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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국내 바이오분야, IP시장진출 유도 방안 필요"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이상호 바이오PD "M&A 활성화가 대안"

한국의 수출 침체를 해결할 대안으로 바이오의약산업이 주목 받고 있다. 국내 바이오의약산업은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산업의 핵심인 특허(IP)기술 발굴을 위한 R&D 역량 부족은 이번에도 지적됐다. 이는 정부의 노력이 해결책이 될 전망이다. 다만 발굴된 IP기술의 시장 진출은 민간차원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인수합병(M&A)의 활성화가 한 가지 방안으로 제시됐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이상호 바이오PD26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 본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헬스 산업의 미래교육과정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바이오PD지난달 정부는 바이오헬스 분야를 국가 기간산업으로 선정하고 집중육성하기로 했다한국 바이오헬스 30년 역사에서 사상 처음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지목 받은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최근 한국의 수출은 비상이 걸렸다. 주력이었던 자동차와 더불어 반도체 마저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바이오 분야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제약사를 방문하는 횟수가 늘었다고 안내했다.


중앙부처가 바이오헬스, 특히 바이오의약산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잠재성 때문이다. 먼저 한국은 병원 전자의무기록(EMR) 보급률 전세계 1위로 대규모 의료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기술의 핵심인 빅데이터축적과 관련해 최적의 환경을 갖춘 것이다. 또 우수한 IT 환경과 바이오산업에 종사하는 풍부한 석박사 인력도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먼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낮은 기술력이 지적됐다. 한국은 4차 산업기술 선도국 대비 빅데이터 수집∙저장∙관리 능력은 70%, 데이터 보안은 50%, 데이터 분석 능력은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내 유전체 분석 서비스는 탈모∙혈압∙혈당 등 12개 항목에 한정돼 데이터 생산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내 바이오의약산업 생태계에 있다. IP 기술확보부터 사업화, 그리고 성장 및 회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에 공백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가장 기초단계인 IP기술확보부터 어려움은 발견됐다 .


이 바이오PD국내 바이오의약산업은 선순환 고리에서 틈새 간격이 존재한다특히 R&D를 통한 IP 기술확보는 핵심이지만, 이를 발굴할 역량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IP의 중요성은 휴미라(성분명:아달리무맙, 제약사:애브비)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휴미라에 적용된 주요특허는 10개 이내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력한 IP를 통해 출시 16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휴미라는 지난해 199억 달러를 벌어들여 글로벌 매출액 1위를 기록했다.


이 바이오PD현재 국내 제약사 300여개 가운데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회사는 30개 내외에 불과하다이런 구조로는 제약산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다. 연구개발이 가능한 제약사가 최소 100개 이상 존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cientific America Worldview2018년 국가별 바이오분야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을 26위로 선정했다. 이는 2016 24위에서 2단계 떨어진 순위다. 특히 한국은 생산성 부문에서 10점 만점에 0.1점을 획득했다. 2018년 평가에서 미국, 싱가포르, 덴마크는 탑3를 차지했다. 미국은 생산성 부문에서 10점 만점을 획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이 중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각 부처별로 신약개발과 관련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이 바이오PD는 설명했다.   


이 바이오PD발굴한 IP를 지속 시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이를 위해선 민간차원의 오픈이노베이션 또는 인수합병(M&A)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사실 국내 기업들은 M&A를 부담스러워 하지만 외국은 전혀 다르다“해외 벤처는 M&A를 큰 자랑거리로 삼는다. 투자 받은 금액이 회사의 가치를 대변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는 제품이 아닌 회사를 사들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유망 벤처를 사들여 향후 경쟁제품을 타 회사에게 팔 수 있는 가능성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화이자는 지난 5월 스위스의 바이오 벤처인 테라콘을 8억 달러에 인수했다. 애브비는 최근 앨러간 인수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인수금액은 약 7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애브비는 휴미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이런 선택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휴미라는 미국에서 2023년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바이오PD국내 빅파마는 벤처에 대한 M&A에 적극 나서야 한다벤처는 오픈이노베이션 또는 M&A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재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벤처가 임상 3상까지 진행하는 것은 선순환 개념에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플랫폼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작은 아이템 하나에 주력하기보단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