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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하] Aducanumab, 왜 두 개 연구에서 다른 결론 맺었나

바이오젠 "ENGAGE, EMERGE보다 10mg/kg 투여자 적었다"
여론 "약효 여전히 불확실" vs "FDA의 재투여 허용이 약효 대변"

Aducanumab3상 임상결과가 발표됐다. 고용량의 효능은 두 개 중 한 개 연구에서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제약사측은 연구일정 차이가 빚은 결과라고 해명했다. 임상시험은 계획이 수 차례 수정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탄생한 결과는 근거수준에 대한 의문을 불러왔다. 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재투여를 허용한 이상, 의심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 바이오젠 "ENGAGE, EMERGE보다 10mg/kg 투여자 적었다..사후분석에선 긍정적 결과"


제약사측에 따르면, ENGAGE 연구는 2015 8월 개시됐다. EMERGE는 약 한 달 뒤 첫 투여가 시작됐다. 최초 등록 환자는 각 연구당 1350여명이었다. 총 연구기간은 78, 투여는 4주에 한 번 이뤄졌다.


Aducanumab 투여용량은 APOEε4 보유 여부에 따라 정해졌다. 저용량 그룹에 대해선 APOEε4 양성 시 3mg/kg, 음성 시 6mg/kg을 투여했다. 고용량 그룹에 대해선 양성 시 6mg/kg, 음성 시 10mg/kg을 투여했다. AducanumabAPOEε4 양성 환자에게 뇌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심스런 접근이었다.


이후 두 연구는 201673차 임상시험 계획서(protocol), 그리고 2017년 3월 4차 계획서(PV4)를 겪는다. 일련의 과정에서 임상시험 참여자도 각 연구당 1650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특히 PV4는 연구의 전환점이었다. 계획에 따라 고용량 그룹의 APOEε4 양성환자에 대해서도 용량이 10mg/kg으로 증량됐다전체 참여자의 누적용량 중앙값은 PV4 이전 116mg/kg, PV4 이후 153mg/kg으로 집계됐다.


바이오젠은 이런 과정에서 EMERGE ENGAGE간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NGAGE는 EMERGE보다 한달 빠르게 진행됐고, 그 결과 Aducanumab 10mg/kg의 최대용량(14) 투여자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해명이다.


실제로 Aducanumab 10mg/kg 14회 투여자 비율은 ENGAGE에서 더 낮았다. 이런 비율은 PV4 EMERGE 21%, ENGAGE 15%였다. PV4 이후엔 EMERGE 51%, ENGAGE 47%로 확인됐다


PV4 이후만 놓고 보면, Aducanumab 고용량의 효능은 ENGAGE에서도 나타났다. CDR-SB 기준 인지력 저하속도는 고용량군이 위약군 대비 27% 덜했다. EMERGE에선 전체환자(ITT) 분석 때 보다 성적이 올라갔다. 위약군과의 차이는 기존 22%에서 30%수준으로 향상됐다.




◇ "Aducanumab의 약효, 여전히 불확실" vs "FDA의 재투여 허용이 약효 대변"


이런 결과에 대해 현지에선 의견이 분분하다먼저 임상시험이 거친 복잡한 변화를 모두 이해하기 어렵고, 또 이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차라리 완벽히 통제된 임상시험을 다시 한 번 치르는 것이 옳은 방향일 것이란 의견 역시 나오고 있다. FDA가 미충족의료와 여론에 등떠밀려 약효를 평가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시각도 제시됐다.  


EMERGE 연구결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미국 USC의대 Lon Schneider 교수는 최근 The Lancet Neurology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Schneider 교수는 “CDR-SB 기준, 22%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단지 Aducanumab군과 위약군은 테스트에서 0.4점 차를 보였을 뿐이라고 풀이했다.


약효가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애초에 고용량 투여군에는 위약군보다 APOEε4 음성환자가 많이 배정됐기 때문이다. APOEε4 음성환자는 양성환자보다 자연적 인지력 저하속도가 더딘 편이다


Schneider 교수는 "바이오젠은 EMERGE의 긍정적 결과와 ENGAGE의 사후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Aducanumab의 효능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런 근거가 FDA의 허가기준(한 개의 잘 통제된 연구와 확증적 증거)을 만족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다만 EMERGE가 잘 통제된 ‘positive’ 연구인지에 대해 의문이라며 “특히 사후분석에선 샘플크기가 줄어 약효가 실제보다 높게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치매치료신약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공존하고 있다. 


미국 알츠하이머연합 소속 Maria Carrillo 박사는 Aducanumab에 대해 "지금껏 목격한 약효 중 최고"라며 "환자들의 기억력을 보다 오래 유지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arrillo 박사는 "Aducanumab은 FDA로부터 평가받을 가치가 있다"며 "알츠하이머 커뮤니티에겐 중요한 순간이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리서치기업 'Bernstein'의 한 애널리스트는 '바이오젠이 불확실함에 모험을 감행하진 않았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Aducanumab의 부활에는 그만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견해다. 특히 높은 뇌부종 발생률에도 불구하고 FDA가 재투여를 허용했다는 점을 증거로 들었다.


제약사측은 Aducanumab 재투여 연구를 계획 중이다. EMERGE와 ENGAGE에 참여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개방형·비무작위배정 연구다. 참여자들은 Aducanumab 10mg/kg을 투여 받게 된다.


바이오젠의 주가는 CTAD 발표 이후 약 3% 올랐다. 제약사측은 2020년초 미국에서 Aducanumab에 대한 신약허가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