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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코로나19 위기 상황, 더 커지는 에크모 교육·관리 중요성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코로나19 에크모 심포지엄 개최
에크모 치료 기준 국내 권고안 발표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코로나19 확진 사망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위중증환자의 치료와 관리에 도움을 주고자 지난 23일 ‘코로나19 에크모 온라인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서 국내외 코로나19 상황과 국내의 코로나19 환자에 적용된 에크모 현황과 결과가 공식 발표됐다. 

고려의대 정재승 교수는 이날 현재까지 파악된 에크모로 치료한 초 위중환자 수는 108명이며 이 중 37명이 사망, 34명은 생존 퇴원했으며, 14명의 환자가 재활 중으로 16명의 환자는 에크모를 유지하거나 폐이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특히 이미 폐 손상이 심해 회복 불가능한 환자에서 폐 이식까지 진행해 생존하게 된 경우는 3례가 있어 코로나19의 최악의 경우에도 흉부외과 치료로 생존의 방법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코로나19 에크모 환자 폐이식을 집도했던 한림대 평촌성심병원 김형수 교수는 “에크모 치료로 인해 초 위중환자의 생존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막대한 전문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에크모 치료나 폐이식 등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급박하다”고 했다.
 
질병관리청 용역과제 연구로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에서 자료의 연구 분석 발표를 맡은 가천대 길병원 손국희 교수는 코로나19 에크모 치료 위험 요인으로 당뇨와 장기 인공호흡기의 사용을 지적했다. 

전남의대 정인석 교수는 흉부외과 학회의 코로나19 에크모 권고안을 제안하고 감염내과, 중환자 호흡기내과 등의 전문가와 권고안에 대한 패널토의를 진행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재 코로나19 에크모 치료 위기상황에서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흉부외과학회 기획홍보위원장인 상계백병원 정의석 교수는 “현재 정부의 노력으로 전국적 에크모 보유 대수는 적절하지만,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지속적인 에크모 치료를 가능하기 위해서는 에크모 온라인 교육시스템, 전국적 이송시스템의 구축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병원별 에크모 보유 수나 운용능력의 편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국가적 감염위기 상황이 온다면 결국은 충분한 인력과 장비가 있어도 지역에 따라서는 의료공백으로 인한 위기 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므로 이를 위해서 온라인 교육과 환자이송시스템에 대한 단시간 내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흉부외과학회도 이러한 제안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해왔으며, 위급 상황에서 에크모 치료를 하는 의료인을 위한 코로나19 에크모 환자 치료 정보를 공유하는 웹사이트(http://www.covid19ecmo.org)를 공개했다.


◆ 코로나19 에크모 치료 기준 권고안 발표

흉부외과학회는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자료와 전문가 회의 자료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에크모 치료 기준 국내 권고안을 확정하고 이를 28일 발표했다. 

흉부외과학회는 권고안을 중앙방역대책본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임상위원회, 대한의사협회, 대한감염학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등에 공유 배포했다. 

이번 권고안은 외국의 문헌 고찰이나 번역에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닌, 국내에서 실제로 시행한 코로나19 에크모의 치료 결과를 바탕으로 한 권고안으로서 국내 데이터를 중심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흉부외과학회에서 결정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번 권고안에는 흉부외과를 중심으로 한 다학제 진료, 초 위중환자의 전원, 적용 시점, 위험인자, 공공 이송 시스템, 위기 상황에서의 적용 등에 대해 정리됐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김웅한 이사장은 “코로나19 에크모 치료 국내 권고안은 질병관리청 연구과제를 수행하며 지난 6개월간 30명 이상의 흉부외과 전문의가 실제로 코로나 19 환자에 에크모를 적용하며, 환자를 치료하고 연구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그 의미와 권위가 있고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위중환자의 코로나19 에크모 치료의 기본적인 지침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이사장은 “이번 권고안은 현재의 위급 상황에 대응하고자 요약 발표된 것이며, 학문적 발표는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학회지를 통해 공표할 예정”이라면서 “논문화 전에 이렇게 공표하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의 반증이다. 이런 권고안이 합리적으로 적용되어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 이사장은 에크모가 적용될 수 있는 초 위중환자의 급증에 대비해 ▲이송시스템의 보완 ▲의료진과 에크모 기계의 원활한 공급 ▲온라인 코로나19 에크모 교육시스템 마련 등을 제안했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불안한 미래를 막기 위해서는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폭우가 오면 둑을 손보고 홍수를 막으려고 최선의 노력하는 게 경험 많은 농부들의 역할이듯, 환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일 이주 후에 다가올 위기에 미리 노력하는 것이 흉부외과 의사와 학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함께 고민하고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다. 민간부분만으로는 어렵다”면서 “환자를 위한 시간이 우리의 것이 아니다. 하지만 흉부외과학회는 항상 환자의 편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흉부외과학회가 발표한 코로나19 에크모 치료 권고안은 다음과 같다.

1. ECMO 치료 결정과 환자 관리는 흉부외과의가 포함된 다학제적 진료 팀에서 시행되어야 한다.

2. COVID-19 감염의 적절한 치료 후에도 저산소증이나 쇼크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에크모 치료의 고려 대상이며, 에크모 치료가 가능하지 않은 경우는 에크모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신속 전원을 고려해야 한다.

3. COVID-19 감염에 의한 급성 호흡부전 증후군 발생한 환자에서 적절한 중환자 치료 후에도 저산소증이 호전되지 않은 경우 기계 호흡 치료가 시작 시점부터 5일 이내 에크모 시작을 권장한다.

4. COVID-19 감염에 의해 진행된 심인성 쇼크가 발생한 환자에서 적절한 약물 치료를 하였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경우에도 적극적인 에크모 치료를 권장한다.

5. 국내 COVID19-에크모 환자 레지스트리를 분석한 결과 당뇨병 환자와 7일 이상의 기계호흡 치료한 경우는 에크모 치료의 중요한 사망위험 인자로 분석되었다. 이 경우 신중하게 에크모 치료를 결정할 것을 권고한다.

6. 에크모 치료 시설을 갖춘 병원은 COVID-19 환자에 대한 자체적인 에크모 적용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수용 범위를 넘어선 경우를 대비한 이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7. 생존의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경우에는 치료의 과정을 재평가하고 가족과 충분한 상의를 거쳐 에크모의 중단권유를 수 있고 연명의료 중단 절차에 의거해 윤리위원회의 자문을 구할 수 있다.

8. COVID-19 감염 대유행이 지속되어 에크모 시설을 포함한 의료 자원과 인력의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경우에는 더 엄격한 적용 기준에서 에크모 적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에크모 적용 환자의 대량 발생을 고려한 공공 이송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