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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급여 설명, 의료현장 의견 지속적으로 수렴할 것”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장용명 개발상임이사 인터뷰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가 의원급까지로 확대되고 비급여 사전 설명제도가 도입되는 등 올해들어 정부의 비급여 관리 정책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제약업계는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시행, 의약품 경제성 평가 지침 개정 등 변화되는 정책환경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전문기자협의회는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주 본원에서 장용명 개발상임이사를 만나 정부의 비급여 관리 방안과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등 소관 주요업무에 대해 들어봤다.


◇개발상임이사 취임 후 3개월이 지났다. 취임소회는.


저는 두 가지 관점에서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공감과 소통을 위한 노력입니다.


임원 업무의 대부분이 소통하는 시간이며 조직문제의 대부분이 소통장애로 발생합니다. 소통을 잘하려면 상대방의 눈으로 보고, 그들의 언어로 말해야 합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야 합니다. 그 중 한가지로 업무지식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둘째, 업무는 효율적으로 하되 업무완성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심평원 모든 부서가 마찬가지겠지만 정책지원파트도 일이 굉장히 많다는 것입니다. 최근 트렌드가 워라벨인데 잘 지켜지지 않고 있고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굉장하다는 것입니다. 워라벨이 실현되려면 워크 즉 일의 생산성을 높여야 만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일을 벌리기 보다는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면서 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형화할 수 있는 부분은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기술적으로 해결하고 직원들은 보다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기획상임이사 소관 업무를 주로 담당해 왔는데 개발상임이사에 지원해 취임하게 됐다. 많은 업무를 추진하겠지만 올해 좀 더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업무가 있다면 무엇인지.


임원은 특정분야의 스페셜리스트이기 보다는 제너럴리스트로써 산과 숲을 보면서 전략적사고와 소통과 조정능력이 요구되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저의 업무수행 경험과 지식은 제가 개발상임이사 업무를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각 부서는 보장성강화정책 등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몇 가지 소개를 해드리면 첫째, 비급여관리강화 정책의 차질 없는 수행입니다.


비급여 가격정보 공개 대상기관(약 4000개소→7만개소)과 항목(564개→615개) 확대, 표준화, 비급여 진료내역 보고체계 도입 등 일련의 비급여 관리강화업무를 적기에 차질 없이 수행코자 노력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의료계의 행정부담 감소와 자료제출 편의성을 위해 내부시스템을 개선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용어선택, 항목표준화를 위해 시민참여위원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입니다.


둘째, 혁신적 의료기기(술) 보험등재 관리체계 마련입니다.


최근 인공지능(AI) 및 디지털치료기기 등 새로운 융합기술의 개발이 다변화 및 가속화되고, 제외국에서도 제도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어 혁신적 의료기술 관련 건강보험 등재에 대해 체계적인 준비 작업을 통해 정부정책을 지원코자 합니다.


이를 위해 급여등재실, 혁신연구센터, 심사평가연구실 등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곧 구성·운영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의료 및 산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많이 청취할 예정이니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셋째, 재평가업무의 효율화 방안마련입니다.


재평가업무는 예비급여, 의약품 급여적정성, 치료재료 등 여러 업무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대상 항목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평가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마지막으로 개발상임이사 소관 정책지원부서의 총괄기획기능 강화입니다.


조직전체 차원에서는 기획조정실에서 담당하겠지만 개발상임이사소관 8개부서의 기획총괄기능을 강화해 유기적인 협조와 업무효율화(민원응대 개선 등)를 이루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기위해 급여전략실 내에 팀장 등 담당인력을 구성했습니다.


◇최근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지침’ 개정으로, 비급여 고지 의무가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됐다. 의원에서 잘 이행되고 있는지 감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비급여 고지의무’는 2010년부터 모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된 제도이며, 올해부터는 비급여 고지양식 및 작성원칙 준수규정이 기존 병원급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됨에 따라 의원급에서도 비급여 고지양식 및 작성원칙 등을 준수해야 합니다.


우리원은 비급여 고지제도 개정사항에 대한 인지부족 등으로 의원급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홍보 등을 시행하고, 고지양식 작성 등에 대한 지원서비스를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한 의원에서의 고지양식 미준수 기관이 확인될 경우 복지부에 보고해 위반사항을 시정토록 할 예정입니다.


◇진료 전 환자에게 비급여 제공항목과 가격을 설명하는 사전 설명제도가 도입됐다. 제도 실효성 확보를 위한 심평원의 역할은 어떤 게 있을지.


비급여 관리제도는 비급여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국민들의 합리적인 의료 선택을 돕기 위한 것으로, 환자‧소비자단체 등에서 의료기관내 단순 가격 고지만으로 환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비급여 진료 전 사전설명제도’를 시행하게 됐습니다.


제도시행 과정에서 의료계 의견을 함께 고려해 행정부담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마련했고, 제도 실효성 확보를 위해 국민들이 제도를 인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매년 시민‧소비자단체와 협력해 ‘비급여 이용 실태조사’ 등을 통해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의료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제도 운영상 문제점 등을 개선하겠습니다.


◇의협 등 의료계에서 환자중심으로 개편된 2021년도 요양급여 적정성평가계획을 두고, 수가 개선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가 개편 방향과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계획을 설명해 달라.


우리원에서는 건강보험종합계획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함께 의료기관의 적정진료행위를 보장하고 이에 대한 적정수가 보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수가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체계의 성과향상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영역간․항목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저평가됐거나 인력투입에 대한 보상이 미흡한 영역을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의료법, 환자안전법 등 관련 법개정과 함께 의료기관의 전문인력 확보 및 인프라 확충에 대한 보상을 위해 입원환자 안전관리료, 입원환자 전담전문의 관리료, 응급의료수가, 야간간호료 등 지속적인 수가개선을 해왔습니다.


향후 노인·아동·장애인 등 의료취약계층 의료서비스를 확대하고, 적정진료에 대한 적정수가 보상을 강화해, 안전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과목별, 분야별로 균형있게 제공될 수 있도록 의료계와 소통하고,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면서 수가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비급여 파악은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또 비급여에 대한 가격관리를 어느 정도 범위에서 시행할 것인지, 비급여 관리 계획에 대한 설명해 달라.


지금까지 ‘비급여’는 급여와 달리 전체 항목이 목록화돼 있지 않고, 의료기관마다 명칭·코드를 각각 다르게 사용해 왔습니다. 우리원에서는 지난해 약 2만개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자료 140만건을 대상으로 표준화 작업을 거쳐 목록화를 완료했습니다.


올해는 의료계와의 협의를 거쳐 비급여 의료행위·치료재료·약제가 포함된 ‘비급여 목록 파일’을 생성하고, 이를 의료기관에 제공해 의료현장에서 표준화된 비급여 분류와 명칭·코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비급여는 의료소비자와 공급자간의 ‘자율가격’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적정 비급여 공급과 합리적인 의료이용을 돕는 최소한의 제도를 운영했습니다. 지난해 발표된 ‘건강보험 비급여관리강화 종합대책’에서는 비급여 과잉진료나 비용 부담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우리원에서는 ‘건강보험 비급여관리강화 종합대책’의 12개 추진과제 중 9개 과제의 실행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약평위는 지난해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시작으로 기등재 약제들에 대한 적정성 재평가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최근 5개 약제(비티스 비니페라(포도씨 및 포도엽 추출물)/아보카도-소야/은행엽엑스/빌베리건조엑스/실리마린)가 확정됐는데, 중점적으로 어떤 부분을 살펴보는지, 5개 약제는 어떤 순서로 검토가 이뤄지는가.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임상적 유용성이 없는 약제의 오남용 및 이로 인한 건보재정 낭비를 막기 위해 시행하는 것으로, 제1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포함돼 있습니다.


올해 진행될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외국의 급여현황, 청구금액, 정책적·사회적 이슈사항 등에 따라 건강기능식품과 혼용되는 5개 성분을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임상적 유용성, 비용 효과성, 사회적 요구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평가할 예정입니다.


특히 임상적 유용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것이며, 대체약제와의 비용효과성 비교, 재정영향, 의료적 중대성, 환자의 경제적 부담 등을 함께 검토할 것입니다.


제약사 및 학회,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검토해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등에서 심의되며, 5개 약제의 평가는 동시에 진행하고자 하나, 검토 상황에 따라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9년 만에 의약품 경제성평가 지침이 개정됐다. 정책에 대한 의미와 이에 따라 구체적으로 변화되는 내용은 무엇인지.


경제성평가 지침은 효과가 개선된 신약의 경제성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으로 제약사가 평가 자료 제출 시 필요한 항목에 대한 구체적인 작성 방법을 제공합니다.


심평원에서는 2006년 선별등재제도 도입 시 경제성평가 지침을 마련했으며, 2011년 12월 국내 현실을 반영해 지침을 개정한 바 있습니다. 2021년 개정된 경제성평가 지침에서는 최근의 평가방법론을 반영하고, 국내에 축적된 경험 및 현실을 반영한 세부 평가 기준을 구체화했습니다.  


심평원은 이번 경제성평가 지침 개정을 통해 평가 자료의 예측가능성 및 효율성을 높이고, 평가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기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개정 과정에서 기존 평가내용 등을 공유하는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침을 보완해 나갈 계획입니다.


주요내용을 말씀드리면, 분석관점을 보건의료체계관점으로 변경해 직접의료비용이 아닌 비용(교통, 시간비용 등)은 기본분석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는 의사결정자의 관심사를 고려하고 보건의료체계 밖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자한 것입니다.


또한, 할인율을 5%에서 4.5%로 하향조정했습니다. 이는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시장금리 및 경제성장률 하락 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정한 사회적 할인율에 근거해 마련한 결과입니다.


분석기간에서는 관찰기간을 넘어 효과와 비용을 장기간 외삽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불확실성의 영향을 확인 및 점검할 수 있도록 했고, 분석기법에서는 비용-효용분석(CUA)을 선호함을 명확히 했습니다.


분석대상 인구집단 관련, 세부집단분석에 대한 지침을 신설했으며 비교대상 선정과 관련, 시장점유율에 의해 결정된 약제와 비교하는 기존 원칙 외에 임상시험에서 사용한 비교대안이 양질의 근거로 뒷받침되는 경우 이를 고려할 수 있는 지침이 추가됐습니다.


효용, 건강관련 삶의 질의 경우 건강상태의 질 가중치를 추정하는 다양한 방법 중 간접측정을 선호함으로 좀 더 명료하게 했으며, 산식활용, 직접측정, 다른 문헌으로부터 인용하는 경우에 대해 세부 지침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기존 지침에 있던 재정영향은 약제결정신청서의 제출항목에는 포함하되 지침개정안에서는 삭제됐으며, 효과추정 방법 및 진단검사 동반약제에 대한 지침이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지난해 말 부임후 약사회, 제약바이오협회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안다. 향후 유관기관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위해 어떤 방안을 고려하고 있나.


앞서 말씀드린 공감과 소통을 위한 노력은 내·외적으로 모두 적용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많이 듣고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개선해야할 사항은 없는지, 혹시 현장의 변화를 모르고 법과 규정만을 따지는 것은 없는지 등을 살피겠습니다. ‘업무는 효율적으로 하되 업무완성도는 높이고자 하는 것’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약, 의료기기분야 경험이 많지 않고 현장을 잘 모른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는데 저의 이런 단점이 배우면서 상대방의 시각에서 보고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서 객관적으로 접근하기엔 오히려 장점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