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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입원전담전문의 10명 보유한 인하대병원의 성공 비결은?

입원의학과교실 운영, 통합된 다학제 진료로 의료 질 향상 도모

전공의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전공의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전문의가 병동에서 환자의 입원부터 퇴원까지 직접 책임지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활성화가 본격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병원 내 모호한 위치 및 직업의 정체성 · 비전 등이 동 제도 확대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 입원전담전문의는 이동이 제한된 상태에서 지정된 병동에서만 처치가 가능하며, 수가 발생도 굉장히 제한적이다. 

이에 각 병원 실정에 맞게 변형된 입원전담전문의 모델을 허용하여 한국형 입원전담전문의 모델을 확립하고, 수가를 환자 중증도에 따라 차등화하여 입원전담전문의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전공의를 입원의학과로 파견하여 입원전담전문의 업무 이해도를 높이면 향후 입원전담전문의 확보에 유리할 것이라는 제언이다.

25일 오후 2시 30분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차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정기총회 및 심포지엄에서 김영모 인하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하 김 원장)이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 및 제도적 안착을 위한 수련병원의 역할' 주제로 발제했다.



2015년 12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안(이하 전공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전공의의 업무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입원전담전문의(Hospitalist) 제도 도입이 본격 논의됐다. 이에 보건복지는 2016년 9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전면 시행하여 입원 환자의 안전 · 의료 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했다. 

앞서 1984년 미국에서는 리비 지온(Libby Zion)이라는 18살의 대학생이 뉴욕병원 응급실에서 전공의가 처방한 약을 먹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리비 지온의 아버지는 딸의 사인을 의사의 부주의로 지목하여 해당 전공의를 고소했으며, 소송 과정에서 해당 병원의 전공의들이 36시간 연속근무를 해온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환자 안전을 위한 전공의 근무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자 1989년 미국에서는 주당 근무시간 · 연속 근무시간을 80시간 · 24시간으로 각각 제한하는 일명 '리비지온법'을 마련했다. 

전공의법에 의한 근무시간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1996년 업무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의 입원전담전문의가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초장기에 2차병원 위주로 입원전담전문의가 확산됐다. △1996년 1백 명 정도로 출발하여 △2003년 11,000명 △2014년 44,000명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현재 5만 명을 상회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지난해 발표한 '입원 질 향상을 위한 입원전담전문의 도입방안 연구' 논문에 따르면,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환자의 안전 · 의료 질 향상을 목적으로 병동에 상주하면서 환자의 입원 유지 · 퇴원을 위한 의학적 관리 · 진료를 전담하여 직접 제공하는 전문의로 정의된다. 

정부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모델로 △통합관리 병동 △단기입원 병동 △일반 병동 등 세 가지 안을 제시했다. 

통합관리 병동은 관리가 어려운 노인 · 복합질환자 대상으로 내과 · 와계계 통합병동을 운영하고, 필요 시 다른 과목과 협진하며, 2 · 3개 이상의 전문과목이 필요한 입원 환자를 관리하는 모델이다. 단기입원 병동은 응급실을 통해 72시간 이내에 해결할 수 있는 경증환자 및 72시간 내 퇴원시킬 수 있는 환자를 관리하는 모델이며, 일반 병동은 현 입원체계를 유지하면서 중증환자가 유입이 많은 병동에 전공의와 같이 근무하는 모델이다. 

심평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다른 의사들의 만족도는 높은 수준이다. 전문의의 경우 만족도는 82.4%로, 업무 협조를 주고받기가 좋고 전체 업무량이 감소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협진의도 80.6%의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불필요한 자문이 감소하고 자문요청 수준이 향상됐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전공의의 경우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만족도는 52.3%,로, 전문의 · 협진의보다 다소 낮게 나타났다. △40.6%는 환자 케어에 대한 불안감이 감소했고 △외과의 85.2%는 수술 후 환자 관리에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70.7%는 계속 같이 근무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인하대병원에서는 내과계 · 외과계 · 중환자실 전담의로 구성된 입원의학과를 2017년 7월에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입원의학과에 소속된 입원전담전문의는 총 10명으로, 소화기 내과 · 심장 내과 · 외과 · 산부인과 · 호흡기내과 · 심장내과 · 응급의학과 · 비뇨기과 등 다양한 전공의 전문의가 활동한다.

김 원장은 "입원의학과에 속한 전문의들은 통합된 다학제 진료를 하며,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는 비교적 중증도 높은 환자를 본다."며, "인하대병원에 복합질환자가 내원하면 외과계 ·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가 오가며 환자를 케어한다. 환자 상태가 나빠지면 자문하고, 필요 시 중환자 입원전담전문의로 전과한다. 중환자 입원전담전문의는 신속대응팀을 맡기 때문에 필요 시 병동에 출동해서 내과계 ·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를 커버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한내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합질환 환자가 입원의학과에 입원한 경우 타 분과 입원보다 입원 기간이 훨씬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일수록 입원의학과 입원 기간은 훨씬 더 짧아졌다. 

김 원장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규제의 자율화 △자율성 확보 △정체성 확립 △입원전담전문의 외래 고려 등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스타트업 기업과 동일하다. 스타트업 기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각 병원 실정에 맞게 변형된 입원전담전문의 모델을 허용하는 규제의 자율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입원전담전문의는 지정된 병동에서만 처치가 가능하고, 이동이 제한되며, 수가가 발생하는 것도 굉장히 제한적이다. 환자 안전이 보장되는 범위에서 여러 실험적 모델을 병원에 허용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공유하여 한국형 입원전담전문의 모델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원전담전문의가 자율성을 확보하고 복합질환자를 처치하는 전문가로서 인정받으면 기존 의료진과의 신뢰 관계가 더욱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김 원장은 "입원전담전문의가 예를 들어 폐렴 · 심부전이 있는 복합질환 입원 환자를 처치하면 본인의 영역 확보에 유리해진다. 그렇게 되면 처치하는 환자의 중증도가 점점 올라가는데 현재는 중증도에 대한 보상이 전혀 없다. 경증이든 중증이든 보상이 똑같다. 환자 중증도에 따른 수가 차등화가 있어야 한다."며, "지속적인 보수 교육을 통해 입원전담전문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정체성 문제가 지목되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로 전환한 의사들은 입원전담전문의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를 병원에서의 불확실한 위치라고 답했다.

김 원장은 "입원전담전문의들이 본인의 정체성을 잘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다른 의료진도 '쟤네는 레지던트도 아니고 스텝도 아니고 도대체 뭐야?'라고 생각하기 쉽다."며, "입원전담전문의를 전공의 대체 인력으로만 생각하면 절대 활성화될 수 없다. 인하대병원 입원의학과에서는 전공의를 입원의학과로 파견하면 전공의의 입원전담전문의 업무 이해도가 향상하고, 전공의 교육 기능 강화로 입원전담전문의의 정체성이 확립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또, 전공의가 입원전담전문의를 경험하면서 향후 입원전담전문의 확보에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인하대병원에서 2018년 5월 한달동안 입원전담전문의가 맡은 환자의 재입원율을 살핀 결과, 총 14명의 재입원 환자 중 3명은 외래 팔로우 업(Follow Up)을 전혀 안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질환 환자는 여러 외래를 다니기가 심적 · 물리적으로 굉장히 부담되기 때문에 외래를 안 가서 상태가 악화해 재입원하는 경우가 많다. 또, 입원전담전문의와 신뢰 관계가 형성된 상태에서 퇴원하면 타 과 의료진과는 신뢰 관계가 없어 외래를 꺼리게 된다.

김 원장은 "외래로 안 가는 환자가 상태 악화로 재입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입원전담전문의가 담당 환자를 팔로우 업할 수 있도록 외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발전을 위해 김 원장은 △규제 완화를 통한 각 병원 실정에 맞는 모델 개발 △진료 자율성 확보 △중증도에 따른 수가 차등화 △전공의 교육 및 전공의의 입원의학과 체험 △다학제 진료 활성화 △입원전담전문의 외래 고려 △심포지엄 · 학회 · 연구 지원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2017년 OECD 통계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병상이 늘어나고 있다. 급성기병상은 인구 1천 명당 7.3개로, OECD 국가 평균인 3.7개를 훌쩍 뛰어넘는다. 외래진료 횟수 · 병원 입원기간은 연간 16회 · 16.1일로, 이 역시도 OECD 평균의 두 배 이상이다. 의사 수는 1천 명당 2.2명으로 OECD 평균인 3.3명보다 적으며, 간호사도 OECD의 절반 수준인 5.9명으로 집계됐다. 1인당 경상의료비 지출은 2,729불로, OECD 국가보다 1,268불 낮다. 

김 원장은 "의료인력은 적은데 진료 횟수 · 입원일수가 길다는 건 의료인이 불필요한 초과 노동을 지속적으로 한다는 뜻이며, 의료비 지출이 적은데 진료횟수 · 입원일수가 길다는 건 불필요한 열정페이를 사회가 의료인에게 요구하는 것이다."라면서, "너무 많은 병실 · 외래 방문 및 너무 긴 입원기간은 의료자원 · 재원 및 의료인력의 엄청난 낭비를 가져온다. 의료인력 등 관련 제도를 조금만 개선하여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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