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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능 전환은 퇴출이 아닙니다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 구축 3차 연구 결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공존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구팀이 제안한 기능 전환 등은 의료계가 우려하는 중소병원 죽이기 정책과 무관하다.

연구에서는 병상 과잉으로 인한 높은 입원 · 재입원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시도 및 진료권별 병상 총량제, 종합병원 신설 병상 기준 강화, 적정 규모 이하의 중소병원 기능 전환, 지역거점 의료기관 육성 등을 제안하고 있다. 

공단은 병상 총량제에 대해 "중소병원을 보호하는 우선적 방법은 신규 진입 문턱을 높이는 것"이라면서, 기능 전환의 경우 강제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인위적 퇴출은 불가능할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으며, 정책 방향과도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의료계는 회의적이다. 지난달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단국대 의과대학 박형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의료전달체계 왜곡 정점에 위치한 대형병원은 손도 대지 않고, 중소병원에만 칼을 휘두르는 편향된 관점의 결과"라면서, "이 보고서 하나만으로 수많은 종합병원을 퇴출하는 규제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권력의 횡포"라고 혹평을 내놨다. 

의료이용지도 구축연구 문제점 및 의료정책 오류 보고서를 발표한 대한지역병원협의회의 이상운 의장도 "공단이 신뢰도가 낮은 이번 연구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중소병원을 서서히 말려 죽이는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상 중소병원은 무너진 의료구조의 가장 큰 피해자로 간주된다. 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는 환자를 유인하기 위해 신속한 치료, 저렴한 진료비, 서비스 질 제고 등 수많은 생존 방안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중소병원은 각종 규제 강화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병원은 규제 완화 혹은 지원 정책을 기대했으나 병상 증가와 높은 입원 · 재입원율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도리어 퇴출 낙인이 찍혔다. 그러니 우려에 기인한 확대 해석은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다만 의료계는 기능 분화로 대변되는 의료전달체계 구축 과도기에 놓여있다. 근본적으로는 쏠림 현상 해소를 위한 큰 틀의 변화다. 병원급의 생존을 도모하는 방향임은 분명하므로, 누군가는 총대를 메고 숙원 사업을 풀어야 한다.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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