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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공보의들의 방역현장

의정연, 공보의들 방역 관련 의사결정 프로세스 배제 지적
김형갑 회장 “단순히 정치행정에 동원되는 듯한 느낌”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코로나19 상황 속 공중보건의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 및 적정한 보상 방안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김형갑 회장은 공보의들을 단순히 행정편의적으로만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닌 방역 업무 프로세스 결정에 가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이하 의정연)는 지난 13일 ‘국가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공중보건의사의 역할과 활동 및 지원방안 연구’ 정책현안분석을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활약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들을 집중 조명했다.

이와 관련해 공보협 김형갑 회장은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위기상황에 따라 공보의들의 업무영역도 계속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공보의들이 생활치료센터 지원이나 치료인력으로 많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인데 다른 직역에서도 수당 문제가 나오면서 보상이 동결되거나 내려가는 상황이 됐다”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상황이다. 물론 현장 자체는 초반에 비하면 혼란은 많이 줄어들었는데, 아무래도 역시 좀 춥고 이러다 보니까 아직 가끔 혼란을 겪기도 한다”고 전했다.

의정연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에 투입된 공보의들은 업무 수행 중에 높은 감염의 위험과 정신적 고통(두려움과 소진, 상실감, 상대적 박탈감, 스트레스 등)을 겪었으며, 방역 관련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 배제, 의사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행정 관계자와의 의견 대립 및 마찰, 명확하지 않은 업무 지침 강요, 지원과 교육 부족, 적정한 보상 미흡, 인권 침해 등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정연은 “코로나19 방역에 투입된 공보의들은 대부분은 적정한 직급이 부여되지 않은 신분상의 제약으로 방역에 가장 핵심적인 의료인력인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로서의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면서 “방역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행정관계자들로부터 현장과 괴리가 있는 중앙에서 내려오는 지침을 일방적으로 강요당함으로써 방역 업무를 수행하는 것보다 행정관계자와의 마찰이 공보의들에게 더 정신적인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 방역에 투입된 공보의들은 업무수행에 대한 정당하고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며 “모집 및 파견의 주체가 어디냐에 따라 보상을 받지 못하는 공보의도 있었고, 금액에도 차이가 있었으며, 검체 채취라는 가장 위험한 업무를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당을 지급한다는 이유로 위험수당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 회장은 의정연이 지적한 바와 마찬가지로 실제 공보의들이 방역 관련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 배제되거나, 행정 관계자와의 의견 대립 및 마찰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김 회장은 “지자체에서도 이 사람들(공보의들)이 의사라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데 이 사람들의 말을 정확히 들어야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은 것 같다”며 “조언을 듣고 이게 적절한 방역조치라고 판단되면 원활하게 협조가 되어 잘 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마치 군대에서 보도블록 벗기고 다시 까는 것처럼 단순히 정치행정에 동원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도 있다”고 털어놨다.

적정한 보상 미흡 부분에 대해선 “코로나19 상황이 장기전으로 가면서 지금까지는 급하게 만들어진 수당체계에 움직이느라 (적절한 보상을) 못 받거나 빠지는 부분이 많았는데 다시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며 “그리고 앞으로도 전염병 사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수당부터 시작해서 지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업무 프로세스상의 배제가 되는 등 (공보의들이) 행정편의적으로만 움직이지 않게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 보건소만으로 접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민간 의사들이 다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특히 백신이 여러 종류가 들어올 텐데 화이자의 경우 취급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그것이 과연 보건소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해봐야 할 것 같고, 가능하면 공보의와 같이 국가에서 고용하는 의사뿐만 아니라 민간의 의사들이 다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만들어야지 빠른 시일 내에 접종이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정연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공중보건의사의 역할과 지원방안’이라는 주제로 오는 28일에 의료정책포럼을 개최할 예정인데, 김 회장도 이 자리에 참석해 공보의들이 이제까지 겪었던 현장의 문제나 현황 보고에 대해 발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