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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들불처럼 번지는 ‘사직서 제출’ 릴레이

서울대병원 전공의 94%, 전임의 88% 사직서 제출
의 “성실히 대화 임해야”, 정 “정책 추진 중단 상태”

전공의들의 잇단 사직서 제출 행렬이 들불처럼 번지는 모양새다. 서울, 경기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전북, 충북, 경북 등 지방 대학병원들도 동참하며 의료공백이 가시화됐다.

 

수도권부터 살펴보자면, 대학병원들 중 맏형 격인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분당서울대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등 3개 병원의 전공의 953명 가운데 895(94%)이 업무중단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대병원 전임의 281명 중 247(88%)도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만 이들은 업무 중단과는 별개로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데 따라 선별진료소, 코로나19 대응 병동, 관할 생활치료센터 등에 자원봉사 형태의 의료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백창형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과 약속했던 코로나19 진료는 지속할 것이라며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철회한다면 모든 전공의는 지체 없이 일터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BIG5 병원 소속 전공의·전임의들도 사직서 제출 행렬에 동참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소속 전공의 29명 전원은 사직서를 제출했다.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일동도 사직서를 내고, 서울아산병원 전임의 10명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성모병원 포함 산하 8개 수련병원을 거느린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아예 전면으로 나서 전공의·전임의들의 단체행동을 지지한다는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입장문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관련 정책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한 내용이므로 전면적으로 다시 논의되어야 한다는 전공의·전임의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미래 보건의료정책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수립해야하는 중요한 사안이므로 정부는 보건의료 정책 추진을 보건의료전문가 단체와 함께 논의를 진행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밖에도 고려대구로병원 전임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9명은 소속 4년차 전공의가 업무개시명령 불이행으로 고발당한 것과 관련해 반발하고 사직서를 냈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일동은 31일 성명서를 통해 해당 4년차 전공의는 25일 새벽 2시부터 시작된 뇌출혈 환자 수술에 도움을 주기 위해 파업 중임에도 나와서 교수를 도와 수술을 진행했을 정도로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봐왔다아무런 법적인 관리 책임이 없는 4년차 전공의에게 갑작스레 근무 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교수진은 전공의를 법적으로 고발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사실 관계와 업무 분담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정한 기준으로 고발을 진행하는 정부가 얼마나 의료의 현실을 이해하고 정책을 진행하는지 의문이라며 우리 교실의 교수 일동은 우리 전공의들과 함께 노력하고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직서 제출 물결은 전국으로 일었다. 어제만 해도 전북대병원, 충북대병원, 원광대병원 등 지방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냈다.


지난 31일 전북의대 교수들이 전공의들의 파업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낸 지 하루만에 전북대병원 전공의 181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북의대 교수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의학교육전문가가 포함된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제대로 된 논의를 함으로써 의대생들을 교육현장으로, 전공의들을 진료현장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충북대병원 전공의 116명도 사직서를 제출, 충북의대 교수회와 임상교수협의회 일원들이 1일 병원 본관 입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 집단행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다.



-핑퐁게임끊나?

 

이런 와중에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대전협 비대위)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과 관련해 정부와의 공개토론회에 언제든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이전(31)에 정부도 공개토론회를 열 의향이 있다고 밝혀 잘잘못 떠넘기기의 핑퐁게임을 끊고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1일 오전 서울시의사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회장은 코로나19로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합쳐야 하는 시기에, 정부는 밤새워 수술하고 있던 전공의를 고발하는 등 공권력 남용과 불통으로 매번 상황을 악화시키고만 있다이제부터라도 정부는 폭압적 공권력 남용을 멈추고 범투위(범의료계투쟁위원회)와 성실한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새로운 정책 대안이 제시된다면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이미 어떠한 조건도 걸지 않고 교육부 정원 통보 등 의사 수 확대 정책의 추진을 중단해 둔 상태이며, 코로나19의 위기 극복 이후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를 하자는 제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이 과정에서 전공의단체가 의료전문가로서 새로운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면 정부도 진정성을 갖고 논의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