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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협도 이제는 명분에 얽매이기보다는 실리 추구해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지난 5일  '한국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설문조사에 답변한 내용을 보면 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투쟁의 필요성에 대해 '필요하다' 45.4%, '매우 필요하다' 43.1% 였다.

하지만 특히 눈길을 끄는 내용은 의협의 보건복지부와의 대화단절 및 투쟁선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에 대해 '투쟁은 필요하나 대화는 병행하여야 한다'가 72.4%였다.

'대화는 병행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이제 의사들도 명분에 방점을 둔 선명성에 얽매이기보다는 실리를 택하는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산하 보건의료 직능단체와 사업자단체는 복지부가 추진하는 관련 정책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직능단체인 의협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은 관련 정책이 자신들의 직능 이해에 해가 될 경우 강력하게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게 부족한 의사나 약사 그리고 간호사 수를 늘리는 정책을 반대했다.

이와 달리 사업자단체인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정부 정책에 극렬하게 반대하기보다는 대안을 제시하거나, 정책에 순응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실리를 추구했다.

사업자단체인 병협은 선택진료비 폐지에 반대 입장이었지만, 빅5가 나서서 파업투쟁을 하지 읺고, 진료 역량강화에 나서면서 의료질평가지원금을 받는 방식으로 순응했다.

이런 상반된 대응은 어떤 대응이 옳고 그르냐보다는 직능단체와 사업자단체의 태생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직능단체의 경우, 특히 의사와 약사는 국가가 부여한 면허를 가지고 개인사업이 가능하다. 개원이나 개국 후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의협이나 약사회에서 회무에 관여하게 된다.

그런데 의협이나 약사회는 정치권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회장은 회원의 직접선거로 선출된다. 자연스럽게 회원의 눈치를 보게 되고, 대부분 개원하거나 개국한 회원은 정부 정책에 순응하기보다는 자기주장이 강해서 투쟁하는 것을 선호한다.

자연스럽게 투쟁 일변도로 가게 된다. 그런데 이번 의협 설문결과를 보면 이미 의협이 정부와 대화단절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는 병행해야 한다'가 72.4%였다. 의사회원들이 예전 같지 않은 의료경영환경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만 하기보다는 정책에서 얻을 건 없는지 알아보자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 된다.

하지만 의협은 정부와 대화단절을 선언했다. 앞으로 진행되는 건강보험정책심의, 수가협상, 안전진료환경조성 등을 위한 정부와의 대화를 단절했다는 것이다. 대화 단절로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게 더 많다. 의협도 이제는 명분에 얽매이기보다는 실리를 추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