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설치, 여·야 찬반 ‘팽팽’

與, 6월 국회서 반드시 통과돼야 천명 野, 소극적 의료행위 우려 신중한 접근 필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의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의료법 개정안 심사가 23일로 예정된 가운데 여야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는 법안에 대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1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의료사고를 줄이고 진상을 규명해 내기 위한 취지에는 동의한다”며 “다만 저는 사회적으로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수술실 CCTV로 의료행위에서 의사들이 굉장히 소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며 “과연 국민 건강에 긍정적인 방향성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좀 더 청취해 보고 입장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6일 이철희 정무수석접견 후 언론과의 대화에서도 “찬반을 지금 굳이 언급하기 보다 숙성될 필요 있다. 신중론이다”라며 “법안 내용보다 이런 식으로 입법 내용을 찬성하면 선, 반대하면 악이라는 식으로 야당을 대하는 것은 앞으로 용납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생각과 달리 여당은 6월 국회 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호중 원내대표는 “국민 10명 중 8명이 찬성하는 수술실 CCTV 설치법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유령수술, 의료사고 은폐, 수술실 내 각종 범죄를 막겠다”고 말했다.

강병원 의원 역시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을 마무리 지을 때가 됐다”며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바로 CCTV이다. 환자 생명을 위해 최선을 다 하는 의료진 권리를 지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의 입장이 전해진 후인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더욱 강도 높은 발언들이 쏟아졌다.

강병원 의원은 “신중이란 것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겠단 것”이라며 “약자의 고통과 차별로 인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외면하는 것이 이준석 대표가 강조하는 공정이고 능력주의냐”라고 말했다.

백혜련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태도를 보며 왜 법적으로 필요하고 가능한지 알려드리겠다. 수술실내 환자는 어린이집 영유아와 다를 바 없다. 몸을 가눌 수 없고 마취로 의식 없다”며 “의료기관의 고의 과실에 따른 의료사고, 범죄행위,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나아가 국민 생명권을 보호하는 것은 중대한 공익으로 봐야 한다”며 위헌소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해 연일 성명서를 쏟아내고 있는 의료계의 관심이 23일 소위 결과에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