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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투쟁 동력 잃은 대전협, 자금유용 의혹엔 “사실 아냐”

박 전 위원장 태도, 투쟁자금 두고 ‘자중지란’
新비대위 “모든 전공의 회원 동참해달라” 부탁

한 달가량 이어온 집단휴진 사태가 마무리되고 지난 9일 전공의들 대부분이 업무현장에 복귀했지만, 이들을 이끌어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예전과 사뭇 다르게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이제는 투쟁기금 사용방식을 두고 회원들을 비롯한 의료계 인사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내부갈등은 심화될 전망이다.


이를 의식한 듯 새로 구성된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신 비대위)는 위원회를 분열시키려는 세력에 맞서 전공의들이 다시 하나로 뭉치자고 했고, 7일부로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박지현 전 위원장도 전공의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후원금 부당 사용 의혹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박 전 위원장 의대생 향해 죄송하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동맹휴학과 국시거부를 이어오고 있는 의대생들을 향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사과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저와 기존 비상대책위원회, 대한전공의협의회를 둘러싼 이야기들로 혼란스럽고 많은 심경의 변화를 겪었고, 그로 인한 성급한 언행과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신 비대위 위원장들에게 저의 부족함을 대신해 회원들을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의료계를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하고 있는 의대생 선생님들이 저희 언행으로 느끼셨을 상실감에 대해 깊은 책임감과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현 비상대책위원장 선생님들을 도와 말보다 행동으로 의대생 선생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내부의 올바르지 못한 정치 역학과 파괴된 소통 구조 낡은 정치 언어와 가짜 뉴스 선동과 같은 고착화된 정치 세력 위시 방식 등을 오래된 의료계 악습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오래된 의료계 악습을 뒤엎고 오직 우리의 목소리로 우리의 가치를 세상에 내보여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면서 서로 조금씩 다른 생각을 가졌더라도 이를 적대시하지 않고 포용하며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이상의 분열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 전 위원장은 새로운 의료계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모든 전공의 회원분들께서 동참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의 사과와 호소를 두고도 회원들 사이에서의 입장이 분명히 갈렸다.



대전협 공식 SNS(페이스북)에 올라온 박 전 위원장의 사과문에 A회원은 이제라도 협조해주신다니 다행이다. 끝까지 지켜보겠다. 꼭 책임감 있게 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댓글을 달았다.

 

B회원은 현 비대위가 절차적으로 정당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전 비대위의 계획을 이행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잘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반면, C회원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라고 했고, D회원은 수많은 반대 의견들에 눈 감은 채 1단계 통보하고 사퇴엔딩 해버리던 그 허망한 순간은 저 포함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후원기금 두고 갈등 심화환불요청도

 

의료계 집단행동을 지지하며 투쟁기금을 후원했던 의사들은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E의사는 돈 환불 신청한 것 다 돌려주시고 남은 기금도 전부 신 비대위에게 이관하라구비대위는 투쟁에 참여하지 않을 사람들 아닌가? 본래 후원금은 원래 모집 목적에 맞게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목적으로 쓰일 거라면 따로 후원을 받으셔야 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후원금 사용에 대한 의혹과 반발이 빗발치자 대전협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단체 행동을 시작할 당시 급하게 수많은 업무가 처리되는 상황이라 남은 후원금의 이관에 대해서 미리 충분히 사전에 공지하지 못했던 점, 그로 인해 여러 오해와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후원하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도 홍보물 제작 및 단체행동 비용 지원에만 사용되었다추후에는 집회, 홍보물 제작, 투쟁에 따르는 법적 대응에 필요한 비용, 의대생 단체행동 지원 등 여러 용처로의 사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며, 당연히 그 목적에 맞게 단체행동과 투쟁을 위해 가장 먼저 사용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까지 입금하신 분 중 반환을 원하시는 모든 분들께 업무능력이 닿는 한 최대한 빠르게 반환해드리겠다면서 그 기간은 930일까지로 연장하겠다. 만약 기한이 임박한 시기에도 지속적으로 반환요청이 있는 경우 기한을 추가로 연장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분노는 이어졌다. 9일 오후 530분을 기해 SNS에 올라와있던 입장문이 지워졌다가 다시 올라오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도 댓글에 비판의견이 많아 지운 것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편, 5명의 공동비대위원장으로 구성된 신 비대위는 이제 우리를 분열시키고자 하는 세력에 대해 자정작용을 거쳐 잘못된 것은 고치고 우리가 다시 하나 되어 올바른 가치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구 비대위를 향해 우리를 분열하려 하는 세력이 같이 맞서고, 지난 갈등을 극복해 전국의 16000명 전공의를 옳은 길로 이끄는 데 다시 함께해 주기를 요청하는 바이다라고 손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