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제약/바이오

"CMAP, 다양한 질환서 약물 재창출 가능성 제시"

이화여대 김완규 교수, KSMCB 2019서 CMAP 활용 사례 소개

데이터 기반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 과정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내연구팀은 약물반응 유전체 프로파일 데이터베이스(CMAP)를 활용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약 중 교모세포종에 대한 대안을 찾아보기로 했고, 잠재적 후보를 발굴해냈다. 특히 CMAP은 약물 표적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대안을 제시하는 실효성을 보였다.


이화여대 생명과학부 김완규 교수는 최근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학술대회(KSMCB 2019)에서 CMAP 활용 사례를 안내했다.


김 교수는 "대규모 암유전체 및 멀티오믹스 연구가 이뤄지며 질병을 정의하는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과거 증상의 집합으로 판단했던 질병은 현재 오믹스 수준의 전체 분자 프로파일로 정의하는 추세"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분자 프로파일 구축은 질병의 면밀한 진단 및 치료를 가능하게 했다"며 "특히 약물 유래 전사체 데이터를 활용하면, 질병의 발현과 억제에 관여하는 의약품을 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법은 2006년 미국 브로드 연구소가 최초 제안했다. 연구소측은 암세포주에 1300여종 약물을 처리한 후 미세배열(microarray) 기반 전사체 분석을 수행한 대규모 화학유전체 데이터 CMAP을 구축했다. 이후 CMAP의 확대버전인 LINCS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다양한 화학유전체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껏 CMAP을 통해 활용도가 재조명된 약물은 약 30종으로 집계됐다.


김 교수는 “CMAP은 약물의 표적 및 알려지지 않은 타겟, 그리고 작용기전(mode of action)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한다질환 모델 전사체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신약재창출을 가능하게 한다. 전사체 패턴의 변화는 질환과 약물을 연결하는 고리”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우리 연구팀은 CMAP을 활용해 교모세포종에 대한 잠재적 치료제를 찾아보기로 했다“CMAP 점수가 높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의약품 중 항암제가 아니며,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는 약물을 조건으로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약물 14개가 제안됐다. 이 중 하나는 Astemizole이었다. 이 약물은 항히스타민제(H1-Receptor Antagonist)로 개발됐지만, 심각한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시장에서 퇴출됐다. 분석에 따르면, 해당 약물은 교모세포종 외 간암, 자궁경부암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후보는 ivermectin이다. 구충 기능을 하는 약으로 신생혈관생성 억제 효능이 확인됐다.


김 교수는 이렇게 도출된 후보약물과 기존 항암제를 비교분석한 결과, 유사한 작용기전이 관찰됐다항암제들은 대부분 세포주기를 감소시키는 패턴을 보였고, 같은 현상은 후보약물에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종양을 억제는 P53신호전달계 역시 항암제와 후보약물들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고려할 때, 후보약물들도 항암작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팀은 ‘GALNT14’ 유전자를 억제할 약물도 찾아보기로 했다. 이 유전자는 암전이에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억제 시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돼 표적할 수 없는 단백질로 정의됐다. 이에 따라 GALNT14를 녹다운(knockdown)시키는 것과 유사한 효능을 보일 약물이 필요했다.


CMAPbortezomib을 제안했다. 실제로 bortezomib in vitro에서 세포이동을 통제했고 in vivo에서는 전이를 방지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런 효능은 GALNT14 등 전이 유발 유전자의 변화를 초래하지 않은 채 발현됐다


김 교수는 “CMAP은 여러 질환에 대한 약물 재창출 및 작용기전 분석에 효과적이었다여러 대체 치료제를 제안했고, 약물 표적이 불가능한 경우 적절한 우회로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이 시스템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포함하고 있는 주요 유전자는 978개에 불과하고, 9000여개 유전자는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