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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중환자실 입실률 7배 낮아

입원환자, 협진의 등 만족도 높아
부족한 입원전담전문의 확충해야

입원전담전문의가 지속적으로 병동에 상주하면 주중에만 진료하는 것보다 환자의 중환자실 입원을 줄일 수 있고, 적절한 진료를 제공해 병동에 입원한 환자의 임상결과가 더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입원의학센터 내과 교수진(한승준, 정희원, 이재현, 문성도, 임진)은 내과병동을 입원한 환자 513명을 조사해 입원전담전문의가 상주하는 ‘24시간-7진료모델과 주중에만 진료하는 모델을 비교했다. 그 결과, 입원전담전문의 서비스가 급성 및 중증 환자의 치료 계획 결정에 기여하고, 적시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KMS,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입원전담전문의란 병동에 상주하며 입원환자의 진료를 책임지는 전문의를 말한다. 전공의 특별법, 입원환자 안전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이 중 주말이나 야간근무를 포함하는 입원전담전문의 모델은 소수의 병원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다섯 명의 입원의학센터 전담교수진이 내과병동에서 ‘24시간-7진료를 시행 중이다.

 

연구팀은 20193월부터 10월까지 서울대병원 내과병동에 입원한 환자 275명을 주중진료 그룹으로 분류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입원한 환자 238명은 ‘24시간-7진료 그룹으로 분류했다. 서울대병원은 도입초기부터 ‘24시간-7입원전담전문의 진료모델을 시행했으나, 입원전담전문의 인력 공백으로 주중에만 진료가 이뤄졌었다. 덕분에 양 모델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었다.

 

연구결과, 입원전담전문의가 상주하는 ‘24시간-7모델이 주중모델보다 환자 임상결과가 우수했다.

 

24시간-7일 모델의 중환자실 입실률은 0.4%(1)로 주중모델의 2.9%(8)보다 7배가량 낮았다. 반면, 지역병원으로의 전원율은 24시간-7일 모델이 12.6%(30)으로 주중 모델의 5.8%(16)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여러 변수를 보정한 결과 병동 내 사망위험이 주중모델 11.3%(31)인데 반해, 24시간-7일 모델은 6.3%(15)로 주중모델에 비해 두 배가량 사망률이 낮았다.

 

연구팀은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주치의와 환자 및 간병인 사이의 빈번한 의사소통을 통한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지면 상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입원전담전문의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장려하는 것은 말기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비슷한 결과로, 연세대학교 보건서비스연구소의 2018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입원전담전문의 서비스를 시행하는 병원의 입원환자 경험과 만족도 분석 결과 담당의에 대한 접근성과 면담 및 처치 과정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나아가 동료 전문의의 업무 협조 만족도가 높았고, 불필요한 협진 감소와 자문요청 수준 향상 등 협진의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효과는 연구를 통해 입증됐지만, 병원마다 입원전담전문의가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많은 병원이 입원전담전문의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입원전담전문의가 과로에 시달리거나 후임 없이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김혜원 교수는 2019년 대한내과학회지(94권 제2)에 개제된 호스피탈리스트의 현재 국내 상황논문을 통해 병원 경영진 입장에서는 수가 대비 전문의 인건비가 높아 전문의 채용에 부담을 느끼고, 전문의 입장에서는 병원 내 위치 불확실성, 잦은 야간당직 및 중환자 진료 업무의 피로감 등으로 선뜻 이 낯선 영역에 발을 들이기가 두렵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에 본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한 근본적인 요건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장래성 채용 안정성의 확보 독립된 전문의로서의 의사 결정권 보장 적정한 노동 시간과 노동 강도의 보장 보수의 산정 등이라며 제도 정착에 대한 정부와 병원과 집행부의 의지, 학회 차원에서 본 제도의 정착을 위한 전공의 수련 과정의 조정 그리고 입원전담전문의 스스로가 병원에서 필요한 역할을 제공하여 제도의 필요성을 인정받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연구팀도 결론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적시에 진료를 전환하고 불필요한 중환자실 입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서 한국의 병원 치료 모델 개발을 위해 향후 연구와 병원 프로그램 정책 수립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운영하는 병원들

 

단국대병원은 3월부터 내과, 외과 등에서 입원전담전문의병동 운영을 시작했다. 이중 외과 병동은 24시간 전문 간호서비스가 제공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도 함께 운영돼 입원환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4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입원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국대병원 박민재 외과 입원전담전문의는 충분한 진료상담 및 주치의와의 긴밀한 협진으로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도모하고 있으며, 전문의과 중증입원환자의 진료를 전담하고 있는 만큼 재원기간 감소, 안전사고 발생 예방 등을 통해 의료비 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도 입원환자들에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입원의학과를 개설하고 입원전담교수를 채용해 입원전담전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통합내과에 2명 그리고 혈액내과병동에 1명 총 3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근무하고 있다. 조석구 입원의학과장은 향후 더 확대해 10~15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근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과장은 최근 의학기술의 발달과 우리 국민들은 보다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희망하고 있어서 앞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전공의들의 근무조건과 수련교육 환경의 개선 등으로 입원환자 진료의 전공의 의존도는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용식 병원장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의료 환경에 대한 적절한 대처와 함께, 병원 특성상 고도의 의료기술을 필요로 하는 입원환자를 위한 수준 높은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금년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본 사업전환 예정에 따른 효율적인 병동 운영을 위해서라도 사업의 확대 운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330일부터 내과 입원전담전문의 서비스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병원은 102병동을 8개 내과 분과와 통합내과를 합친 40병상 규모의 내과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으로 지정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2015년 응급실 전담전문의를 시작으로 지난해 9월부터 정형외과 입원전담전문의 병동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12월 통합내과를 신설한 바 있다.

 

일산백병원은 41일 보건복지부의 입원전담의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병원은 2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단기병동(내과병동, 46병상)24시간 상주하며 입원환자들에게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등 해외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안착시켜 재원기간 및 재입원 감소 등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낸 만큼 한국도 호스피탈리스트가 성공적으로 정착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