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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1주년, 계획서 작성 활성화돼야"

환자 본인 의사가 존중되는 성숙한 임종 문화 조성돼야

호스피스 ·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이 설 연휴인 4일 시행 1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연합회)는 7일 논평에서 "본인이 작성하는 사전의료의향서 및 의사 · 환자와 함께 작성하는 연명의료계획서 활성화를 통해 환자 본인 의사가 존중되는 성숙한 임종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명의료 중단 허용으로 인간의 존엄 ·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연명의료결정법은 두 달도 채 안 된 3월 27일 개정된 바 있다. 

먼저 △환자 가족 2명 이상의 일치하는 진술에 의하거나 환자 가족 전원의 합의로 연명의료 결정을 예외적으로 할 수 있는 경우 가족 범위를 기존의 '배우자, 직계존 · 비속, 모두 없는 경우 형제 · 자매'에서 △'배우자, 1촌 이내의 직계존 · 비속, 배우자나 1촌 이내의 직계존 · 비속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 2촌 이내의 직계존 · 비속, 모두 없는 경우 형제 · 자매'로 변경됐다. 

연명의료 결정 대상인 의학적 시술 범위도 심폐소생술 · 혈액투석 · 항암제 투여 · 인공호흡기 착용 등 기존 4가지에 체외생명유지술 · 수혈 · 승압제 투여 등 3가지를 추가했다. 

또, 임종 과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담당 의사 ·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이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말기환자 진단 후 호스피스 전문기관에서 호스피스를 이용하는 환자의 경우 담당 의사 1명만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아울러 의료 현장의 불편사항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던 환자 가족 여부를 증명할 서류 범위도 확대됐다. 이렇게 개정된 연명의료결정법은 오는 3월 28일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건강한 상태일 때 환자가 직접 작성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는 115,259명 △의사가 환자 본인의 의사를 물어서 작성하는 연명의료계획서 등록자 수는 16,366명이다. 

연합회는 "사전의료의향서 · 연명의료계획서 등록자 수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1년의 성적표치고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로부터 지정된 사전의료의향서 등록기관 수는 290개에 불과하고, 이 중 의료기관 수는 173개밖에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현재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모두 복지부로부터 사전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돼야 하며, 연명의료결정 이행을 위해서는 의료기관 내 윤리위원회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연합회는 "전체 3,337개 대상 의료기관 중 윤리위원회 등록기관은 5%인 168개에 불과하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다음으로 임종기 환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요양병원의 경우 1,526개 대상 의료기관 중에서 1.4%인 22개만이 윤리위원회 등록기관이다."라면서,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의료기관을 상상할 수 없듯 연명의료 결정을 시행할 수 없는 의료기관도 상상할 수 없다. 연명의료도 의료행위의 일부라면 임종기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모두 윤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명의료결정법에 규정된 요건 · 절차에 따라 지난 1년 동안 연명의료 결정을 이행한 임종기 환자는 총 36,224명으로 △이 중 사전의료의향서에 근거한 경우는 293명(0.8%) △연명의료계획서에 근거한 경우는 11,404명(31.5%)이다. △환자 가족 2명 이상의 일치하는 진술에 의한 경우는 11,529명(31.8%) △환자 가족 전원의 합의에 의한 경우는 12,998명(35.9%)이다. 

연합회는 "연명의료결정법은 임종기 환자의 자기 결정을 존중하여 인간의 존엄 ·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환자 본인 의사를 가장 중요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 연명의료계획서에 의한 연명의료 결정 이행이 압도적으로 많아야 한다.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초기임을 고려하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근거한 경우가 적은 것은 이해되지만, 연명의료계획서에 근거한 경우의 비중이 낮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연명의료결정법의 핵심이 연명의료계획서라고 했다. 

연합회는 "일부 환자 · 환자 가족은 담당 의사의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권유를 강력히 항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담당 의사가 아니면 누구도 임종기 환자의 품위 있게 죽을 권리를 보장하는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을 권유할 수 없다.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을 위해 투입되는 시간 · 노력 대비 의사에게 돌아가는 보상이 적다면 정부는 그에 합당한 보상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은 담당 의사가 환자와 죽음을 상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료 행위와는 차이가 있으며, 많은 시간 · 노력 투입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 연명의료계획서가 부재해 환자 본인 의사를 확인할 수 없을 때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시행되는 환자 가족 2명 이상의 일치하는 진술에 의한 경우(31.8%)와 △환자 가족 전원의 합의에 의한 경우(35.9%)가 총 67.7%로, 전체 연명의료결정 이행 규모보다 너무 높다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남용 우려가 높은 환자 가족 2명 이상의 일치하는 진술에 의한 경우는 31.8%로 걱정스러운 수준이다."라고 우려했다.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과정에서 환자가 임종기에 접어들지 않았는데 환자 가족이 연명의료 중단을 의사에게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연합회는 "임종기 환자의 품위 있게 죽을 권리 보장을 위한다기보다는 치료비 · 상속 · 보험금 등 경제적 동기로 가족 전원이 합의해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생명 경시 풍조 조장을 방지하기 위해 연명의료결정제도 남용 방지책은 필요하다. 일정 기간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후 성숙한 임종 문화 정착으로 남용 우려가 없어졌을 때 사회적 논의를 거쳐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연합회는 "환자단체에서도 앞으로 치료환경과 함께 임종 환경도 환자 중심으로 정착되도록 관련 정책 · 제도 · 법률을 개선하고, 대국민 인식개선 · 홍보 활동도 적극 전개할 계획이다."라면서, "우리 사회가 건강할 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문화가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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