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지역사회 1차 방역 실패했다”

최대집 회장, 방역 전략 전면수정 필요

역학적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29~31번째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하자 의협이 지역사회 방역이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최대집 회장은 지역사회 1차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 중국 전역 입국 제한 등을 제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의협회관 회의실에서 ‘신종코로나 사태 관련 대한의사협회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최대집 회장은 “최근 보고된 29~31번째 환자의 경우 역학적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다시 말해 감염경로를 밝히기 어려운 전형적인 지역사회감염의 사례로 의심된다”며 “객관적인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근거가 점점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 어디에서든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눈 앞에 와 있다”며 “냉정하게 판단할 때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적인 방역이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사례정의에 따라 소수의 의심환자를 보건소 및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의료기관으로 안내, 유도해 왔던 지금까지의 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을 정부에 권고했다.

먼저 본격적인 지역사회감염 확산 국면에서 최전선이 될 지역사회 1차 의료기관 및 중소병원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민간협의체 구성이 제안됐다.

최 회장은 “대형병원과 달리 지역사회 동네 병·의원은 인력, 장비, 자원의 활용 등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정확한 현황 파악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효율적인 민관협력체계가 마련될 수 있게 즉시 논의에 나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의협이 지속적으로 제안한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 조치도 언급됐다.

최 회장은 “중국은 후베이성 뿐만이 아니라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한 지역도 광둥성, 저장성, 허난성 등 여러 곳이다. 중국 이외의 국가 중 확진자가 가장 많은 싱가포르(75명)와 비교하더라도 10배 이상”이라며 “물론 외교, 경제 등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많지만 지금이 입국 제한을 통해 위협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일선에서 적극적인 방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모든 노력을 촉구했다.

그는 “최근 29번째 환자가 경유한 서울의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모든 의료진이 자가격리 중이기에 사실상 진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할 보건소는 명확한 폐쇄와 휴진 명령을 내리지 않고 격리대상이라고만 통지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가격리를 하되 폐쇄 여부는 알아서 결정하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의료인이 적극적으로 지역사회 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노력할 수 있나”라며 “일선 의료기관에 대한 아낌없는 응원과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현장의 의료인들이 걱정없이 안심하고 환자를 맞이할 수 있도록 분명한 지침과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 회장은 끝으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한번도 경험해 본적 없는 새로운 질병과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장기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미지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스스로 지켜내기 위한, 기약은 없지만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여정에 대한의사협회가 언제나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