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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부부 말다툼이 '우울증' 유발, 기혼 여성은 2배 더 높아

언어폭력 경험한 남성은 우울증 발생에 영향 없어

부부간 폭력이 우울증 발현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여성은 남성보다 우울증 발생이 약 2배 더 높으며, 양방향 폭력에서도 여성의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 한규만 교수팀이 부부간 폭력이 우울증 발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국내 성인 기혼자 9,217명을 대상으로 한국복지패널조사의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28일 고대 안암병원이 전했다. 

연구팀은 기혼자 9,217명 중 전년도에 우울 증상이 없다가 조사 시점에 우울 증상이 나타난 1,003명을 분류하여 조사했다. 그 결과 신체적 폭력 · 위협을 일방적으로 당한 여성은 신체적 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보다 우울증 발생 위험이 1.96배 높았다. 

양방향성 언어폭력을 경험한 여성은 언어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보다 우울증 발생 위험이 1.4배 높았다. 반면, 남성의 경우 언어폭력 피해 · 가해 경험이 우울증 발생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60세 이상의 고령 △저학력층 △낮은 소득 수준 △경제활동 여부 △만성질환 △과도한 음주 △가족 구성원 간 관계에서의 불만족 △아동 · 청소년기에 겪는 부모 이혼 및 경제적 어려움 등의 요인이 기혼자의 우울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경우 가족 구성원 간 대인관계 만족도가 낮으면 언어적 폭력 경험을 경험할 확률이 증가하며, 이는 다시 우울 증상 발생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한규만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혼 여성이 남성보다 언어 · 신체적 폭력으로 인한 우울증 발생 위험에서 더 높은 취약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며, "특히 언어폭력의 경우 배우자로부터 폭언을 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폭언의 가해자가 되는 경험 역시 정신 건강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창수 교수는 "기혼 여성에게서 가족 구성원 간 대인관계의 불만족이 언어 폭력의 위험을 증가시켜 다시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을 올리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며, "가까운 가족일수록 더 큰 이해 · 존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아야 하며, 서로 배려하는 것만으로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기분장애학회(ISAD) 공식 학술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