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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밴딩폭 '1조'는 꿈? 고개 숙인 공단 강청희

"기대에 전혀 접근 못한 수치 나와…전 유형 결렬될 수도"

강청희 공단 급여상임이사가 병협 2차 수가협상에 앞서 낮은 밴딩 폭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고개를 숙였다. 

강 이사는 이번 밴드 규모를 '기대에 전혀 접근하지 못한 수치'라고 표현하며, 이로 인해 협상이 큰 난관에 부딪힐 거라고 전망했다. 

앞서 2차 협상을 진행한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김경호 보험부회장이 "밴딩 폭 1조 돌파는 꿈나라 얘기"라고 발언한 만큼, 공급자 측에 매우 불리한 수치의 밴딩(Bending, 추가 재정분)이 제시된 것으로 예상된다. 

전 유형 결렬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우려했다. 강 이사는 재정운영소위원회(이하 재정소위)의 최종 밴딩 결정에 따라 이번 협상을 보건복지부로 넘길 수도 있다고 말을 흐렸다.

29일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 2차 협상 직후 강 이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출입기자협의회 브리핑에서 이 같은 복잡한 심경을 내보였다.



강 이사는 "공급자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밴딩으로 결렬이 불가피할 경우 공단 협상단은 어떻게 향후 협상을 지속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31일 재정소위 밴딩 결정에 따라 이번 협상을 보건복지부로 넘기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했다.

강 이사는 "밴드 내에서 협상이 이뤄지므로 전 유형 결렬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올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가입자 설득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급자 이탈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일명 문재인 케어에 제동이 걸리는 상황도 우려했다. 

강 이사는 "가입자가 건강보험 재정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공급자도 적정수가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문재인 케어에서 이탈한다면 향후 정책 수행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간 질의응답 내용이다.

◆ 수가협상에 임하는 공단의 자세는?

공단은 가입자와 공급자 중간에 서서 양자협상을 진행하는 위치에 있으며, 한해 70조 원에 이르는 건강보험 재정을 운영하면서 가입자의 소중한 재원을 가지고 공급자가 제공하는 의료 양에 따라 보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가협상단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갖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

◆ SGR 모형 개선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공단에서는 근거 기반으로 원하는 바를 요구해 달라는 말을 의료계에 많이 했고, 충분한 자료 제공을 통해 공급자의 자료 제출을 도와줬다. 그러나 SGR(Sustainable Growth Rate, 환산지수 산출 모형) 방식의 한계로 연구 용역에 빠진, 고려할 사항도 있다. 즉, 실제로는 지출되는 노인의료비 증가, 노동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 4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 등은 반영되지 않는다.

이 같은 연구 방식의 변경은 1~2년 안에 이뤄지지 않는다. 수가 인상 기준이 되는 연구 방식 개선은 연구용역 및 가입자 · 공급자 합의가 필요하다. 

◆ 23일 재정소위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나?

재정소위에서 공단은 재정소위 위원들에게 공급자 요구 사항을 충분히 설명했다. 하지만 밴드 결정 과정에서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 요구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건강보험 재정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이에 공단은 '현재 적자는 예정된 적자로, 실제 현금 수지 적자는 1,778억 원에 불과하다. 앞으로 발생할 적자도 문재인 케어 5개년 계획 안에 있다.'라고 충분히 설명했다.

◆ 병협 2차 협상에서 오간 말은?

환산지수 협상에 정치적 요구를 전부 담을 수 없다. 그러나 의료이용량 통제 등 가입자 요구를 담고, 이에 대한 사전 이해를 돕기 위해 병협에 설명했다. 병협의 경우 그간 보장성 강화에 적극 협조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수행할 정책이 많다. 유감스러운 것은 병협 요구사항과 가입자 눈높이에 아직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이를 맞추는 노력을 우리가 지속적으로 할 것을 약속했다. 그런 노력은 협상 끝까지 이어질 것이다.



◆ 낮은 밴딩폭이 예상되면서 전 유형 결렬을 배제할 수 없다.

밴드 내에서 협상이 이뤄지므로 전 유형 결렬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올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가입자 설득을 지속적으로 할 생각이다. 

그러나 전 유형 결렬 또는 공급자 측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밴딩으로 결렬이 불가피하며 협상 여지가 없는 경우 공단 협상단에서는 어떻게 향후 협상을 지속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5월 31일 재정소위 밴딩 결정을 보고, 더 이상 협상 여지가 없으면 공단은 협상을 포기하고 복지부로 넘기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 '난감'한 밴딩 규모로, 중재 자체가 힘든 상황인지?

한의협이 1차 협상을 마치고 '재정소위는 공단 뒤에 숨지 말고 나와라'라고 말해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협상 여지가 없어진다면, 앞으로 공단이 협상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한편, 협상 타결 없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가는 경우 패널티가 주어지지 않아 협상에 대한 상호 의무를 잘 인지 못 하고 무성의하게 협상을 진행하는 부분도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 재정소위 설득으로 밴딩이 바뀔 가능성은?

공단이 제시한 데이터를 재정소위에서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예측할 수 없다. 그건 재정소위 고유 판단이다. 

◆ 밴딩이 작년보다 줄어든 것 같다.

최종 결정이 아닌 최초 제시된 밴드이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다. 

◆ 약속한 적정수가 보상이 안 되면 보장성 강화 정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의사 출신인 내가 공단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선순환 의료제도 정착에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적정 부담에 대한 가입자 동의가 이뤄지고 공급자에게는 적정수가가 보장되고 환자에게는 적정 진료가 제공되는 선순환 구조의 의료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보장성 강화 정책이 제대로 자리잡아야 된다.

그러나 가입자가 재정에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공급자도 적정수가 문제와 관련해 보장성 강화 정책에서 이탈한다면 정책 수행에 차질이 발생한다.

하지만 매년 수가인상분을 결정하는 환산지수 협상을 공급자가 정부 정책 협조에 따른 보상 또는 배려 차원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일정 부분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분리와 이해가 어느정도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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