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10주년 맞이한 NECA, 도약 키워드는 '환자 중심'

보건의료 선도 위한 의무 · 사명이 NECA에 주어져"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한층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RWE(Real World Evidence, 실제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환자 · 국민 참여를 보장한 환자 중심의 가치 방향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NECA) 개원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허대석 교수가 'NECA 설립과 도전, 미래 발전 전략' 주제로 발제했다. 



2009년 개원한 NECA는 의료기술평가(HTA, Health Technology Assessment)를 통해 과학적이며 합리적인 보건의료 정책 근거를 생성해왔다. 

NECA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국외 공공기관으로는 영국은 NIHR, 미국은 HRQ 및 PCORI가 존재한다. 미국의 HRQ는 체계적 문헌고찰, PCORI는 비교 효과 임상 연구를 통해 의료기술을 평가하는 반면, 영국은 이 두 가지 기능이 NIHR에 묶여 있다. 

NECA는 주로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해 의료기술을 평가하며, 주로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어떠한 현상 · 정책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10년간 성과물을 만들었다. 

NECA의 근거 연구에 대해 허 교수는 "글루코사민의 골관절염 증상 치료 효과가 근거가 없다는 많은 연구가 나왔지만, 일부 나라는 아직도 이를 약품으로 분류해 보험급여까지 해준다. 과거 우리나라도 글루코사민 보험급여로 한해 몇백억 원이 지출됐으나 NECA의 문제 제기로 결국 보험급여가 없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글루코사민은 우리나라에서 약품과 건강보조식품으로 동시 등재돼 있다."며, "근거만으로는 해결 못하는 문제가 산적하다."고 말했다. 

연명의료 중단으로 2010년 사망한 김할머니 사건이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되면서 NECA에서는 존엄사 범위에 대한 여러 이해당사자 의견을 한 권의 보고서로 정리했다. 이는 현 '호스피스 ·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 · 시행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NECA의 대표적인 성과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이하 HPV) 백신의 경제성 분석이다. 2013년 NECA는 HPV 백신 접종의 효과성 · 안전성 및 국가예방접종사업 시행 시 비용 효과성에 대한 전문가 합의를 도출해 12세 이하 여아 대상 HPV 백신 국가예방접종을 이끌어냈다. 

이 가운데 카바(CARVAR) 수술, 맘모톰(Mammotome) 수술 등 여러 사건 사고와 논란이 발생했다. 카바 수술의 경우 NECA에서 조사를 수행해 해당 수술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맘모톰 수술은 의사와 평가 전문가 간 의견 불일치로 최근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허 교수는 "쟁점이 되는 부분은 무엇일까? 근거가 뚜렷하지도 않은데 받아들여서 혼란에 빠지는 것들이 쟁점이 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사건이 대표적이다."라면서, "30% 이상에만 반응하는 항암제가 있다고 가정하자. 10~20% 구간 환자들의 급여 요청을 수락해 기준을 10%로 낮추면 해당 환자들은 도움을 받게 되지만, 결과적으로 사회 낭비 요인이 생긴다. 즉, 근거를 제도화하는 것 자체는 항상 갈등 요인이 있다. 이를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 것인지가 과제다."라고 말했다.

미래 발전을 위한 전략으로 허 교수는 △환자 중심 △환자 · 국민 참여 △RWE를 강조했다. 

허 교수는 "그간 주 근거 대상은 제약사 주도 하에 이뤄진 허가임상시험이었다. 해당 시험에서 노인 · 소아는 당연히 제외되고, 동반질환 및 다약제 복용 환자 모두 제외된다. 안전성을 위해 대상을 제한해 실시하지만, 품목허가 후 실제 임상에 적용되면 대상에서 제외된 환자의 사망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일 사항에 대해 굉장히 다양한 약을 내는 제약사는 정작 스스로 약을 비교하지 않는다. 공익적으로 누군가는 약제 비교를 해야 하며, 전달체계 및 소외계층 연구도 수행할 필요가 있다. 

허 교수는 가치 측면에서 환자 중심으로 환자 ·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성을 가져갈 때 신생기관이 기존 기관과 다른 결과물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공공자료는 개별 가치에 한계가 있지만, 환자 중심으로 잘 연계될 경우 부가가치가 훨씬 높아진다. 이에 정부가 법으로 공공자료 연계 지위를 NECA에 부여했다. 변화하는 세계에서 보건의료를 선도하기 위한 의무와 사명이 NECA에 주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NECA에서는 보건의료 분야의 미해결 문제를 연구 과제로 수행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 현장에 적용한 후 사후평가하여 또 다시 문제점을 찾아 후속 연구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RWE에 좀 더 관심을 두고 투자하고, 가치 방향은 환자 중심으로 설정해야 한다. 또한, 각종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국민에게 도움되게끔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