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진료소 운영 지원 “실질적 대비책 필요”

시간대별 탄력근무 및 냉방시설 신속설치 중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산발적인 지역감염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는 의료진에게 지금 같은 상황은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인천의 한 중학교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벌이던 보건소 직원 3명이 쓰러지는 일이 있었다. 그날 낮 최고 기온이 30도까지 오른 데다가, 통풍이 잘 되지 않는 두꺼운 보호복을 입고 근무해 탈진으로 쓰러진 것.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름철 선별진료소 운영수칙을 뒤늦게 마련했다. 또 근무자의 휴식을 위한 냉방 공간 설치 및 냉방비 지원도 나서기로 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인천 선별진료소 직원 3명이 탈진해 쓰러진 일과 관련해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더운 날씨 속에서 방호복을 입고 검사에 매진하다 일어난 일이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이에 정부는 여름철을 맞아 선별진료소의 근무조건과 환경을 개선하는 운영수칙을 새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마련된 운영수칙에는 접수 및 검체 채취 시 더위에 견디기 쉬운 전신가운 4종세트(수술용 가운, 페이스 쉴드, N95마스크, 장갑) 사용을 권장하고, 의료진들의 휴식을 위한 냉방 공간 마련 등 근무 환경 개선 사항이 담겼다.

 

또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오후 12시~4시)는 선별진료소 운영을 축소하는 방안 등도 포함됐으며, 냉·난방기도 설치한다.

 

지원대상은 의료기관 및 보건소에 설치된 모든 선별진료소(614개소)이며, 지원예산은 기존 예비비를 활용한다.

 

의료기관 등은 냉·난방기를 먼저 설치해 그 비용을 청구하면 전액 예산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관련 세부절차는 대한병원협회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김 조정관은 “코로나19 유행상황이 단시간 내에 마무리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기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가적인 조치들이 무엇이 있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다만 이 부분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숙제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더 내부적인 논의를 통해 가능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고려대구로병원 김우주 교수는 환영한다면서도 더 실질적인 대비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11일 고려대의료원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김 교수는 “정부가 임시방편으로 내놓은 냉·난방 지원 등은 좋지만 사실 그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의료진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고 편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진료소를 마련해주어야 하는 것이 국가 차원에서 해야 할 최우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반영구적이면서 간편하고, 의료진들도 안전한 모듈형 선별진료소를 정부 차원에서 제작·설치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인 의료기관들의 상황은 어떨까?

 

의료기관 중에서는 한 발 나서서 더위로부터 선별진료소 직원들을 보호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는 곳도 있었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선별진료소가 별도의 건물 내에 자리해 있고, 건물 밖 대기 장소에 계신 의료진들을 위한 에어컨이 설치된 컨테이너를 이미 운영하고 있다”며 “그 외 근무조건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관계자는 “다음주 선별진료소에 질병관리본부 기준에 부합하는 에어컨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