만한 구조입니다.


셋째, 연구원들에 대한 평가 기준이 모호합니다. 평가 기준이 명확하고 정량적 평가와 정성적 평가가 조화를 이룰 때 연구에 대한 동기가 부여됩니다. 그러나 현재의 평가 기준은 자의적 평가 소지가 상당부분 있습니다. 이 부분도 고쳐가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자료가 의협의 대정부 의견 제시를 위한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정부는 의협의 연구소 자료에 대한 신뢰도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는지요?


의사는 직업 중에서도 직업윤리가 특히 강조되고 있는 직종입니다. 또한 의사들은 수련교육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근거중심의학 연구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이러한 의사의 특성 때문에 의료정책연구소 또한 철저히 근거중심의 연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만일 자기중심적이고 편향적인 관점의 연구를 한다면 그 결과물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의료정책연구소의 연구 결과물은 행정부와 국회 및 각급 기관 등에 정기적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국가 보건의료정책 수립시 자주 인용되는 등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소장에 따라 운영 방침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원의였던 이용민 소장은 ‘친회원 정책연구’를 표방하며 실시간으로 도움이 되는 현안 연구에 주력했고, 대학교수였던 안덕선 소장은 즉시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을 바라는 현 구조를 지적하며 자유로운 연구와 논리적인 정책 생성을 위한 중장기 연구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소장의 출신에 따라 연구소 운영체계와 연구방향이 달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연구소장이 개원의면 개원의의 관점과 지향점이 있을 것이고 교수 출신이면 교수의 관점과 지향점이 있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관점과 지향점을 경험하면서 연구를 하다보면 연구원들의 연구 역량이 오히려 더 배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개원의 출신인지 교수 출신인지 보다 연구에 대한 창의적 기획과 공정한 평가 기준, 특히 무엇보다도 연구원들의 연구 역량을 최고조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소장의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안 중심의 연구와 중장기 과제 중심의 연구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심사평가연구원의 경우도 현안과 중장기 과제 비중이 60 대 40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현안과 중장기 과제에 대한 연구 수행을 균형감있게 잘 다뤄 가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의료정책연구소는 내년 대선을 대비해 의사회원과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보건의료정책제안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와 함께 정책제안 중 소개할 만한 내용이 있다면?


연구소에서 주도한 정책제안서는 과거 협회 사무처에서 주도한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첫째, 금번 연구소의 정책제안서는 사상 최초로 회원 및 국민의 의견 수렴과 의협 상임진, 자문위원을 대상으로 한 두 차례의 토론회 등 공론화 절차를 거쳐 작성된 제안서라는 점입니다.


추후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치면 13만 회원의 대표기관인 의사협회의 공식 의견으로 확정되고 정책 추진의 힘을 가지게 됩니다. 이 부분은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둘째, 과거 정책제안서가 협회 직원들이 의사의 관점으로 작성한 내용을 중심으로 수용성이 떨어지는 현안 위주의 정책 제안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면 이번 정책제안서에는 각 후보 진영의 관점에서 국가나 사회의 관점에서 좀 더 수용성이 높은 국민들의 실생활과 연관이 있는 실질적인 제안들로 준비돼 있습니다. 


셋째, 과거에는 정책제안서를 만들어도 각 당에 전달하는 과정이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좀 빈약한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정책제안서는 여야의 대선 후보자들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각당 중진 등에게 직접 브리핑하는 과정을 통해 좀 더 강력한 정책 추진의 동력으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국민소득 증진과 더불어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대한의사협회의 씽크탱크로써 국민 생명과 건강, 의사의 진료권과 관련된 보건의료 정책 전반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와 조사를 수행해 대한의사협회의 정책 추진의 근거를 제시하는 등 보건의료 정책을 선도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협회 현안에 대해 직접적 개입을 하기 보다는 협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주된 업무입니다. 군대로 말하자면 보급병참기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군인이 최신 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강군(强軍)의 기초가 되는 것처럼 연구소도 의협 집행부가 정부나 국회를 대상으로 최상의 전략으로 정책을 추진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주된 임무입니다.


이러한 연구소의 특성을 잘 이해해 주시고 회원 여러분께서 연구소에 대한 지속적인 사랑과 지지를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